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북한을 국빈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북은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방북 이후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처음인 데다 북·중 수교 70년을 계기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또한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4차례 방중하면서 시작된 북·중관계 복원 작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되는 셈이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준비하기 위해 18일 서우두공항에서 평양행 고려항공 수속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주목되는 것은 방북 시점이다. 미·중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벌어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담판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으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년을 맞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친서외교’가 재개되면서 장기 교착 중이던 북·미 협상에 모종의 변화가 감지되던 참이다. 그런 만큼 시 주석의 방북에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북·중 결속을 과시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시 주석의 방북이 북·미 협상 재개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에도 복잡함이 감지된다. G20에서 시 주석을 압박해 미국에 유리한 무역합의를 이끌려는 구상에 ‘방북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이 17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방북에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달성”이라는 원론적인 논평을 하는 데 그친 것도 이런 속사정 탓일 것이다. 정부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방북 발표가 나온 뒤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문재인 정부와 긴밀한 협의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언급도 나온다.


18일 북한 평양의 한 상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는 모습을 담은 기념우표가 진열돼 있다. 평양 _ AFP연합뉴스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결코 미·중 패권 경쟁을 위한 지렛대로 이용돼서는 안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미·중 갈등에 휩쓸려 좌초하거나 부정적 영향을 받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만큼은 미·중이 갈등을 멈추고 협력할 것을 당부한다.


시 주석의 방북을 시작으로 28~29일 일본 오사카 G20까지 열흘간 북·중, 미·중, 한·중, 한·미가 연쇄 정상회담을 여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상외교가 숨가쁘게 전개된다. 그 결과에 따라 북핵 문제와 한반도 정세의 향방이 가려질 것이다. 한동안 작동을 멈췄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재가동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Posted by 경향 신문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