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한반도 칼럼'에 해당되는 글 564건

  1. 2015.05.20 [사설]실망스러운 북한의 반기문 총장 방북 취소
  2. 2015.05.19 [사설]케리 미 국무장관이 사드 거론한 이유 뭔가
  3. 2015.05.18 [사설]북한은 대화로 개성공단 임금 문제 풀어야
  4. 2015.05.17 [사설]박 대통령, 남북대화 분위기 살리고 있나
  5. 2015.05.14 [시론]‘공포정치’로 김정은이 무너질까 (1)
  6. 2015.05.13 [사설]북한을 야만사회로 만드는 김정은 공포정치 (1)
  7. 2015.05.11 [경향의 눈]김정은, 변화를 시도하다
  8. 2015.05.11 [사설]남북, 대화 포기하고 군사 대결로 갈 것인가
  9. 2015.05.10 [사설]첨단무기 경쟁 부추길 북한의 SLBM 발사실험
  10. 2015.05.08 [사설]6·15선언 남북 민간 공동행사와 정부의 역할
  11. 2015.05.01 [사설]북 김정은 방러 포기, 국제적 고립 탈출 포기 아니길
  12. 2015.04.12 [사설]대통령 방러보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중요하다
  13. 2015.04.07 [여적]우리의 소원
  14. 2015.03.26 [정동칼럼]드레스덴 선언 1주년에 부쳐
  15. 2015.03.26 [사설]한국이 모르는 ‘한·미·일 MD 협력체제 진전’이라니
  16. 2015.03.25 [기고]‘사드’ 미국이 원하는 길로 가나
  17. 2015.03.18 [기고]‘사드’ 공론화 전 따져봐야 할 5가지 문제
  18. 2015.03.18 [사설]개성공단 임금, 남북공동위서 협의해야
  19. 2015.03.16 [기고]경제협력이 곧 통일이다
  20. 2015.03.13 [사설]‘사드 부지조사’ 확인한 미국에 ‘노’라고 밝혀야

북한이 어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돌연 취소했다. 반 총장은 당초 오늘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북측이 갑자기 방북 허가 결정을 철회한다고 통지한 것이다. 북한이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외교적 결례다. 한반도 평화 메신저로서 반 총장의 방북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남북 갈등 해소의 단초 역할을 하리란 기대도 물거품이 됐다.

북한이 방북을 전격 취소한 배경은 분명치 않다. 북측은 철회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고 반 총장은 밝혔다. 반 총장이 그제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 이런 것들이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사항이라는 것을 북한 정부에 말씀드린다”고 발언한 것이 북측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 북한은 어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 유엔 안보리가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따라 움직이는 기구라고 비난했다. ‘주권 존중의 원칙,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스스로 포기한 기구’의 수장이니 설령 결례가 되더라도 방문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번복했을 법하다. 반 총장의 방북 계획이 알려진 뒤 남쪽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개성공단 임금 갈등 해소의 계기나 남북관계 개선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등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자 북측이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 반 총장의 방북 거부 이유가 무엇이든 단 하루 만에 방북 허가와 취소 사이를 오간 것은 북한 내부 의사결정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가뜩이나 북한은 군부 서열 2인자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숙청하면서 불안과 유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새내기 외교관들의 환영 피켓팅을 바라보고 있다. _ 연합뉴스


북한은 반 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허가 취소로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 개선 기회를 무산시켰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을 검토했다가 불참키로 전격 결정한 것과 함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반 총장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과 조건을 갖춘 국제기구 수장이다. 그제 회견에서도 “유엔은 북한의 유엔이기도 하다. 북한이 손을 내민다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평양도 아니고 부담이 훨씬 덜한 개성공단 방문인데도 경직된 자세를 보인다면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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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방한 중이던 지난 18일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에서 미군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다른 것들에 대해 말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한·미 정부간 협의가 전혀 이루어진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케리 장관의 서울 방문 중 사드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이전에도 말했듯이 한·미간에는 사드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도 지난달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현재 세계 누구와도 아직 사드 배치를 논의한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사드 논의는 미국 정부가 불쑥 그 필요성을 제기했다가 부인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이번에도 그와 전혀 다르지 않은 패턴이다. 그 때문에 한·미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론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실 미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면 이런 발언이 불쑥불쑥 고개를 들지는 못할 것이다. 미국 외교정책의 최고 당국자가 한국에 와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사드가 매우 민감성 높은 의제로 부각되어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미 국무장관의 사드 거론은 그만큼 사드 배치 의지를 드러낸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발언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이다. 특히 사드 배치를 요청받거나 협의하거나 결정한 바 없다는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취임 후 첫 방한한 애쉬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대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이런 결과가 초래된 데는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정부의 책임도 있다. 김장수 주중 대사는 지난 12일 홍콩 TV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레이더가 일정한 사거리와 고도제한이 있는 데다 요격에 필요한 레이더 빔만 발사하게 돼 있기 때문에 중국이 우려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사드 배치를 전제로 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배치를 주장하고 해명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의 이 연속극이 이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다. 정부는 사드 배치론이 다시 고개 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반대 입장을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사드를 배치할 계획이 있어서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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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한반도 유일의 남북경협 사업이자 남북 간 일상적 대화가 가능한 유일한 공간이다. 그래서 개성공단만은 잘 살려 나가야 한다는 데 남북 간 이견이 없었고, 그 때문에 온갖 어려움에도 이만큼 발전해왔다. 그런데 북한이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상적 운영이 흔들리고 있다. 북한은 일방적으로 노동규정을 개정해 최저임금을 5.18%로 인상한다고 남측 기업에 통보한 바 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폭 5%를 넘는 것일 뿐 아니라, 임금 문제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에서 남북이 협의한다는 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북측은 노동규정 개정은 자신들의 입법권에 해당하는 사안이고, 기업 사정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인상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이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무시하는 일방적 결정을 했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정부는 지난주 남북 공동위원회 제6차 회의 개최를 제안했으나, 북측은 통지문 접수를 거부했다. 북한은 여전히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이런 북한의 태도 때문에 기업들은 북한 노동자의 3월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북측은 북측대로 잔업 거부, 태업으로 맞서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북측은 기업을 압박하면 임금 인상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이런 조치를 취한 것 같다. 그러나 기업은 남북 당국의 협조가 있어야만 공단에서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다. 북측이 압박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세라면 남측 기업들을 더 이상 공단에 들어오게 할 유인이 없을 것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남북간 긴장감이 조성되는 가운데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정기섭 개성공단협회장(가운데)을 포함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_ 연합뉴스


이런 여건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임원들이 지난 15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북측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면담한 내용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협회 회장단은 4월분 임금을 인상 전대로 제공하되, 남북이 합의하는 대로 인상분에 대해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북측이 공단을 중단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이런 단계적 해법에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북측은 4월분 임금 지급 기간인 20일 이전에 현 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적극 수용하고 계속 협의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

당장 공단 수익금을 늘려야겠다고 일방적으로 임금을 올리는 행위가 용납돼서는 안된다. 그걸 허용하면 공단은 결코 안정적 제도에 의해 뒷받침될 수 없고, 북한의 자의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런 공단이라면 경쟁력 있는 남한 기업이 들어가려 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북한에 손해로 되돌아간다. 북한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남과 북 모두에 손해가 되는 이런 자해적 게임을 중단하고 공동위원회에 나와 대화로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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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북 간에 복잡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실험을 위해 미사일을 수중에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지난 13, 1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해역에서 포사격 훈련을 했다. 이례적으로 밤늦게 함포와 해안포 수백발을 쏘는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이 같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달리 한편에서는 평화를 기원하며 북한에서 남한으로 경계선을 걸어서 넘어오는 행사가 추진되고 있다. 세계 여성 평화 운동 단체는 오는 24일 북측에서 걸어서 판문점을 통과하기로 했고 북측의 승인을 받았다. 정부도 판문점 대신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면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남북 민간단체도 6·15 공동선언 15돌 및 광복 70돌 기념 행사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6·15 공동선언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키로 하고, 광복절 행사를 서울과 평양 가운데 어디에서 할지 이견을 조정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 남북 간에는 대결과 화해의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는 미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화해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미약하고 대결의 기세는 강한 편이다. 이 시점에서는 화해 분위기를 살리고 대결을 피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북한이 도발적 태도를 버려야 하는 것은 물론 정부도 단절된 남북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능동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국가정보원의 움직임은 걱정스럽다. 특히 국정원은 확실하지도 않다면서 지난 13일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반역죄로 처형됐다고 밝혔다. 예정에 없이 국회 정보위원회를 열어 보고할 만큼 그게 시급한 사안이었는지 의문이다. 외국 언론이 먼저 보도할까봐 그랬다는 식의 설명은 의혹만 더욱 증폭시킬 뿐이다. 민간한 정보 사항인 만큼 먼저 확인했어야 하고 설사 확인했다 해도 정보기관이 앞다퉈 그걸 공개하는 건 바람직하지도 않다. 더구나 남북관계 회복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그렇게 느닷없이 발표하면 정부의 대화 의지를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이 최근 숙청됐다고 국정원이 밝혔다. 국회 김광림 정보위원장과 여야 정보위 간사들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취재진에 브리핑을 했다. _ 연합뉴스


박 대통령이 한동안 자제했던 대북 강경 발언을 최근 다시 시작한 점도 걱정스럽다. 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제사회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지만 적반하장 격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에는 “최근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극도의 공포정치가 알려지면서 많은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화를 포기하려는 게 아니라면, 박 대통령과 관련 당국은 불필요한 대북 자극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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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이 고사총으로 처형당하고, 그의 시신은 화염방사기로 흔적까지 없어졌다는 언론보도가 5월13일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4월30일 처형됐다던 현영철은 5월5일과 12일 사이에도 북한 매체에 여러번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2년 7월 당시 총참모장 리영호가 숙청된 후 6일 만에 자료화면에서까지 그의 모습이 완전 삭제된 것과 비교된다. 그런 점에서 현영철 처형에 대한 사실관계는 앞으로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4년차로 접어든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 일단 의문을 갖게 된다. 김정은 집권 이후 재판절차도 거치지 않고 공개총살과 같은 극단적 방식으로 간부들을 처형하는 폭압정치는 김정은이 대내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김정은은 집권하면서 아버지 김정일의 집권 초기보다 7배나 많은 수의 간부들을 숙청했다. 한편 간부들의 강등·원상회복 반복과 군부의 ‘견장정치’가 권력기반을 다져나가는 김정은의 불안감과 위기감의 표출일 수 있다. 2013년 12월12일 ‘설렁설렁 박수 친 죄’로 처형된 장성택을 비롯, 고위간부들의 불충과 불경은 어린 나이에 등극한 김정은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김정은의 전기 격인 <인도에 등장한 김정은 그 후의 북한 풍경>이라는 책을 보면, 김정은은 2001년 스위스 베른에서 귀국한 후 2002년부터 2006년 12월까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군사학을 공부했고, 2006년말경 후계자로 내정됐다. 그리고 2011년 김정일의 사망으로 최고지도자가 됐다. 갑작스럽게 권력을 넘겨받고 보니 집권 초기 김정은은 김정일 시대의 인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2013년 1월1일자로 주요 간부의 나이에 제한을 두라고 지시했고, 1964년 이전 출생자들이 주요 간부직에 진입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막았다. 60~70대의 원로세력이 불편하고 눈에 거슬렸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최근 숙청됐다고 국정원이 밝혔다. 국회 김광림 정보위원장과 여야 정보위 간사들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취재진에 브리핑을 했다. 사진은 2014년 7월 5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변인선 작전국장이 육해공군의 도서상륙훈련 도중 대화하고 있는 모습. _ 연합뉴스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과 곧잘 비교된다. 김정일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후계자 수업을 받았던 데 반해 김정은은 그렇지 않아서 지지기반이 취약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닮은꼴’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정치적 수완과 스타일은 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더 닮은 것 같다. 대중 친화적이고 비행기 타는 것 좋아하고 스포츠 좋아하는 것이 아버지보다 할아버지를 더 많이 닮았다. 어린 나이에 권력을 계승했기 때문에 경험이 없고 젊어서 무모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김정은 체제는 결국은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김정은 체제의 기반이 되는 권력 네트워크는 김씨왕조의 ‘백두혈통’과 빨치산 후계 세대다. 이 두 집단이 끈끈하게 협력하면서 김정은 권력을 지탱해 줄 것이다. 봉화조(북한판 태자당, 혁명 원로나 고위 공직자 자제)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김씨왕조의 ‘백두혈통’을 대체할 만한 대안세력도 아직은 없다. 둘째, 김정은의 권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과소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우선 그 나이에 60~70대의 원로간부들을 처형하고, 집권 후 3년여 만에 70여명의 간부들을 숙청한 것으로 보아 김정은의 권력욕과 관리능력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타고 난 것 같다. 물론 그러한 권력 유지와 행사 방식은 도덕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권력의 속성이 원래 그러하지 않은가. 김정은의 무자비한 공포정치가 지지기반 약화와 저항세력의 등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희망적인 관측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인간이 원래 권력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하는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정치문화 속에서는 공포정치 폭압정치가 오히려 사람들의 충성심을 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마키아벨리가 “정치는 원래 도덕과 아무 관계도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황재옥 | 원광대 초빙교수·평화협력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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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러운이야기 2015.10.22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북한의 공포정치 폭압정치 언제까지 이어질련지....!!!!! ㅡㅡ;;;;;

국가정보원은 어제 북한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달 말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 부장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의해 군 요직에 발탁된 인물이다. 김 제1비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을 지낸 그를 2012년 군총참모장으로 임명하면서 계급도 차수로 승진시켰다. 곧이어 군대를 지휘하는 당중앙군사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2013년에는 북한의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당 정치국의 후보위원 자리까지 올라갈 만큼 정치적 위상도 높아졌다. 이어 2013년 6월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하고 석달 뒤에는 국방위원회 위원까지 겸직하게 했다.

이 경력만으로도 그는 김 제1비서가 신임하는 인물이자 군 핵심 실세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 이를 총살할 정도였으면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론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러나 그는 김 제1비서의 지도력을 부정한 것도 아니고, 쿠데타를 기도하거나 반체제 활동을 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단지 김 제1비서의 지시에 이견을 보이거나 불만을 표출했거나 회의 때 졸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군 훈련 일꾼대회 때 김 제1비서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이 행사 이후 며칠 사이에 체포되고 처형당했을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 한마디로 김 제1비서는 자기가 중용한 인물을 중대 범죄도 아닌 일로 형식적인 재판 절차도 거치지 않고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전격 살해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 주요 인사 숙청 일지 (출처 : 경향DB)


국정원에 따르면 김 제1비서 집권 후 리영호 총참모장,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물론 자신의 고위측근을 포함해 70여명이 처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처형 대상에는 지방당 비서, 비리·여성 문제가 있는 인물까지 포함된다고 한다. 처형도 화염방사기로 시신의 흔적을 제거한다거나 소총 대신 총신 4개가 달린 고사총을 사용하는 등 잔인하고 야만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체제가 동시대에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도 한반도 북쪽에 있다는 것만큼 끔찍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이런 북한도 문명사회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김 제1비서는 자신의 지도력 부족을 숙청과 처형의 공포정치가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경험과 능력이 모자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적절한 조언과 충고다. 건설적 의견을 모으고 이견을 경청하며 북한을 번영시킬 전략을 짜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그의 권위도 살아나고, 리더십의 정통성도 획득할 수 있다. 그걸 공포가 대신해 줄 수는 없다. 김 제1비서는 한반도 북쪽을 야만사회로 몰아가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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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러운이야기 2015.10.22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정은의 공포정치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몰라용~!!!! ㅠㅠㅠㅠㅠ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 여부는 북한 체제의 경직성을 재는 척도였다. 따라서 북한이 방문 취소를 러시아에 통보했을 때 우리는 북한 체제의 경직성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북한이 변화를 감당할 만큼 유연하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방문이 성사됐다면 북한은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 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이 되는 기회를 맞을 수도 있었다. 김 제1비서로서는 최고지도자 차원의 국제교류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다. 아쉬운 일이다. 러시아는 그의 방러 무산에 대해 “북한 내부 문제”라고 밝혔다.

북한 내부에는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방러 취소를 결정하게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방러라는 다자외교무대 데뷔와 충돌하는 북한 내부의 제도나 사상을 살펴보면 대충 답이 나온다. 제도로는 당과 국방위원회, 사상은 조선노동당 강령인 ‘유일사상 10대원칙’과 주체사상, ‘대안의 사업체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제도와 사상은 모두 북한 체제의 경직성을 생산한다. 이들이야말로 김 제1비서 방러의 발목을 잡은 ‘북한 내부 문제’라 할 수 있다.

조선중앙TV가 8일 방영한 김 제1비서의 평양약전기계공장 현지지도 소식에서 공장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김 제1비서의 손등과 손목 부분에 거즈와 반창고가 붙어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_ 연합뉴스


유일사상 10대원칙은 북한 주민이 최고지도자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예컨대 ‘수령의 초상화나 형상화한 미술작품을 정중히 모셔야 한다’는 이 원칙 3조 규정으로 인한 소동을 남쪽 국민은 10여년 전 경험했다.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에 참석한 북한 응원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들어간 플래카드가 비에 젖자 눈물을 흘리며 품에 안고 항의 행진을 한 바 있다. 여대생으로 구성돼 ‘미녀응원단’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이들은 이 사건 하나로 단박에 심각한 이질적 존재로 전락했다. 실명 상태의 북한 주민 수백명에게 자비를 들여 백내장 수술을 해줬더니 시력을 되찾은 후 김일성·김정일에게만 감사를 표하는 것을 보고 당혹스러웠다는 네팔 의사의 증언도 있다.

이들 제도와 사상은 내용만 아니라 운용도 경직돼있다. 1974년 제정된 유일사상 10대원칙도 39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개정됐다. 시대 변화 반영을 용납하지 않는 절대적 원칙인 것이다. 개정 내용도 김 제1비서를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위상으로 승격하는 것이었다. 다자외교무대인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을 경우 김 제1비서의 언행은 절대자 수령의 지위에 걸맞은 예우와 보호를 받지 못한다. 누구를 만나든 “만나시었다”는 표현이 말해주듯 수령을 존경하는 아랫사람을 접견하는 형태여야 하는데 러시아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여러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라는 만남의 구도는 북한 체제 특성상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때도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회담한 게 아니라 ‘접견’한 것으로 기록했다고 한다.

유일사상 10대원칙과 주체사상은 북한 주민의 생활방식과 행동양식을 규정한다. 금강산관광객 총격이나 연평도 포격 등 이해가 안 가는 북한의 공격성과 도발의 논리를 제공한다. 이밖에 기업 경영에 당의 지도를 받도록 규정한 대안의 사업체계는 기업이 경제논리에 따라 운영되는 것을 방해하고 기업가의 창조적 경영활동을 제한한다. 김 제1비서 입장에서는 유일사상 10대원칙은 딜레마일 수 있다. 체제 유지의 근간이지만 외부세계와 충돌하고 체제를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북한을 비난하자는 게 아니다.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사실 북한과 외부 세계는 각자의 눈으로만 서로를 본다. 그러나 서로가 낯설고 엉뚱하며 비이성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북한 주민이 외부 세계의 시각을 갖추기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반대로 외부 세계가 북한 내재적 사고를 갖기를 바라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그는 수령으로서 북한의 경직된 사상과 제도를 부분적, 일시적으로 깰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그러나 항상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사상과 제도의 수혜자이지만 수호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그가 방러를 검토했다는 것 자체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체제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모를 리 없는 그가 그 같은 시도를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는 오는 9월 중국의 전승절에 다시 선택을 해야 한다. 중국 방문은 러시아와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유일한 사회주의 형제국가이고 석유 지원 등 경제협력에서도 러시아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그의 권력 승계 후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 방문을 취소했으니 중국 방문도 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돈다. 김 제1비서가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한다.


조호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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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반도에 대화의 흐름과 대결의 기세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을 허용했다. 지난 1일에는 지방정부의 남북 교류와 인도적 사업을 허용하고 이를 위해 남북협력기금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또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을 맞아 남북 민간단체가 서울에서 공동개최키로 한 기념행사도 승인했다. 북한도 오는 24일 세계 여성·평화 운동가 30명과 남북 비무장지대(DMZ)를 횡단하는 행사를 승인했다. 남한은 유관부처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한이 허용하면 여성·평화 운동가들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북측에서 남측으로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횡단할 예정이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 임금을 일방적으로 인상하고 남한 정부와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임금 인상 문제는 개성공단 남북 공동위원회를 열어 협의한다는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에는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북측 ‘해상분계선’을 침범하는 남측 함정을 예고 없이 조준 타격하겠다고 협박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하루 지난 9일에는 잠수함 탄도탄 수중 발사 사실을 공개하고 동해상에서 함대함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남북간 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펼쳐지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대화를 향한 발걸음은 매우 느리고 소극적이며 주변적인 데 비해 남북 대결의 기운은 강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실험은 대화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한·미·일 3국과 대립하고 있는 북한은 북·중 정상회담도 못하고, 러시아 전승절 70주년 행사 참석도 포기하는 등 주변국과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실험은 이런 고립상태로 인해 초래되는 불안감에 북한이 반응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유엔 결의 위반인 그런 도발은 고립을 촉진하고, 그 때문에 더 큰 불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9일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출처 : 경향DB)


남한은 남한대로 해상 초계기 확충, 후방지역 미사일 감시 능력 강화 등 더 많은 군비, 더 많은 무기와 첨단 감시 장비의 구매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이 불안을 주고받으며 서로 키우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재개하고, 남북 대립 상태를 해소하지 않는 한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는 군비 경쟁으로는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남북은 더 효율적이고 비용도 적게 드는 현명한 불안 해소법을 찾아야 한다. 바로 대화다. 대화만이 평화와 안전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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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그제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발사의 막바지 단계인 ‘사출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체에 ‘북극성 1’이라고 쓴 탄도미사일이 수중에서 솟구쳐 오르는 사진을 공개했다.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는 탐지와 방어가 어렵고, 유사한 잠수함 개발과 탄도탄 방어체계로만 대응이 가능하다. 따라서 잠수함 탄도미사일 전력화는 남측의 첨단무기 개발·도입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 SLBM 발사는 체제 안전 보장과 군사 전력 강화가 아니라 역내 군사적 긴장과 무기의 파괴력만 한 단계 더 높일 것이다. 이번 시험이 남북 민간단체가 6·15 기념행사 서울 개최에 합의하는 등 모처럼 남북 간 교류 재개 분위기가 형성된 속에서 불거진 것도 매우 유감스럽다.

잠수함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통상 2개 과정을 밟는다. 고압가스를 이용해 미사일을 수면으로 올려보내는 것이 1단계이며 이어 장약과 자체 엔진을 가동해 날아가는 게 2단계다. 이번 시험은 1단계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잠수함에서 쏘아올리는 기술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여기에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배수량 3000t급의 잠수함까지 갖추게 되면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를 전력화하게 된다. 나아가 북한이 핵탄두를 잠수함 탄도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1t 이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면 ‘핵보유국’ 지위를 얻을 수 있다. 북한이 이번 시험을 공개한 것은 미국까지 겨냥한 듯하다.

북한은 9일 전략잠수함의 탄도탄 수중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완성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시험발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_ 연합뉴스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전력화는 무엇보다 한국군의 미사일 대응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어 문제다.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와 킬 체인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탐지와 방어만 가능할 뿐 수중 발사 미사일에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군이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추진 중인 전력증강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한 셈이다.

북한의 사출시험 직후 당장 국내에서 핵잠수함 개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상대하려면 비슷한 전력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것을 원했는가. 북한은 대답할 책임이 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군사력 증강으로 이룰 수 없다. 북한이 지난 8, 9일 서해상 무력도발 위협을 하고 9일 동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군사적 긴장 고조만 불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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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민간단체가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과 8·15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남북 공동행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민간단체는 6월14~16일 서울에서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의 장소와 일정은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남측 대변인은 또 “북한 측에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응원단 파견을 제안했고, 상당히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 7월 광주 대회, 8월 광복 70주년 기념행사 등 남북 간 민간·체육 교류 행사가 잇달아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 이래 단절 상태에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할 것처럼 약속했으나 오히려 이명박 정부보다 더 강경한 대북 태도를 견지했고, 그 결과 남북관계는 악화됐다. 이명박 정부 때와 같은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같은 군사적 공격은 없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의 남북 간 감정적 대립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 그래도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고, 연평도 포격에도 남북 간 비공개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을 타진하며 관계 개선 노력을 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남북대화 복원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한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남북대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큰 원칙을 포기한 채 사소한 문제를 원칙으로 내세워 관계를 단절했다. 물론 남북관계 단절의 상당한 책임은 북한에 있지만, 박근혜 정부가 그 이유로 남북을 대결 상태로 몰아간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 이윤배 상임대표가 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북측, 해외측과 중국 심양에서 가진 대표자회의의 협의사항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더구나 미·중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양국의 경쟁 상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주도적 외교를 전혀 하지 못했다. 대신 눈치 외교로 일관했다. 한·일관계는 악화 일로인데 미·일은 동맹을 강화하며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의 길을 열었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에 중·러 대 미·일 대립 구도가 조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대립 상황에서 중·일은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스스로 상황 관리를 하고 있으나 한국은 주변국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채 동아시아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다. 이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구상을 내놓은 정부의 실상이다.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고립 상태를 탈출하는 지름길은 남북관계 회복이다. 남북관계를 회복하지 않고는 동북아에서 한국이 제 목소리를 낼 방법이 없다. 그게 남북대화 재개를 대외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이유이다. 박근혜 정부는 부디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 광복 70주년 공동행사, 유니버시아드라는 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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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러시아가 발표했다. 러시아는 당초 참석한다고 했던 북한이 불참으로 입장을 바꾼 이유를 “북한 내부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내부 문제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내부 사정이 무엇이든 김 제1비서의 러시아 방문 무산은 아쉬운 일이다. 김 제1비서가 북·러 정상회담 개최와 북한 지도자의 다자회의 참석을 통해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계기를 놓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주변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 특히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최대 후원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소원해졌다. 게다가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중국이 동참하면서 북·중관계는 정례적인 정상회담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지난해 5월 북·일이 일본인 납치자 재조사 합의를 하면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었던 북·일관계 역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이래 단절된 남북관계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한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출처 : 경향DB)


이런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북한 지도자가 러시아의 전승절 초청을 수락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북한이 대외관계에서 모종의 변화를 추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국제회의 참석은 김 국방위원장 시대에도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만일 내부 사정이 국제적 고립으로 회귀하는 전략으로 후퇴한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면 김 제1비서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9월 중국의 항일전 7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다. 북·중 정상회담은 물론 다른 외국 정상들과도 교류함으로써 대외적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이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주변국도 대북 제재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북한 고립 탈피를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통일부가 어제 지방정부의 남북 사회·문화교류와 인도적 지원 사업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남북간 민간교류 확대 방안’을 발표한 것은 의미있는 조치다. 그런 교류가 점차 활발해지면 5·24 대북제재 조치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이 변화해야겠지만 주변국들도 북한을 국제사회로 유인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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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9일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대통령 정무특보이자 친박 실세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을 특사로 파견키로 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외교 경로를 통해 이런 방침을 러시아 측에 통지했다고 한다. 이로써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물론 박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국제외교 데뷔 무대에 동참할 기회도 무산됐다.

박 대통령의 러시아 정부 행사 참석 여부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행사 불참 결정 과정에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 체면을 구겼다. 주권국가로서의 결단성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행사 참석에 부정적인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시간을 끌다가 행사를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 와서야 가까스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서방 정상 대다수의 불참 방침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둘 다 이미 오래전 결정된 것이어서 뒤늦은 결정에 대한 해명으로는 합당하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완구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을 만나 중동 4개국 순방 성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박근혜 정부는 이전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에서 능동적 대처를 못하고 미국과 중국에 휘둘려 시간만 끌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급기야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 외교부 고위인사가 한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국 외교의 핵심 가치인 중심과 균형을 잡지 못하고 강대국 의존과 편향을 선택한 대가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남북은 장기화된 경색 국면의 반전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서로 간에 최고지도자까지 비난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해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윤 의원이 특사 자격으로 북측과 접촉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방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정부의 실천적 의지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의 존재 여부다. 북한에 대한 정부의 근본적 태도 변화가 없다면 누가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의미 있는 결실을 맺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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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15일 오후 8시15분 서울 잠실운동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우리의 소원’이 울려퍼진다. 한국민과 재외동포, 세계 시민이 한날한시에 남북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부르는 대합창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서울 불암고 국어교사 황의중씨의 제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음악제 ‘우리의 소원-천만의 합창 나비 날다’의 대단원이다.

‘우리의 소원’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수없이 불렀을 법한 ‘국민 노래’다. 임수경 의원이 1989년 방북해서 부른 이후에는 북한에도 널리 퍼져 ‘민족 노래’가 됐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남북공동선언에 서명한 후 수행원들과 손을 잡고 함께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다. ‘남북 공식 통일 노래’인 셈이다. 서정적인 가락에다 간절한 소망과 의지를 담은 가사로 인해 남북이 모두 좋아하고, 이제는 외국인도 따라 부를 정도이니 ‘국제화’까지 됐다고 할 만하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을 합창하는 남북정상회담 대표단 (출처 : 경향DB)


황씨가 ‘나비 날다’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된 것은 이 노래가 더 이상 불리지 않고 점점 잊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등학생 17명에게 물어보니 1명만이 이 노래를 안다는 것이다. 통일이 젊은 세대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우리의 소원’을 함께 부르는 이벤트를 열고 싶었다. 문제는 비용이지만 황씨는 1000만명을 모으고 이들로부터 1000원씩 모금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며 용기를 냈다고 한다.

원래 ‘우리의 소원’은 1947년 극작가이자 소설 삽화가 등으로 활동하던 안석주씨의 노랫말에 당시 서울대 음대에 재학 중이던 그의 아들 안병원씨가 곡을 붙인 노래였다. 삼일절 특집 라디오 드라마 주제곡으로 발표될 당시 가사는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었다. 이듬해 남북 분단이 되면서 ‘독립’ 대신 ‘통일’로 바뀌어 불리게 된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살던 작곡자 안씨가 지난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는 소식이다. 그의 생전 소원은 ‘우리의 소원’이 그만 불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백만, 아니 천만의 합창이 더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신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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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대북 제안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한 지 내일이면 1주년이다. 2014년 3월28일 박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드레스덴 선언은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한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3대 제안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통일부는 드레스덴 선언 1주년을 맞아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시야에서 남북관계 상황을 봐 가며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차근차근 이행을 추진해 왔다’고 했다. 통일부의 자평은 언뜻 보면 그럴싸하나, 실제로는 아무 성과도 없었음을 고백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통일부의 입장에서 보듯, 드레스덴 선언에 담긴 제안들은 북한의 싸늘한 반응 속에 거의 대부분 추진되지 못하고 여전히 보따리 속에 놓여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인도적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놓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은 전혀 진전이 없다.

유엔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에 1330만달러를 지원하고, 민간단체의 영양식 등 26억원 상당의 대북 지원을 승인하는 정도가 대북지원의 전부였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현장 실사와 시범 운송 한 차례,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 등 남북 문화유산 공동복원 정도가 지난 1년간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전부였다.

통일부는 드레스덴 선언에 담긴 10가지 대북 제안 중 인도적 지원 확대와 나진~하산 프로젝트와 같은 남·북·러 3각 협력, 민간 접촉 확대, 국제기구를 통한 북한 인력 경제 교육 등 4가지만 진행 중이라 분석하고 있다. 나머지 제안들은 여전히 내부 준비나 추진 모색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의 연장선상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드레스덴 선언이 현재까지도 준비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이 사태는 예견된 것이었다. 드레스덴 선언 시점과 제안 방식, 내용 자체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2014년 3월, 당시 남북관계는 북한의 키리졸브 훈련에 대한 강한 불만이 표출되는 시점이었다. 상호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드레스덴 선언은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것이었다.

선언에 담긴 보따리도 북한이 혹할 선물 보따리는 아니었다. 북한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한 금강산관광 재개 등 현안을 담은 보따리라기보다는 북한이 불편해하고, 시급하지 않은 것들을 중심으로 나열된 것이었다. 북한에 대한 적극적 고려 없이 박 대통령의 원칙, 박근혜 정부가 갖고 있는 기준에 따른 보따리였던 것이다. 그러니 메아리 없는, 울림 없는 일방적 선언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드레스덴 선언이 주는 교훈은 자신의 기준과 잣대만으로 일방적인 대북정책을 끌고 가서는 실제 성과가 안 나온다는 것이다.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남북이 상대방의 제안을 경청하고 충분한 대화 속에 상호 간 화답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임기 5년, 박근혜 정부 임기 2년 동안 남북 당국은 자기 식대로 상대방을 끌고 가는 샅바싸움에만 열중했다. 상호 간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평행선상에 있었다. 어느 일방이 상대방을 끌고만 가는 대화는 ‘대화’가 아니라 ‘강압’이자, ‘억지’다. 그것이 단기 전술이 될 수는 있으나, 장기 전략으론 성공하기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해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연설을 한 뒤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_ 연합뉴스


광복 70주년, 지금 시점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거행되는 리콴유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현지에서 남북한 당국 간 공식, 비공식 접촉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북한 박봉주 내각총리가 리 전 총리 서거를 애도하는 조전을 리셴룽 현 총리에게 보낸 것과 관련해 북한 주요 인사의 장례식 참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은 싱가포르와 1975년 수교를 맺어 대사관을 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10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남북한 당국자 간 접촉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현재의 강대강(强對强) 대결구도를 해소하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박근혜 정부가 접촉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집권 3년차, 박근혜 정부가 대북정책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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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한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에 한국이 편입되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발언을 했다. 그가 지난 24일 “아시아·태평양 역내의 통합된 미사일 방어 우산을 구축하는 데 진전을 보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는 또 “한국과 일본은 각기 자신들의 입장에서 (MD 체계를) 획득하는 데 부분적인 진전을 보고 있으며 이는 (한·미·일 3국 MD 체제 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한국형 MD(KAMD)를 구축하고 있을 뿐, 미국 MD에 편입되거나 한·미·일 MD 간 상호 운용성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렇다면 뎀프시 의장이나 한국 정부 중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뎀프시 의장이 거짓말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의회는 미국 정부에 3국 MD 협력을 강화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결정했으며 미 국방부는 이 결정을 집행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구형 요격 미사일인 PAC-2를 도입하고도 부족하다며 최신형 PAC-3를 구매키로 한 사실을 뎀프시 의장이 과장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PAC-2, PAC-3 구매가 미국 MD와 무관한 것이라는 한국의 주장이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요격 고도가 더 높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하더라도 미국 MD와 상호 운용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 체결, 한국의 미국산 MD 무기의 지속적인 구입, 미국 MD의 핵심인 사드의 한국 배치 추진을 한국의 미국 MD 체계 편입 과정이 아닌 다른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나리오 (출처 : 경향DB)


3국의 MD 협력체제 진전은 이 협력체제가 겨냥하고 있는 북·중·러 3국의 반응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물론 북한과 러시아도 최근 각각 외교부 대변인 담화와 논평을 통해 사드의 한국 배치가 동북아 지역의 군비경쟁을 촉발하고 냉전구도를 조성한다며 비판했다. 한국 정부가 인정하든 안 하든 한·미·일 3국 간 MD 협력체제의 진전과 그에 따른 동북아의 갈등은 이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 양자택일해서도 안되고, 동북아를 한·미·일 남방 3각 동맹 대 북·중·러 북방 3각 동맹의 대립 구도로 이끌어서도 안된다. 그런 구도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개별 협력 구상과도 충돌한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해 미국 MD 편입 행진을 멈추고 북·중·러와의 관계 개선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평화는 첨단 무기가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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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사회는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습격 사건으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비무장한 민간인을 무기로 공격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판받을 일입니다. 그런데 이곳 전남 강진은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주한 미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씨가 광주에서 공부했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다는데 고향이 강진이라는 겁니다. 태어난 면과 마을까지 방송과 신문에 오르내렸습니다. 과거에 일어난 강진 ‘갈○○ 사건’의 악몽을 기억하는 강진사람들은 ‘다산’과 ‘영랑’, ‘청자의 예술혼’이 숨쉬는 문화예술의 남도 답사 일번지로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마당에 다시금 폭력과 광기의 고장으로 이미지화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혹시 도시에 나간 자식들이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했습니다.

마음 급한 지역신문에서 김기종씨가 태어난 마을이라는 데에 가서 현장을 취재한 결과 김씨의 아버지가 태어난 곳은 맞지만 김씨는 그의 아버지가 고향을 떠한 이후에 출생한 것으로 밝혀져 그의 고향은 강진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안도했으나 그의 고향이 강진이라는 언론의 낙인을 되돌리기에 강진은 너무 남쪽에 있었습니다.

“바로잡습니다. 김기종씨의 고향은 강진이 아닙니다”라고 정정보도하는 언론은 아직 없습니다.

김씨가 북한에 수차례 다녀왔고 통일운동단체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평소 친북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보아 그의 배후에 북한 또는 종북세력이 있을 것이며, 이를 집중수사하고 있다는 경찰의 발표를 보고 온 국민은 경찰이 시키는 대로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에 관심을 가졌으나 결국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김씨를 정치범·사상범으로 만들려는 계획은 실패했고 청와대가 유행시킨 ‘개인적 일탈행위’로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은 아무 문제없다고, 한국은 여전히 반미의 무풍지대라며 자국민을 안심시키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반미 종북세력이 기승을 부려 한·미동맹을 위협하고 있다고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반미정서 확산으로 문제를 키우기 전에 빨리 털고 일어나 정상업무에 복귀한 리퍼트 대사는 그런 면에서 훌륭한 외교관입니다.

한·미동맹은 김기종씨의 공격으로 상처받을 만큼 허약하지 않습니다. 전시작전권은 여전히 미국에 있으며 해마다 세계최대 규모의 전쟁연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른바 사드는 결국 한국에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미동맹은 기본적으로 미국 주도의 동맹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해 요청도 협의도 결정된 바도 없다지만 이미 미국은 미사일 배치 후보지를 평택, 원주, 부산으로 정했다는 후문입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처럼 미국이 원하지 않는 것을 한국이 할 적은 있어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과 사드체계 구축처럼 미국이 원하는 것을 한국이 외면한 적은 역사적으로 없습니다. 미국에 할 말은 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도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우리 군대를 파병하고 말았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사드 배치는 합법적입니다. 1954년 11월18일 발효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각 당사국은 상대 당사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중략) 미국은 자국의 육·해·공군을 대한민국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비(配備)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대한민국은 이를 허락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군대와 무기가 대한민국 영토에 배치되는 것은 미국의 권리가 됩니다.

사드는 북한과 중국에서 일본의 미군기지와 괌 또는 미 본토를 공격하는 미사일에 대해서는 기능할 수 있지만 - 그것도 아주 낮은 확률로 - 북에서 남으로 발사되는 미사일에 대해서는 기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철저히 미국을 위한 정책입니다. 그러나 위 조항에 의해 미국을 위하는 것이 결국 우리를 위하는 것이 되기에 우리는 허락할 의무만 있게 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자주색 띠) 서훈식을 마치고 접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우측은 리퍼트 미 대사. (출처 : 경향DB)


리퍼트 대사에게 개고기를 선물한 사람은 그가 애완용 개를 무척 사랑하는 것을 몰랐을 것이며 김기종씨의 고향이 강진이라고 가십으로 말한 사람들은 강진사람들이 그것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것을 몰랐을 것입니다. 사드는 미국이 요청하지도, 한국정부와 협의하지도 않았으나 미국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것을 우리만 모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은 “주한미군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한국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해 반대의사를 표명해 달라”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말했습니다. 중국이 좋아한다, 싫어한다 그런 말이 아니죠. 사드는 주한미군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사드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라는 것, 확정적으로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는 것을 권고적으로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정상이 한 나라의 정상에게 주권국가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를 완전한 주권국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만 모르고 있습니다. “한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의 갈림길.” 언론은 이런 기사를 매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선택한 길이 아니라 미국이 원하는 길입니다. 최소한 2015년 3월에는 그렇습니다.


강광석 | 농부·전농 강진군 농민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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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분명하게 정리해보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말이다. 사드 관련 최근 기사들을 읽다가 의문점들이 뭉게구름처럼 하나씩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사안이기에 당연히 ‘태클’을 걸어야 할 물음들이다. 동시에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우선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사드를 미국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무상으로 남한에 배치한다는 주장은 얼마나 타당한가? 마치 레이저 프린터를 무상으로 받고서는 나중에 비싼 잉크 값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둘째, 미국이 사드 배치를 한국에 강제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배치를 요구하는 것인가? 미국이 이미 부지 조사까지 마쳤다는 발표를 했고, 우리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미국이 오히려 안달이 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해 6월 사드의 한국 배치를 본국에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기에 미국에서 먼저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우리가 사드의 효능을 충분히 검증했는가? 아니면 무상으로 준다고 하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것인가? 그래도 국가 주권의 문제가 있기에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우리 영토에 반입될 수도 있는 무기체계인 만큼 한·미 간 사전에 철저한 검증과 방어 실패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있어야 옳다.

넷째, 사드가 중국도 견제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만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한국과 미국 중 누가 이를 중국에 설명해야 하나?

중국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설명을 요구할 경우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이에 대한 견제와 대항의 기제가 없어 보인다. 주권국가로서 순순히 이를 수용하기란 쉽지 않다.

다섯째, 북핵 해결에 미온적인 중국에 사드 카드를 활용해 북한 비핵화를 촉진시키려는 방안은 얼마나 효과를 볼 것인가? 사드 배치가 중국의 동북아시아 역내의 사활적(vital) 안보 이익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지라도, 필자 주변에는 사드 배치로 북핵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통일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의 생각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국제정치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스스로 생존을 유지해야 하는 무정부 상태의 국제질서 속에서 개별 국가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가 안보다. 상대의 의도를 확신할 수가 없기에 대신 자신의 국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들은 항상 세력균형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상대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경쟁한다. 특히 경쟁자로 인식되는 국가와는 더 치열하게 경쟁을 한다. 한국에 대한 북한, 미국에 대한 중국이 그러하다.

이렇듯 사드 배치에 대한 논란은 남·북한 간 화해와 협력이 실종되면서 미국·중국 간 세력경쟁 속에서 발아된 지정학의 소산이다. 이를테면, 신중함과 오만함을 모두 보여주는 미국이나 중국은 철저히 자신들의 국익에 따라 세계전략을 짤 것이며, 이들에게 어떤 선의를 기대하는 것은 희망사항(wishful thinking)에 불과하다.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오른쪽)가 16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업무협의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박근혜 정부는 따라서 미·중 간 협력과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냉철함을 잃지 않고 유연한 외교력을 보여주는 전략이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동시에 북핵 미사일 억지 수단이라는 사드가 우리에게는 장미일 수 있지만 이를 잡으려는 사람은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는 사실을 늘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병철 | 평화협력원 비확산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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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3월부터 일방적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하고 정부는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개성공단 사무처를 통해 근로자들의 올해 최저임금을 5.18% 인상하겠다고 일방 통보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으로 개성공단 노동규정을 개정할 때 예견됐던 일이다. 북한은 대북 제재 조치인 5·24조치로 신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그 때문에 수입이 늘지 않자 무리수를 쓴 것으로 관측된다.

남북은 2013년 8월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면서 임금문제를 포함한 공단 운영에 관한 사항은 남북공동운영위원회에서 협의해 해결하도록 합의했다. 그러므로 북한이 임금인상을 원한다면 공동운영위를 개최해 남북 간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그런 절차 없는 일방 통보는 합의를 위반하는 행위이다. 기업들로서는 임금을 조금 올려 주더라도 공장 가동이 멈추는 최악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북한은 이런 기업들의 약점을 이용해 기업을 옥죄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궁지에 몰린 기업들이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그 결과 5·24조치가 철회되기를 바라며 이런 강경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남북간 긴장감이 조성되는 가운데 18일 오전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정기섭 개성공단협회장(가운데)을 포함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_ 연합뉴스


그러나 북한은 2003년 4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시 북한은 개성공단 문제와는 상관없는 일로 북측 근로자를 일방 철수, 가동을 중단했고 그 때문에 남북 모두 피해자가 되었다. 다행히 재가동하면서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합의를 했지만, 북측은 합의 이행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만일 이번 조치로 남북이 다시 대립하고 공단의 정상적 가동이 어려워지는 사태가 재발한다면, 북측 피해가 북한이 생각하는 남측 피해 못지않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동안 북한은 경협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물론 경협이 경협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남북관계, 한반도 주변 정세와도 밀접히 관련된 문제이므로 북한의 소극적 태도만 지적하는 것은 불공정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대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그런 태도는 북한에 불리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북한이 진정 경협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우선 기존 합의를 충실히 이행, 상호 신뢰를 쌓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북한은 남측이 제의한 공동운영위에 즉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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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동유럽이 무너지고 청년들은 실업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때 프랑스의 용병제도는 이들에게 일종의 돌파구였다. 영국 BBC에서 이들을 취재했다. 만일 프랑스와 너희들 조국과 전쟁이 있다면, 총구를 누구로 향할 것인가 물었다. 청년들은 되물었다. 그 질문에 꼭 대답을 해야 되느냐고. 기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들은 자기의 조국을 향해 총구를 돌리겠다고 대답했다.

국가와 민족은 이제 경제적 권력 앞에서 그 의미가 무색해진 지 오래다.

지금 북한 사회에는 시장경제의 싹이 트고 있다. 인민들은 배급경제의 피곤한 기대에서 벗어나 자립경제의 와중에서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발버둥을 쳐야 하는 현실이 힘들다.

경제가 그들의 국방과 사회, 그리고 정치의 이면에 실질적인 권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은 개성공단을 통해 주문자 상표 부착의 형태로 북한의 노동을 활용하고 있다. 저임금에다 소통이 가능한 북한 인력은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되고, 북은 개성공단을 통해 인민들의 일자리와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 이것이 아마도 흔히 얘기하는 ‘윈윈전략’의 일환으로 나아가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호전적이고 시대착오적 전쟁놀이를 무시하면서, 한편으로는 공존과 호혜적 경제활동에 우리가 발을 들여놓은지도 오래다.

한국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이 뚜렷하거나 실질적인 대안을 갖지도 않은 채 그동안 여러 제안을 해온 것을 생각하면 개성공단은 성공적인 남북관계의 시금석이 되는 사업일 수도 있다.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적 대의 앞에서 작고 용이한 영역에서부터 상호협력과 이해를 해나가는 수단은 아마도 정치보다는 경제적 교류의 길이 우선일 것 같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북측의 임금인상 요구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설명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출처 : 경향DB)


그러한 견지에서 제2의, 제3의 개성공단이 건설되어야 함은 분명한 것 같다. 북한은 그동안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용서가 안되는 일들을 벌이고 있지만, 한발 물러서 동북아 역내에서의 한반도 입지를 고려할 때, 우리의 민족적 이해를 찾아가는 차원에서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운명적 한반도인들의 지혜가 필요한 때라 여겨진다.

결코 신뢰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규정하고 우리들은 착시에 의한 오해와 편견이 아닌, 진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물러나 미래지향적이고 대국적 견지에서 용서하는 자세는 어떨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 총리는, 용서는 하나 잊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 비극적 역사를 잊지 않고 힘들고 지친 현실을 극복한 유태인들의 오늘은, 비록 그들이 갑의 오류를 때로 저지를지라도, 일단은 평가받고 있다.

정치를 떠나, 우선 남북한이 경제의 영역에서 상호 대폭적인 협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이 물적 유통의 시간과 공간적 이동의 자리로 보일지라도, 그곳에는 항상 인적교류가 필수적으로 자리하게 된다.

북한지역에 남한의 기업과 기술, 그리고 자본이 서서히 흘러들 때, 그것은 절반의 성공으로, 통일의 길로 진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이후는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한반도인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진환 | 방송대 강원지역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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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령 부가 그제 미군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 내 부지 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그간의 ‘전략적 모호’ 입장을 철회한 것이어서 사드 배치를 공론화하겠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이후 새누리당의 사드 문제 공론화 주장 등 한국 내 분위기 변화에 편승해보겠다는 계산인 듯하다. 미군의 입장 변화는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 성격을 띤다. 정부는 미국의 요구와 중국의 반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전략적 모호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이제 입장 표명을 강요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미국은 북한 핵 미사일 요격을 위해 사드의 한국 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사드는 군사적으로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은 무기다. 더구나 북한 미사일은 고고도 미사일이 아니다. 설사 그런 미사일을 북한이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실전 배치된 기존 미사일로도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더구나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할 만큼 핵무기의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증거도 아직 없다. 이러니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중국 측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드의 레이더만 해도 미국은 중국 탐지가 가능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기존 레이더를 제쳐두고 사드 레이더를 새로 배치할 이유가 없다. 1개 포대당 수조원을 넘나드는 사드의 천문학적 설치비용도 큰 문제다.

사드 관련 이미지 (출처 : 경향DB)


정부는 미국에서 사드 배치 움직임이 나왔을 때 반대 의사를 밝혔어야 했다. 사드는 무엇보다 한반도를 한·미·일과 북·중·러 두 개 삼각 군사동맹의 각축장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반하는 구도다. 한·중 경제협력에서의 손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정부가 공언해온 대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위해서라도 미·중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노’라고 말해야 한다.

사드 배치에 관한 한·미 간 이해 충돌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미군이 불쑥 청와대와 엇갈리는 행태를 보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불과 하루 전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요청을 받지도, 협의한 적도, 아무것도 결정된 것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간 이견이 이런 식으로 돌출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외교 사안을 공론화하겠다는 새누리당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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