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시리아·러시아·인도·중국 언론 표현) 혹은 아사드 정권(서구 언론 표현)은 당분간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 아사드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그가 시리아의 독립과 단결, 세속국가 그리고 모든 종교의 공평한 대우를 상징한다. 지지자들은 그들이 ‘외국의 침공’이라 간주하는 행위에 대해 시리아군이 정당방위를 행하고 있다고 믿는다.

 

2011년 시리아의 국방비는 중동 전체의 1%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시리아 정부가 더 많은 자원을 가진 적대세력에 맞서 버티는 이유는 수니파, 시아파, 기독교와 드루즈파의 초종파적 지지 때문이다. 시리아의 소수종파들과 세속적인 수니파들은 아사드 정부가 패하면 시리아를 떠나야 한다고 우려하기 때문에 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

 

서울 종로구 사진전문갤러리 류가헌에서 19일 개막한 경향신문·월드비전 공동기획 난민 아동 사진전 ‘아이 엠(I AM), 나를 희망한다’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한편, 시리아의 반군 세력은 초창기부터 강력한 이슬람주의 및 극단주의 성향을 띠었다. 그들은 통합된 적이 없었고, 시리아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걸프 왕정, 터키, 유럽연합 일부 국가(동유럽 포함)들로부터 무기, 자금 등의 측면에서 막대한 지원을 받았다.

 

결국, 시리아 정부와 군의 붕괴를 막기 위해 러시아가 2015년 9월부터 개입했다. 이 ‘개입 저지를 위한 개입’은 중동을 오랫동안 연구한 이들에게는 놀랄 일이 아니다. 시리아와 러시아(당시 소련)는 1950년대 중반부터 동맹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시리아-러시아의 밀접한 관계가 60년도 더 됐고, 심지어 시리아 정부보다도 오래된 것을 알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 당시 점령한 시리아의 골란 고원을 지키기 위해 시리아를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 고원엔 막대한 석유 및 수자원이 있으며, 국제법상 시리아 영토다.

 

2018년 2월, 쿠르드족이 다수를 이루는 시리아 서북지역을 터키가 침공했다. 그 전에 미국도 2015년 10월부터 시리아를 침공했고 쿠르드족이 다수를 이루는 시리아의 동북지역(유프라테스강 동쪽)에 군사 기지들을 설치했다. 이 지역에 시리아의 석유와 가스 자원의 90%가 매장돼 있다.

 

현재 미군이 쿠르드족 민병대와 공조하고 있어 미국과 터키 간에 쿠르드족을 둘러싼 갈등이 존재한다. 터키는 미군이 이끄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쓰일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사실, 시리아를 침공한 국가 모두 각각의 이익 즉, 단일국가 시리아를 해체하기 위해 시리아 내전을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요르그 미하엘 도스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쿠르드족은 국가를 설립하지 못한 중동 최대 민족으로서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 쿠르드족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이나 소련에 의해 여러 번 이용당했다. 중동 정치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패턴은 ‘한 국가의 쿠르드족이 이웃 나라의 전략적 지원을 받는’ 것이다. 이라크 쿠르드족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이란 쿠르드족은 이라크의 지원을, 터키 쿠르드족은 시리아의 지원을 받는 식이다. 이는 쿠르드족 자치나 국가수립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이웃의 공격에 대비하는 ‘보험 전략’이다. 현재 진행되는 미국의 시리아 쿠르드족(YPG) 지원은 이 기나긴 역사의 마지막 장이다. 미국은 시리아의 미래에 대한 협상에서 시리아 쿠르드족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려 한다. 한편, 미국의 중요한 동맹인 터키는 자국에 쿠르드족이 많다는 이유로 쿠르드족 민족주의에 반대하고 있어 양국이 시리아 쿠르드족을 희생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나는 미국이 시리아에서 영향력을 넓히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사드 지지자와 이슬람주의 반군 모두 친미성향을 보이지 않는다. 사실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지역 강국으로서의 실질적 독립성이 없는 ‘약한 시리아’를 바랄 뿐이다. 미국은 쿠르드족의 ‘보호자’가 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쿠르드족 영토를 떼어내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존 국경을 바꾸려는 시도는 지역 내에서 더 많은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러시아의 영향력과 관련해서는, 러시아는 중동에서 행위자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이지 지역 패권을 지향하고 있지 않으며, 그럴 수 있는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와 반대세력 대표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러시아의 계획(아스타나 회의)이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다. 외부 개입으로 인한 전쟁의 확대 등 이 외의 시나리오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지금이 시리아 사태를 종식시키고 외교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적기다. 러시아가 이 부분에서 노력한 것을 인정해야 하며 다른 나라들도 힘을 보태야 한다.

 

<요르그 미하엘 도스탈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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