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바이든 정부’ 출범 전 남북이 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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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

[세상읽기]‘바이든 정부’ 출범 전 남북이 해야 할 것

by 경향 신문 2020. 11. 27.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각료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여성, 비유럽계가 대거 발탁되고 있죠. 워싱턴에서 관료로, 정치인으로 잔뼈가 굵은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연방준비위원장을 지낸 재닛 옐런이 첫 여성 재무장관으로,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가 첫 중남미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발탁됐습니다. 국가정보국장, 중앙정보국장, 유엔대사 임명자 모두 여성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입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국무장관, 오랜 상원의원이었던 존 켈리가 기후특사로 임명됐습니다. 미국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바이든 당선자의 의지가 읽힙니다.

 

외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무장관으로 바이든 최측근이자, 대선캠프의 외교정책을 총괄했던 블링컨이 지명됐습니다. 대표적 대북 강경파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정권에의 비난은 트럼프 정부에 대한 반발 성격도 컸습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가 애써 협의한 이란 핵협상을 백지화했습니다. 대신 긴장이 높았던 북한과 유례없던 외교전을 펼쳤죠. 그 배경은 전략적 고려가 아닌 전임자 흠집 내기였습니다. 이들의 백악관 복귀로 미국·이란 협상이 재개되고 북·미관계는 냉각될 겁니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사우디 정상회담이 비밀리에 열렸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났죠. 친이스라엘 성향인 폼페이오 본인과 트럼프 측의 정치계산이 있었을 겁니다. 대이란 전선을 미리 짜놓음으로써 바이든 정부의 대이란 협상과 중동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치려는 포석입니다. 이란 협상 재개를 천명한 바이든 측에서는 껄끄럽지만 당장 어쩔 수도 없죠. 바이든의 의문의 1패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당장 움직여야 합니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의 경제봉쇄와 외교전이었습니다. 바이든 정부도 이란식 해법, 즉 핵무기 개발 억제와 국제 사찰을 대가로 경제제재 완화로 이어지는 다자간 협상을 북한에 시도할 겁니다. 하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이제 북한 핵무기는 훨씬 강력해져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북한발 위협 또는 요구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졌죠. 대외무역이 간절하고, 핵무기 개발도 초보 단계였던 이란과 북한은 다릅니다. 북한 요구를 언제까지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중국도 트럼프에 맞서며 자신감이 더 커진 상태입니다. 미국이 하자는 대로 따를 리 없습니다. 트럼프의 교훈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는, 또 이를 미국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다는 미국 측 자각은 작지 않은 발전입니다. 다자간 협상이 실패하고 북·미 간 직접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한국 패싱이죠.

 

남북은 미리 판을 짜놓아야 합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기 전 바이든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방향을 최대한 설정해놓아야 합니다. 그 목표는 북한체제와 안보의 보장이어야 하죠. 미군 핵무기로 안보에 자신 있는 쪽과 홀로 안보를 염려하는 측이 남북철도 개통, 관광지 개발을 한가롭게 논할 수 없죠. 가능한 모든 방안을 양측이 깊이 있게 논의해 구체적 남북합의에 가까워질수록 좋습니다. 남북 상호불가침을 재확인하고, 더 적극적 노력을 하겠다고 밝혀야 합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군 주둔도 고려할 사항입니다. 남측은 우선 미군 축소 그리고 철수에 대한 공개적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미군 철수가 이뤄질 때까지 중국군의 북한 배치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상징적 숫자만이라도 평양과 휴전선 북쪽에 배치된다면 미국발 도발을 억제할 수 있죠.

 

남한 외교의 미국 종속은 당장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순 없죠. 무엇이 먼저인지, 무엇이 가능한지 논의해 실행해야 합니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합니다.

 

남태현 미국 솔즈베리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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