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의미 깊은 결의가 지난주에 채택됐다. 미국의 내년 국방예산안인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외교를 통한 대북 문제 해결과 한국전쟁의 공식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가 포함된 것이다. 이 조항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하원 전체회의의 구두표결로 가결됐다. 미 연방의회가 한국전쟁의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를 의결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결의에는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과 북한과의 군사충돌을 피하기 위한 노력, 동맹과의 협력을 통한 북한 억지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69년간 지속한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해 지속적이고 신뢰할 만한 외교적 노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의회의 인식’이라는 단서가 붙어 구속력은 없지만 미국의 법안에 삽입된 것도 전례없는 일이다. 이번 결의의 가결은 미 의회에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종전과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의회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립각을 세워온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미 의회의 이번 결의는 북·미 실무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이 갖춰지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공개리에 언급한 것은 미 의회의 결의와도 부합하는 취지여서 주목된다. 북한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경제제재 해제보다 체제안전보장을 더 강조해온 만큼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대화 분위기를 진작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북측에 실무협상을 이번주에 열자고 제의했지만 북한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어떻게 뗄지를 놓고 전략을 가다듬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8월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내실 있게 진행되려면 늦어도 다음주에는 실무협상이 열려야 한다. 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을 통해 하노이 이후 교착상태를 해소한 만큼 실무협상도 속도감 있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 의회까지 가세해 마련된 대화동력을 살려나가려면 북한은 실무협상 제의에 조속히 응할 필요가 있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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