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19의 역유입을 막는다며 한국인들의 입국 절차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산둥성 웨이하이시가 지난 25일부터 한국·일본에서 오는 사람들을 14일간 강제 격리한 데 이어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푸젠성 등도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창춘에서는 재중동포를 자가 격리시킨 뒤 집을 봉인했는가 하면 상하이에선 중국 주민들의 집단민원으로 집에 들어가지 못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이는 지방정부가 하는 일이며, 한국인들에게만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전 협의도 없이 입국 절차를 강화한 중국 측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한국 정부는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초기부터 줄곧 냉정하게 대처해왔다.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했을 뿐이며, 지금도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은 국내 연락처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만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강력한 추가 조치를 촉구하는 야권의 압력을 감내하며 냉정 대응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이 점에서 중국이 한국 정부와 상의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한국인들에 대해 입국 조치를 강화한 것은 상호주의 위반이다. 특히 다른 나라 입국자에 비해 1주일이나 더 긴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과 한국인만을 위한 전용 통로 개설, 그리고 중국인들의 집단적인 한국인 경계 등은 차별이다. 한국을 깔보는 게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오만한 처사이다. 강경화 외교장관이 27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면서 과도한 조치에 우려를 표명한 정도로는 대응이 부족하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장본인이다. 한국이 중국 내 상황에 맞춰 객관적으로 대응했듯 중국도 사실에 근거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시기상조라고 했다. 왕이 외교부장이 강 장관에게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중·한 우호 관계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이 진심이라면 중국은 한국인에 대한 과도한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 중국 시민들의 한국인에 대한 차별행위도 막아야 한다. 이를 지방정부의 일이라며 방관하는 태도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혹여 한국발 승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된다면 한·중관계를 거꾸로 돌리는 심각한 사안이 될 것이다.

Posted by KHross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