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중국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진핑 주석은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를)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할 주인공은 당사자다”라면서 “당사자는 북한, 한국, 미국이다.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그들(남·북·미)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과정의 각종 일들을 계속해야 하고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주체가 ‘남·북·미 3자’가 될 수 있음을 거론한 것이다. 중국이 빠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용인하는 쪽으로 중국 지도부가 입장을 정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의 입장 변화는 북·미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해양 러시아 아동센터’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_ AP연합뉴스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할 ‘마중물’로 꼽혀왔으나 선언 주체를 남·북·미 3자로 할 것인지, 남·북·미·중 4자로 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돼왔다. 그간 중국은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 지위를 내세워 자국의 참여를 주장해왔으나 미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입장을 바꾼 것은 종전선언을 놓고 미·중 간 기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책임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는 북한 입장에 힘을 실어 미국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9·9절 방북을 취소하는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최근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고, 시 주석의 발언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읽힌다. 중국 당국의 자제력 있는 행보를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남·북·미 종전선언’을 용인하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종전선언을 미룰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5일 방북특사단에 “한·미동맹이 약화한다거나,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이 없다”며 미국 조야의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 주석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상응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통해 종전선언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을 희망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종전선언이 이뤄져 북한이 안심하고 비핵화에 나선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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