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 생일에 친서를 보낸 이후 두 달 만이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22일 낸 담화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북·미관계 추동 구상을 설명하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북한에 협조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한다. 


모처럼의 트럼프 친서에 ‘북·미관계 추동 구상’이 담겨 있다는 게 특히 관심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정상 간의)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발전 구도를 얼마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고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에로 줄달음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말대로라면 친서에 담긴 ‘북·미관계 구상’은 북한 변수가 대선 레이스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려는 상황관리 차원의 메시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에서 ‘새로운 셈법’을 요구해온 북한이 보기에 전향적인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북한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한 듯하다. 그러나 북·미 협상이 장기간 교착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상 간 ‘친서외교’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북한 측은 트럼프 친서의 두번째 메시지인 코로나19 방역협력 제안에 대해 수용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방역협력 제안 사실을 공개한 것은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방역협력은 문재인 정부도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북·중 국경을 폐쇄하는 등 철저한 방역대책을 시행해왔고, 공식적으로는 확진자가 없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그렇다면 남측과 미국의 방역협력 제안이 북한에는 괜한 참견처럼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방역협력에 대해서는 북한도 인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중국·한국에선 주춤세라고 하지만, 유럽·미국 등에선 확산일로여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상태다. 국경 폐쇄 같은 극약처방은 ‘단기전’에서야 효과가 있겠지만, 고립상태의 장기화는 북한에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팬데믹’은 국제사회 구성원이 함께 손잡고 극복해야 할 글로벌 위기이다. 지금은 핵 문제에 대한 입장차를 잠시 접어두고 남·북·미가 지구적 재난에 공동 대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한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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