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없는 나라로 가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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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목수정의 파리 통신

감옥 없는 나라로 가는 첫걸음

by 경향 신문 2013. 10. 11.

지난해 프랑스인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던 정치인의 이름은 법무부 장관 토비라(Taubira)였다. 그녀의 이름을 따 ‘토비라법’, 혹은 ‘모두를 위한 결혼법’이라고도 불리는 동성애자 결혼법이 통과되면서, 우로부터의 비난과 좌로부터의 응원을 한몸에 받으며 프랑스사에 확고하게 자신의 이름을 새겼던 그녀가 다시 한 번 좌우가 격렬하게 맞붙을 개혁 법안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형벌제도에 대한 대대적 개혁이다.

지난 9일 열린 장관회의에서 토비라 장관은 그동안 준비해 온 형벌제도 개혁안을 내놓았다. 지난 여름, 2025년의 프랑스를 구상해보라는 올랑드 대통령의 주문에 “대체형벌들이 활성화되어 감옥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고, 경범죄자는 교도소로 보내지 않으며, 범죄자들의 사회 재편입을 돕는” 세상을 그려보였던 토비라 장관의 구상은 이번 개혁안에 그대로 담겨있다. 장 마크 에로 총리는 엄지손가락을 높게 치켜들었고, 동료장관들은 입을 모아 그녀의 개혁안에 담겨 있는 이 탁월한 효율성과 일관성에 감탄했다.

멕시코의 한 어린이가 아버지가 수감 중인 아포다카 교도소 철책을 붙잡고 울고 있다. (출처 :AP연합)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 지(교도소 수감률 115%) 오래인 감옥에 더 이상 범죄자들을 가두어 놓는 것만이 아니라, 경범죄자들은 감옥으로 보내는 대신 일상 생활 속에서 최대한 이들의 행동을 교정·교화하며, 재범 방지와 형벌의 개별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번 법률 개혁안의 골자이다. 형기의 3분의 2를 산 모든 죄인들에게는 자동적으로 보호관찰 대상자가 될 수 있는지를 검토받게 하는 내용과 사르코지식 치안정책의 상징인, 재범일 경우 형감량이 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삭제할 것도 포함하고 있다.

형기를 마치고 아무런 준비도 도움도 없이 출소하는 사람들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되곤 한다. 사르코지 집권 동안 경찰은 끊임없이 감옥에 사람을 밀어넣는 한편, 교정과 교화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의 수는 방치했다. 그 결과, 거리에 늘어났던 것은 출소 직후 다시 사회로부터 고립되거나 팽개쳐진 사람들이며 이들은 쉽게 노숙인이 되거나 알코올, 약물 중독자가 되곤 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이들의 사회편입을 도울 보호관찰직을 대폭 늘리는 일이라고 토비라 장관은 말한다. 그녀는 앞으로 3년간 1000명의 고용 창출을 이 부분에서 예고하고 있다.

교조행정노조는 이번 개혁안에 적극 찬성 의사를 표함은 물론, 오히려 더 적극적인 교정중심의 개혁을 제안했으며 판사노조 역시, “브라보”를 외치며, “당장 이 개혁안이 실행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물론, 우파 대중민주연합에서는 이 개정안이 지나친 ‘관용주의’를 조장하면서 사회당이 감옥을 텅 비우려 한다며 맹비난했고, 개혁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프랑스 사회당의 참신한 개혁안은 그러나 내년 4월에 가서나 국회를 거치게 된다. 너무도 민감한 이 주제를 내년 3월로 다가온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앞에서 다뤘다가, 사회당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자들을 마구잡이로 감옥에 밀어넣는 치안보다 교화와 직업훈련, 출소 후에도 사회생활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는 교조정책은 그 비교 우위를 논할 수조차 없는 양극단의 대척점에 서 있다.

그러나 ‘집시들은 그들의 나라로 돌아가라’고 주저없이 내지르는, 사르코지를 꼭 닮은 내무부 장관 발스의 인기가 묵묵히 사회당의 과제들을 실천해 가고 있는 토비라 장관의 지지율을 3배 정도 능가하고 있는 것이 프랑스의 씁쓸한 현실이다.

근육질의 남자가 동네 건달을 들어 구석으로 내다꽂아 당장 눈앞의 군중들에게 박수를 받을 순 있지만, 그 건달을 거두어 먹이며 교화시키고, 교육까지 시켜서, 서로 돕는 사회의 일원이 되게 하는 일은 천배쯤 의미있는 일일 터.


목수정 | 작가·파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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