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만큼이나 막연하게 느꼈던 북한 땅을 지나 철도로 떠나는 해외여행이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맥주’ ‘페스티벌’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과 다소 일치되지 않은 단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젊은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등장으로 북한 내에는 다양한 변화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중 하나가 2016년 6월 평양에서 처음 열린 ‘대동강맥주축제’와 지난 11월28~29일 평양 여명거리에서 열린 ‘전국김치전시회’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열린 김치 전시회, 그리고 노동에 지친 인민과 국가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초청했던 대동강맥주축제는 북한 내는 물론 국제사회를 의식한 긍정적인 변화로 읽힌다.

 

향후 남북 철도 연결이 완공된다는 가정하에 남과 북 그리고 중국과 일본에서 개최되고 있는 맥주축제를 각국의 특색은 그대로 살린 채, 하나로 연합하여 세계 최초 대규모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면 어떨까. 지구촌 애음가(愛飮家)들의 이목을 집중시킴은 물론 종국에는 동북아 경제 이익과 평화를 도모하는 연대의 장이 되지 않을까.

 

중국과 일본의 맥주축제는 글로벌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휴가철로 이동이 잦은 여름에 행사를 개최해 대규모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명성이 공고해지고 있다. 남북한 역시 맥주축제를 개최하고 있지만 중·일 양국에 비해 규모와 인지도면에서 현저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풍미가 좋기로 유명한 대동강맥주의 인기에 힘입어 열린 ‘대동강맥주축제’도 2017·2018년 농작물 수확의 차질로 행사가 잠정 보류됐다. 하지만 최근 시장화로 변화된 북한 사회의 동향을 보더라도 충분히 다시 개최될 수 있는 축제이기에 절망할 필요는 없다.

 

‘부산수제맥주페스티벌’은 부산, 울산, 문경 그리고 창원에 위치한 수제맥주 업체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다양한 맥주를 즐기기엔 조금 부족하다는 평이 있다. 하지만 부산은 KTX와 SRT 같은 접근이 편리한 대중교통 그리고 명소와 명물이 많은 관광도시라는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따라서 보완과 개선을 거친다면 우리의 맥주축제도 국제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시간 성장한 북한 맥주시장과 우리의 뛰어난 디자인, 마케팅을 협업한다면 남북의 맥주시장 발전은 물론 페스티벌에도 영향을 미쳐 인지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각국의 협력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7~8월 ‘아시아메가비어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개최된다면 어떨지 상상해본다. ‘한·일해저터널’과 ‘서울-신의주-중국 철도’로 삿포로-부산-평양-칭다오의 맥주축제를 오롯이 대중교통만으로 이동하며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산적한 문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남북의 전문가들이 철도 연결 현지 공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본 공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돼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해 여름이 될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지만 올해 초 받은 평창의 기적이라는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그 어느 해에 해저터널과 기차로 한반도를 넘나들며 평화의 분위기에 마음껏 취하는 날이 반드시 찾아오리라 믿는다.

다가오는 2019년에도 술술 풀려라 한반도 평화!

 

<금초롱 |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 통일정책 석사과정>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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