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도시 (10회)]“서울 발빠른 도시계획 배울 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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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도시 (10회)]“서울 발빠른 도시계획 배울 점도”

by 경향 신문 2015. 4. 6.

지난달 10일 서울시립대에서 지리정보시스템(GIS) 전문가 나탈리 두알때 밸무드스를 만났다. 콜롬비아 보고타시 지구계획사무국에 일하는 공무원이다. 도시계획을 배우기 위해 1년 전 한국에 왔단다. “서울에서는 무엇인가 ‘바꾸자’ 하면 바로 실행되더라고요. 위례신도시는 7년이 걸렸다는데, 보고타는 계획을 확정하는 데에만 5년이 걸려요.” 같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쿨락 안톤은 동유럽 벨라루스 페르보마이스키의 지방공무원으로 도시계획·건설책임자다. 그래서 뉴타운 정책에 관심이 많다. 그는 “재개발을 하거나 지하철 공사를 할 때 공공기관이 정책을 세우고 민간이 건설을 맡는 구조는 흥미롭다. 효율적인 재개발 방식으로 벨라루스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나탈리 두알때 밸무드스·쿨락 안톤·카르바잘 핀토 바바라(왼쪽부터)


이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서울의 속도다. “서울의 인구밀도와 성장속도는 압축성장 모델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적절한 방법이었음을 보여준다. 보고타는 도심 공간이 부족하다. 서울의 재개발 과정에서 건물을 복합용도로 사용해 생산성을 높였던 정책을 들여다보고 있다.”(나탈리) “서울은 유럽이나 미국의 도시들과 다른 계획성장을 택했다. 성장속도가 빨랐던 것은 이 방식이 효율적이었다는 얘기다. 서울은 목표를 이뤄냈을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도시개발의 성과가 나온다는 점이 중요하다. 성공한 경험은 무엇이든 도움이 된다.”(쿨락)

압축성장이 필요한 곳에 서울의 경험은 유용한 팁이라고 했다. 보고타에서 온 도시계획가 카르바잘 핀토 바바라는 “서울은 신도시 건설 등의 큰 프로젝트뿐 아니라 여성용 원룸 짓기 같은 작은 프로젝트도 동시에 진행하는 식으로 다양한 도시계획을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9개 지하철 노선을 비롯한 대중교통과 도로·주택·공원 같은 공공공간, 무역·상업단지까지 짧은 시간 내에 완성했잖아요. 법 규정도 견인차 역할을 한 것 같더군요. 토지보상제가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도 비슷한 법이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해요.”

서울은 살기 좋은 도시라고도 했다. “급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도시 기반시설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방법이 궁금한 거예요. 수돗물도 그렇고, 어디서든 10~15분 내 탈 수 있는 대중교통도 그렇죠. 주거지 바로 옆에 상업지가 있어 편리한 점도 있고요. 마곡단지는 정보기술(IT) 산업단지인데 주거도 가능하잖아요. 아마 서울은 사람들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빠르게 발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을 거예요. 가난하고, 집이 없는 사람도 모였죠. 답은 ‘콤팩트시티’(Compact city)인 것 같습니다. 일터에서 일하고 돌아와 아이를 키우고 여가를 보내는 것이 작은 생활반경 안에서 해결되도록 한 것이죠.”(나탈리)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경쟁력도 들려줬다. 

카르바잘은 한마디로 “지루하지 않은 도시”라고 했다. “갤러리와 도서관, 공원 등 문화공간이 많아요. 가장 좋은 것은 산이에요. 북한산을 자주 가는데, 시민들이 언제든 오를 산이 도심 복판에 있다는 것은 서울의 큰 자산이죠.” 나탈리는 ‘사람’이 서울의 강점이라고 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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