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사드가 낳은 한·중 안보 딜레마를 푸는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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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사드가 낳은 한·중 안보 딜레마를 푸는 해법

by 경향 신문 2016. 8. 4.

한국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은 중국의 강한 외교적 반응을 낳았다. 한국과 중국이 해법을 찾지 못하면 양국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사드 배치가 결정되기 전 한국과 중국은 미사일 및 미사일방어 활동을 서로 자제해왔다. 한국은 최근까지도 사드를 설치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길 꺼렸다. 사드가 중국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중국은 대개 미사일 발사 실험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한다. 동쪽으로 쏠 경우 한국이 위협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양국이 신중하게 자제하면서 양국관계는 지난 수십년 동안 안정됐고, 경제 교역과 문화 교류가 촉진될 수 있었다. 사드 배치 결정은 안정적 한·중관계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출처: 경향신문DB)

 

한국과 미국 정부는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TPY-2 레이더는 중국 미사일 탄두의 비행을 추적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한국에 설치된 사드 레이더로 미국이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중국 핵탄두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게 되면서 중국은 핵 억지력이 손상되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레이더의 식별 범위는 전자기파의 강도와 목표물에 머무르는 시간 등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레이더의 특정 모드에서 식별 범위는 전자기파가 목표물을 얼마나 비출 수 있느냐(RCS)에 따라 달라진다. 목표물이 레이더에 비치는 단면이 작으면 레이더는 매우 적은 양의 전자기파 에너지를 받게 되고 그 목표물을 짧은 범위 내에서만 볼 수 있다.

 

미사일 탄두는 보통 원추형이며 표면이 부드러워 레이더가 정면에서 비추면 단면이 매우 작다. 불가피하게 울퉁불퉁하게 만들어야 할 표면은 탄두 뒤쪽에 배치된다. 탄두를 뒤쪽에서 바라보면 레이더는 훨씬 넓은 단면을 잡아낼 수 있다. 레이더가 전자기파 스텔스 처리된 탄두의 앞면을 비추면 반사되어 오는 전자기파가 거의 없지만 같은 탄두의 뒷면을 보면 전자기파 반사량은 훨씬 커진다. 따라서 레이더가 탄두 뒷면을 보는 위치에 놓이면 훨씬 큰 식별 범위를 갖게 된다.

 

한국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가 북한 미사일을 보기 위해 배치된다고 해도 중국 동북부를 날아가게 될 중국 탄두들의 뒷부분을 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중국의 동북부가 사드 레이더의 최대 식별 범위의 가장자리에 있기 때문에 중국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탄두를 정면에서 봤을 때를 가정해 사드 레이더의 식별 범위를 축소해 계산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 탄두의 뒤를 비추는 사드 레이더의 범위는 아래 두 가지 상황에서 중국 탄두를 식별할 정도로 충분히 넓다.

 

첫번째 상황은 중국이 동북부에서 서쪽으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때다. 미사일은 로켓의 가속 단계 이후 탄두와 유인용 가짜탄두를 내놓는다. 탄두와 유인용 가짜탄두를 앞쪽에서 보면 레이더에 나타난 신호는 대체로 구별이 불가능하게 고안돼 있다. 탄두와 유인용 가짜탄두를 뒤에서 비췄을 때 잡힌 레이더 신호는 체계적인 차이가 있다. 즉 사드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의 탄두와 가짜탄두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두번째 상황은 중국이 미국에 핵 공격을 받았을 때 보복을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중국 중부지방에서 발사하는 상황이다. 사드 레이더는 그 미사일과 탄두를 매우 초기 단계에서 추적해 궤적 정보를 미국 국가미사일방어 시스템에 전달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 탄두를 요격하는 데 더 많은 시간 여유를 갖게 된다. 사드 레이더는 미사일을 뒤에서 본 정보를 토대로 유인용 가짜탄두와 진짜 탄두를 식별해낼 것이다.

 

사드 레이더가 한국에 배치되면 특수한 지리적 위치와 높은 출력, 센티미터까지 측정하는 능력 때문에 중국의 핵 억지력은 손상된다. 중국이 생각할 수 있는 대응은 탄두의 뒷모습을 숨기기 위해 미사일 실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미사일은 동중국해로 향하게 된다. 이는 한국에 또 다른 위협이 된다.

 

이것이 한국과 중국 사이의 안보 딜레마다. 서로 위협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에도 사드 결정은 양측 어디에도 이롭지 않은 부정적인 상황을 낳았다. 그러한 안보 딜레마를 풀기 위한 몇 가지 해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가지는 한국이 사드의 TPY-2 레이더를 배치하지 않는 것이다. 그 대신 그린파인(Green Pine) 레이더나 사드 요격미사일들을 인도할 비슷한 능력을 가진 다른 레이더를 설치할 수 있다. 한국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서 보호하는 데 TPY-2 레이더는 그린파인급 레이더보다 나은 게 없다. TPY-2 레이더의 식별 범위는 북한 영토를 훨씬 넘어서기 때문이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사드 레이더다. 만약 한국이 TPY-2 레이더 대신 그린파인 레이더를 배치하기로 결정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면서도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켜 한·중 양국 관계를 바로잡아줄 것이다. 양국은 건설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번역 | 손제민 특파원

 

리빈(李彬) 칭화대 교수·카네기-칭화 글로벌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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