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북한을 국빈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은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방북 이후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처음인 데다 북·중 수교 70년을 계기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또한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4차례 방중하면서 시작된 북·중관계 복원 작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되는 셈이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준비하기 위해 18일 서우두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 수속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주목되는 것은 방북 시점이다.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벌어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담판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으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년을 맞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친서외교’가 재개되면서 장기 교착 중이던 북·미 협상에 모종의 변화가 감지되던 참이다. 그런 만큼 시 주석의 방북에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북·중 결속을 과시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시 주석의 방북이 북·미 협상 재개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에도 복잡함이 감지된다. G20에서 시 주석을 압박해 미국에 유리한 무역합의를 이끌려는 구상에 ‘방북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17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방북에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달성”이라는 원론적인 논평을 하는 데 그친 것도 이런 속사정 탓일 것이다. 정부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방북 발표가 나온 뒤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문재인 정부와 긴밀한 협의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언급도 나온다.


18일 북한 평양의 한 상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는 모습을 담은 기념우표가 진열돼 있다. 평양 _ AFP연합뉴스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결코 미·중 패권 경쟁을 위한 지렛대로 이용돼서는 안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미·중 갈등에 휩쓸려 좌초하거나 부정적 영향을 받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만큼은 미·중이 갈등을 멈추고 협력할 것을 당부한다.


시 주석의 방북을 시작으로 28~29일 일본 오사카 G20까지 열흘간 북·중, 미·중, 한·중, 한·미가 연쇄 정상회담을 여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외교가 숨가쁘게 전개된다. 그 결과에 따라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의 향방이 가려질 것이다. 한동안 작동을 멈췄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재가동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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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상응하는 관세 보복 조치를 내놓아 양국 간 무역갈등은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언론사 기자들에게 “중국과 약간 티격태격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우리는 중국에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당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 이유인즉, 중국이 세계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희토류라는 희소광물 카드가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왼쪽)이 20일 미·중 무역협상 중국 측 대표인 류허 부총리(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등을 대동하고 장시성 간저우시에 있는 희토류 생산업체를 시찰하고 있다. 간저우 _ 신화연합뉴스


희토류는 첨단산업에 쓰이는 필수 원료다. 희토류 없이는 휴대전화, 반도체, 전기차, 심지어 미사일과 레이더 등 첨단 군사무기 제조를 할 수 없다. 또 희토류는 철강, 세라믹 등 전통 산업분야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의료, 항공, 농업분야에도 빠지지 않고 쓰인다. 그래서 희토류를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부른다.


희토류는 대중국 무역에서 미국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에 대항할 관세 무기를 대부분 소진한 중국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다. 세계 소비량의 80%를 공급하고 세계 매장량의 47%를 차지한다. 미국 역시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미국이 지난해 수입한 희토류 가운데 중국산이 88%를 차지했다. 


미국도 중국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로 큰 희토류 광산이 있다.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이다. 그러나 1985년 채굴이 중단됐다. 환경문제와 채산성 때문이었다. 결국 자체 생산이 아닌 수입에 의존해 희토류를 조달하게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루이지애나주 방문을 마치고 백악관에 귀환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은 현재까지 희토류를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국은 이미 상당량의 희토류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2015년부터는 인력을 투입해 광산 재가동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 원료를 제품으로 만들어 사용하려면 대략 9단계의 복잡한 추출·제련·가공 공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희토류 처리 시설과 기술이 부족하다. 특히 희토류 원료를 합금으로 제련해, 목적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종말 단계 기술이 취약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자체적으로 희토류 소재를 조달해 사용하려면 적어도 2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무역대표부가 희토류 이외에 천연흑연, 합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안티몬 등 주로 금속광물 제품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전쟁에서 전략무기로 활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중국 관영매체들은 강경파 목소리들을 연일 전하고 있다. 진창룽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미 보복 카드로 희토류를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향후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희토류 수출 규제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자 대일 희토류 수출을 통제해 3일 만에 항복을 받아냈다.


<강천구 |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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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등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두 정상이 ‘한반도 정세 관리와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정하는 방안’을 깊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이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조율, 공동보조를 약속했음을 시사한다.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만찬에서 예술공연을 보며 박수치는 모습을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과 오·만찬 행사에서 전에 없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약’과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시 주석도 북한의 미국을 향한 ‘응당한 요구’에 공감하는 한편 중국을 북한의 ‘믿음직한 후방’ 등으로 표현하며 역할을 약속했다. 또 김 위원장의 공식 방북 초청에 구체적인 방문 계획을 통보하며 화답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지원을 확보했으며, 향후 북·미 협상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함은 물론이다.


김 위원장은 또 방중 기간 “북한은 비핵화 입장을 계속해서 견지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환영할 만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중시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한반도 문제의 전면 해결을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호응이 절실하다.


사전 정지작업을 마무리한 김 위원장이 지금부터 할 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에서 주고받을 카드를 가다듬는 것이다. 이 점에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보다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을 유의해야 한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남측의 선제적 조치도 먼저 국제 제재가 풀린다는 보장이 있어야 가능하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기에 성공적으로 열리고 그것이 서울 답방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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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중국으로 가는 연행사들이 선물로 가져갔던 물건에는 종이, 먹, 부채, 우황청심환 등이 있었다. 이 가운데 우황청심환은 최고의 인기품이었다. 당시 중국인들 사이에는 청심환을 먹고 어린아이의 경련이 씻은 듯이 나았다든지, 청심환 속에 신비의 물질 고빙(古氷·녹지 않은 얼음)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자자했다. 연행록에는 청심환을 얻으러 사행단을 졸졸 따라다니는 중국인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실려 있다. <열하일기>에는 청나라 유생 왕민호가 박지원에게 은 두 냥을 보내면서 청심환 한 알만 구해달라며 간절히 호소하는 내용이 나온다. 중국에도 청심환은 있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조선의 우황청심환만 찾았다. 조선 청심환에도 가짜가 없었겠느냐마는 중국인들은 개의치 않았다. “북경 사람들은 청심환을 보배로 여겨 가짜임을 잘 알면서도 구하기를 마지않으니 이 역시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홍대용 <담헌연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열린 환영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 _ 신화연합뉴스


조선의 명약 우황청심환의 위상이 흔들린 것은 한말 개항 이후다. 의학체계가 한의학에서 서양의학으로 바뀌면서 한방약도 서양 의약품에 밀려났다. 반면 중국은 개항 이후 서양의학을 받아들이면서도 중의학과 중국 약방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정책에 힘입어 살아남은 대표적인 의약방이 동인당(同仁堂)이다. 1669년 설립됐으니 350년 역사를 지닌 노포(老鋪)다. 동인당이 한국에 알려진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황청심환 때문이다. 개혁·개방 후 동인당 청심환은 한국에까지 소문이 났다. 중국의 보따리장수들이 몰래 서울로 들여와 팔아 돈을 챙겼다. 한때 중국 여행객에게는 필수 구매 상품이었다. 작가 박완서는 단편 ‘우황청심환’에서 이러한 세태를 담아냈다. 


지난 9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의 동인당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30분간 머물며 생산시설을 둘러보았다고 한다. 북한이 생약 현대화·과학화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제약 공장과 의료기기 공장을 현대화하고, 의료 시설과 서비스의 질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통 의료가 북한만의 관심사일까. 남북 모두 동양 의약에 눈을 돌려 ‘조선 청심환’의 명예를 되찾기 바란다.


<조운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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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중국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진핑 주석은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를)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할 주인공은 당사자다”라면서 “당사자는 북한, 한국, 미국이다.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그들(남·북·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과정의 각종 일들을 계속해야 하고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주체가 ‘남·북·미 3자’가 될 수 있음을 거론한 것이다. 중국이 빠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용인하는 쪽으로 중국 지도부가 입장을 정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의 입장 변화는 북·미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해양 러시아 아동센터’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_ AP연합뉴스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할 ‘마중물’로 꼽혀왔으나 선언 주체를 남·북·미 3자로 할 것인지, 남·북·미·중 4자로 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돼왔다. 그간 중국은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 지위를 내세워 자국의 참여를 주장해왔으나 미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입장을 바꾼 것은 종전선언을 놓고 미·중 간 기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책임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는 북한 입장에 힘을 실어 미국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9·9절 방북을 취소하는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최근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고, 시 주석의 발언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읽힌다. 중국 당국의 자제력 있는 행보를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남·북·미 종전선언’을 용인하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종전선언을 미룰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5일 방북특사단에 “한·미동맹이 약화한다거나,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이 없다”며 미국 조야의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 주석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상응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통해 종전선언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을 희망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종전선언이 이뤄져 북한이 안심하고 비핵화에 나선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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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오는 8월 실시 예정이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하기로 했다. 유예기간을 따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훈련이 재개될 것 같지 않다. 북·미 정상회담 후속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북한은 연합군사훈련을 대표적인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간주한다. 지난달 한·미 공군 연합공중훈련을 문제 삼아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 예정일 새벽에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도 그런 인식의 결과였다.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할 때 연합훈련 유예 조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조치의 진전을 대내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것이다. 비핵화가 체제 보장에 기여하는 것을 실증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에서 세번째)이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을 중국 관영 CCTV가 공개했다. 리설주 여사(왼쪽)와 펑리위안 여사(오른쪽)도 함께 촬영했다. 연합뉴스

 

과거에도 연합훈련 중단은 일시적이나마 한반도 평화를 증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 때 북한은 핵물질을 자진신고했고, 지난 3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상호신뢰를 쌓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기도 하다. 현 시점에서 군사훈련 중단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한·미가 북·미 정상회담 후속 협상을 하기 전에 훈련 유예를 결정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 전 북한이 실시한 핵·미사일 실험중단,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 조치에 호응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북한과 미국이 이런 조치들을 주고받는 것은 상호신뢰를 쌓고 정상회담 합의의 순조로운 이행을 담보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이른 시일 내 훈련중단에 값하는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북한은 한·미 일각에서 비핵화 조치가 충분하지 않은데도 군사훈련을 중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은 길고 험난한 길인 만큼 이해당사자들의 지원과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도 주목을 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정상적인 외교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석달 새 3번이나 방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얼어붙은 북·중관계 복원의 필요성이나 한반도 급변정세를 감안하면 크게 이상할 게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은 미국이 자신의 잦은 중국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을 외면하면 안된다. 이는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김 위원장의 방중 모두 비핵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관련 당사국 모두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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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8일 전용기 편으로 중국 랴오닝성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고 북한과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2012년 집권 후 북한을 벗어난 적이 없는 김 위원장이 지난 3월에 이어 40일 만에 중국을 재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생전 처음 항공기를 타고 외국방문길에 나선 데다 방문지도 수도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아무래도 급하게 시 주석을 만나야 할 사정이 생긴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판문점선언에서 중국의 한반도 평화체제 당사자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느낀 시 주석 역시 방중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8일 중국 다롄의 휴양지 방추이다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다롄 _ 신화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난기류 조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 개최 장소 및 일정 발표가 지연되고, 미국 측에서 비핵화 범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요구들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이 대량살상무기와 인권 문제까지 거론하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 측의 공세를 경고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방중이 문제될 것은 없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기싸움의 일환으로 보면 될 터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방중이 북·미 정상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회동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며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유관 각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북한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이 또 “북·미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유관 각국이 단계별로 동시적으로 책임 있게 조처를 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추진하자”고 말한 것은 단계별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에 대한 다자적 보장 및 이행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한반도 평화구축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것을 신경쓰지 않을 도리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비핵화 문제를 미·중 패권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는 남·북·미만의 힘으로 풀기 어렵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이해당사국이자 지지세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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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갈등으로 치닫던 북·중관계 회복과 한반도 비핵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에 따라 비핵화는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천명한 것은 의미가 있다. 시 주석 면전에서 직접 육성으로 밝힘으로써 비핵화가 흔들림 없는 정책 목표임을 대내외에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면담석상에서도 같은 발언을 했지만 이후 한국과 미국 일각에서 진정성을 의심하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비핵화를 내세운 북한의 갑작스러운 대남, 대미 관계 개선 시도가 대북 제재를 피해 핵개발을 하려는 시간 벌기일 뿐이라는 우려다. 김 위원장이 이런 의구심에 쐐기를 박음으로써 유사한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지난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베이징 _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또 북·중 정상회담에서 “남한과 미국이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응해 평화 안정의 분위기를 조성해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인 조치를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이 먼저 평화 실현 조치를 하면 비핵화할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선(先) 조치, 후(後) 비핵화’ 방안은 향후 핵심 당사국들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미국은 아직까지 북한의 핵포기를 주장할 뿐 이에 상응하는 보상조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제안이 문 대통령의 일괄타결 방안과 조화될지도 주목된다. 비핵화의 길이 험난할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비핵화가 필수적이라는 남북한과 미국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향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견해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 등을 단계별로 맞교환하는 해결책을 담은 9·19합의 등 비핵화 논의에 참고할 만한 기존 합의와 구상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신뢰와 진정성이다. 과거 북·미 간에 여러 차례 비핵화 합의를 하고도 번번이 깨진 것은 불신의 벽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중 정상회담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결정된 상황에서 끼어드는 형국으로 갑작스럽게 열렸다. 이것이 새로운 변수가 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북·중관계 정상화는 일차적으로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역시 비핵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영향력이 약화되는 이른바 ‘차이나 패싱’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중국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자국의 역할 확대를 미·중 패권 경쟁에 활용하려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북·중관계 회복이 대북 제재의 끈을 헐겁게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나라가 관계 발전의 일환으로 경협 활성화를 논의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대북 제재 강화가 아니라 정밀한 비핵화 로드맵 마련과 착실한 이행으로 풀어야 한다. 한반도 문제의 핵심당사국인 중국이 남·북·미 간 관계개선과 비핵화 논의에 참여하는 것은 시점의 문제였을 뿐 불가피한 일이다. 일본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주변국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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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권력’을 대폭 강화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폐막했다. 당대회는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정치국 상무위원 5명 모두를 시 주석 측근으로 물갈이했다. 시 주석은 자신의 지도이념으로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제시하고, 이를 당 규약인 ‘당장(黨章)’에 명기했다. 중국 지도자의 이름이 담긴 사상을 당장에 넣은 것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어 3번째다. 절대 권력 ‘시진핑 2기 체제’ 막이 오른 것이다.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25일 베이징역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고지도부인 신임 상무위원들을 소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 _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2050년까지 세계의 지도국가로 거듭나겠다는 거대한 국가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민해방군을 세계 최강 군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인권이나 자유 등 민주적 가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산당의 통제와 지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 보편의 가치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세계 일류국가로서 자격을 갖췄다고 말하기 어렵다.

 

시진핑 새 시대는 국제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당대회에서 대국으로서의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 주석은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어떤 나라도 중국이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일본과의 영토분쟁 등 국제 현안에서 미국과의 패권 다툼이 더욱 첨예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중국은 주변국과의 경쟁과 갈등이 협력의 당위성을 경시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 정세에 대한 안정적 상황 관리 노력도 중국의 책무다. 지금 동북아는 북핵·미사일 위협과 미국의 강경 대응이 거듭되면서 위기에 빠져 있다. 만일 중국이 책무를 외면한 채 전략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한반도 위기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동북아 안정을 원하는 중국에도 불이익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진핑 2기 체제의 중국은 세계 최강국 추구에 앞서 그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자국의 이익 외에 주변국의 이익을 고려하는 공정한 자세가 필요하다. “타국의 이익을 희생해 발전하지는 않겠지만, 동시에 우리의 정당한 권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시 주석의 말대로만 행동하면 된다. 힘을 내세워 주변국을 위협한다면 강대국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존경받는 지도국가는 될 수 없다. 한·중관계도 마찬가지다. 미국과의 갈등 사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빌미로 한국을 압박하는 행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한국 접근 자세를 바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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