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총리 집무실에서 코로나19 대응 논의를 위해 예방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도쿄 _ AFP연합뉴스


일본의 사이타마시가 관내 유치원과 보육원에 코로나19 감염 방지용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 유치부를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이타마시는 지난 9일부터 관내 유치원과 방과 후 아동클럽 등 1000여곳의 어린이 관련시설에 약 9만3000장의 마스크를 나눠주면서도 41명이 다니는 조선초중급학교 부설 유치부는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시 당국이 지도·감독하는 시설이 아니라는 게 배제 이유다. 시 직원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마스크를 다른 곳에 팔아넘길지 모른다”는 취지의 폭언도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재일조선인은 ‘비국민’으로 취급하겠다는 졸렬하고 야만적인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정책은 익히 알려져 있다. 2013년 아베 신조 정부는 고교수업료 무상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조선학교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을 제정해 차별을 제도화했다. 조선학교가 친북 성향의 재일조선인총연합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취학지원금이 수업료로 쓰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와 아동권리위원회가 학생들이 평등한 교육기회를 누려야 한다며 여러 차례 시정을 권고했지만, 일본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10월에는 유아교육·보육 시설 무상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조선학교 유치원을 제외했다. 소비세 인상을 기해 세금 일부를 시민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취지로 도입한 정책인데, 일본인들과 똑같이 납세 의무를 지켜온 재일조선인의 자녀들은 제외한 것이다. 이런 부당한 차별은 응당 철폐해야 한다. 


한술 더 떠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도 재일조선인을 차별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방역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선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것을 ‘요코하마 크루즈선 집단감염 사태’를 치르고도 일본 정부는 배우지 못한 것인가. 일본 정부는 국적을 막론하고 일본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을 감염병에서 보호할 책임이 있다. 그래야 일본인들의 안전도 지킬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번 사건은 한 지방자치단체가 벌인 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일본 정부의 그릇된 재일조선인 정책이 차별과 배제를 낳은 원인임이 명백하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방역대책에서 재일조선인 등 소수자·약자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정책을 이제 멈춰야 한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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