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oal Eagle)을 영구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지난 2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비핵화 협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이들 두) 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국방부가 3일 밝혔다.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사흘 만이다. 이번 결정이 북·미대화 모멘텀 유지에 기여할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한다.


키리졸브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을 파견하는 것을 점검하는 연례 군사훈련이다. 과거 팀스피릿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했는데, 한국군 전체는 물론 미 태평양사령부 등 한반도 주변의 상당수 미군 전력이 참가한다. 2002년부터는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과 통합 실시하면서 훈련 내용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북한군에는 말 그대로 ‘군화끈 풀 틈조차 주지 않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당장 이 훈련을 종료하면 B-1B 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 핵잠수함, F-22 스텔스 전투기 등 북한을 긴장시키는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출격 횟수가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이런 훈련을 영구히 중단하는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안심하고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또한 이번 훈련 종료는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결렬된 직후 “(한·미) 군사훈련은 내가 오래전에 포기했다”며 “김 위원장도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력 증강을 멈추겠다고 약속한 만큼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오랜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평화 협상을 하면서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이번 조치로 한·미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이른바 ‘쌍중단’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군이 전투력을 유지하려면 훈련이 필요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중단할 수도 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도 한·미 양국은 팀스피릿 훈련 중단을 통해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전력 유지에 문제가 없도록 보완책도 마련했다. 키리졸브를 대신해서는 규모와 기간을 줄인 ‘동맹’ 연습을 4일부터 1주일간 실시한다. 독수리훈련도 대대급 이하 소규모 부대가 참여하는 상시 연합 야외기동훈련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북한은 한·미 군 당국의 결단에 상응하는 조치로 화답해야 한다. 한·미 양국의 연합군사훈련 중단 결단이 조속한 북·미 협상 재개와 비핵화 협상 타결로 이어져야 한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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