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북한의 실세라고 불리는 3인의 고위급 인사가 남한을 방문했을 때 일시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었다. 당시 남북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갖자는 데 합의했고 지난 15일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서는 남측이 이달 30일 접촉을 갖자는 제안도 했다. 그러나 남과 북 모두 대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북한 고위급 인사 3인이 남한을 방문한 지 사흘 만인 지난 7일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북 함정 간 조준 사격을 하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 다시 사흘 뒤 북한은 파주 연천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다고 고사포를 쏘았다. 북 경비정 월선은 의도치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고사포 발사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도발이었다. 지난 18일에는 북한군이 강원도 철원군에서, 19일에는 파주 지역에서 군사분계선에 접근해 총격 사태가 발생했다. 북측의 군사분계선 접근과 남측의 경고 사격이 흔한 일이라고 하지만, 파주에서 북한군이 남측 비무장지대 초소를 향해 조준 사격한 것은 의도적인 도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일 남북간 교전이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북한의 위험한 행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정부의 태도 역시 도발적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NLL 무력 충돌 다음날 “북한이 최근 도발과 유화적인 모습 등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을 직접 비판했다. 지난 17일, 18일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는 북핵 문제와 북한 인권을 싸잡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국제회의를 북한을 고발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로 작정한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연 이틀 같은 발언을 되풀이하면서 북한을 자극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남과 북은 이렇게 상대를 공격하고 자극하며 대화 분위기를 깨면서도 대화론 자체는 거두어들이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운 좋게 대화를 한다 해도 대화를 위한 대화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오랜 남북관계 악화로 단기간 대화의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남북 모두 대화를 내세우면서 대화와는 반대의 길로 가고 있으니 성과 없는 대화를 예상하면서 대화 이후 책임 전가의 명분을 미리 찾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 남북은 정말 대화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대화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첫출발은 남과 북 모두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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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산하 통일준비위원회는 그제 2차 회의를 열고 남북협력 사업, 통일 구상을 논의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복합 농촌 단지 사업, 비료지원,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부엌 개조, 마을 도로 정비 등 민생 인프라 사업을 거론했다.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 공원을 위해 기초 설계 작업, 주변 지역 도로 정비 등 연계 발전 계획을 추진해서 북한도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점도 밝혔다. 통일준비위는 북한에 10년간 100만호 주택을 짓는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회의 장면은 마치 1960, 70년대 남한의 주택 개량을 포함한 개발사업을 논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통령이 관련 부처 장관들을 불러 계획을 확정하면 관료들이 알아서 집행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일상적 회의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물론 이 회의가 북한과의 협력에 필요한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문제는 현실이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데 있다. 지금 북한과 그런 수준의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건 꿈도 꾸기 어렵다. 이런 구상들은 박 대통령이 발표한 드레스덴 구상에도 일부 포함되기는 했지만 북한은 이미 흡수통일을 위한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개발사업이지만 북한 없이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대화와 협력의 상대, 궁극적으로 통일의 한 주체인 북한이 빠진 이런 통일 준비라면 통일의 희망을 구현할 수 없다. 북한에 흡수통일을 준비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 말고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흡수통일을 전제로 한 통일준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을 새겨듣지 않고 있다.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남한이 북한을 접수할 대상이 아니라 통일의 주체로 여긴다면, 그걸 증명해 보일 방법이 있다. 5·24 대북 제재 조치 철회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 교류와 협력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통일준비위에 이런저런 당부와 지침을 내릴 때가 아니다. 그 반대로 통일준비위가 대북정책이 통일의 방향과 맞는지 점검하고 수정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대규모 회의를 열어 통일 이후 북한 복지·연금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왜 공허해 보이는지 진지하게 숙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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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북 전단을 막는다고 고사포를 쏘는 행위는 대남 도발로 간주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도 북측은 ‘기구소멸 전투’라며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가 있다면 그런 도발은 중단해야 한다. 북측은 남측이 원인 제공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어떤 주장도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불러오는 결과를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북한은 문명사회에 통용되는 정상적인 절차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합리성을 배워야 한다.

일부 단체도 전단 살포로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겠다는 목표가 과연 합리적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비방하고 증오 표현을 담은 전단이 바람직한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은 적다. 오히려 그 반대의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대북 전단 살포는 대남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해 남북 간 대결을 낳고 긴장을 조성한다. 그 결과, 북한을 더욱 완고한 체제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게다가 연천군 주민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자기주장은 자제해야 한다. 그건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미덕이다.

유엔 군사정전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경기 연천군 중면사무소를 방문해 지난 10일 북한 지역에서 대북전단을 향해 발사한 고사총 탄두가 떨어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_ 연합뉴스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일부 탈북자 단체에 맡겨 놓아도 좋은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해당 단체가 신중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는 모호한 입장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군사분계선 인근 거주자가 처한 위험을 예방하는 데 지나치게 미온적이다. 연천 주민들이 전단 살포 장소 입구를 트랙터로 막는 자구책에 나선 것은 소극적인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남북한 양측에서 정부가 전단 살포를 방치하고 나아가 묵인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한은 남측 정부가 “적극 부추기기까지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측에서도 역시 정부가 마치 제3자인 양 지켜보기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남북 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을 뿐 그걸 무산시킬 수 있는 전단 살포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부작위는 자칫 전단 살포를 계속해도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정부는 전단 살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하는 행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는 군사분계선 인근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 조치의 성격도 있다. 정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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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북한이 우리측 탈북자단체들이 보낸 대북전단지 수송기구를 향해 고사총을 발사했다고 한다. 이에 우리 군은 대응사격을 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또 대응사격을 했다. 이와 관련해서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서는 이번 북한의 행태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문제의 발생에 대한 원인과 진단에 오해와 편견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북을 편들려고 하느냐’고 따져 물을 분들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나, 그래도 사안을 바로 보아야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나오고, 나아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행동이나 언어는 액면 그대로 보아서는 안되며,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를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것이 지난 10년 가까이 수없이 많은 북측 인사들과의 만남 가운데 필자가 경험하고 느낀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야 표현의 자유라는, 더욱이 탈북민들의 북한의 자유화를 위한 간절한 소망, 열정을 생각하면 이해 못할 바도 없지 않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상대가 있는 법이다. 북한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대북 전단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해 오면서, 그들의 불편한 심정을 토로해 왔다.

더욱이 제2차 고위급 회담이 예정된 상황에서 전단을 또 살포했으니 이번과 같은 반응은 이미 예견할 수 있었다. (그래도 저들이 아직도 고위급 회담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되지만, 만약 대북 전단을 보낸 통일전망대로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한번 생각해보라….)

만약 불교 신자나 기독교인들 앞에서 석가모니나 예수를 원색적으로 비난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마찬가지다. 북한 입장에선 존엄(백두혈통)에 대한 비난은 불경죄요, 그들 존재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2004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시 우리 측 행사요원이 금강산 치마바위에 새겨진 ‘천출명장(天出名將) 김정일 장군’이란 문구를 가지고 농담을 하다가 행사가 중단되는 등 호되게 혼이 났던 기억이 있다. ‘천출’은 ‘천한 출신’이라 사전에 설명되어 있다고 농담을 한 것이다. 우리에겐 농담이지만 그들에겐 불경죄라는 문화의 커다란 간극을 발견한 사건이었다.

백두혈통은 마치 조선 왕조 시절 왕에 비유되는 존재다. 유기체의 뇌수(머리)와 같은 존재로서 모든 인민들(각 지체)의 삶을 책임지는 종교적인 의미를 갖는 그런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의 존재감을 무시하면서 어떻게 대화가 가능하겠는가. 표현의 자유는 우리 체제 내의 문제이지 다른 체제(북한은 유엔에 가입한 국가다)에 대해 주장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중국을 향해 전단을 살포해도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방관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10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사무소에서 북한이 남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전단을 향해 발사한 고사총탄이 떨어져 파인 자국이 보인다. _ 연합뉴스


이제는 과거 1960~1970년대와는 남북의 상황이 너무도 많이 변했다. 국민소득이 80배 정도 차이가 난다.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지 않는가. 그냥 끌어안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전하면서 저들 스스로가 변하도록 배려함은 어떨까.

사실 북한은 인권이 무엇인지, 민(民)이 주(主)가 되는 사회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빈번한 우리들과의 만남 속에 하나씩 하나씩 배워 가야 함이 지금 북한의 사정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번 북한과 우리 자신들을 냉정하게 성찰했으면 한다. 더욱이 이달 말 개최 예정인 제2차 고위급 회담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준비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이성원 | 한라대 북한경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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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륙은 매우 넓다. 전 세계 인구의 60%가 아시아에 분포돼 있고 인구도 많다. 그런데 전 세계 장애인의 65%가 아시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에는 왜 이렇게 장애인이 많은 걸까? 그것은 아시아에 저개발국가가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 장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장애를 뛰어넘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장애인 인권과 복지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축제가 오는 18일 인천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41개국에서 6000여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인 것도 자랑할 만하지만, 그보다 북한이 처음으로 국제장애인체육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그동안 북한은 장애인아시안게임은 물론 장애인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북한에는 장애인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북한이 인천대회에 육상 등 4개 종목에서 9명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파격적이다. 이제 북한도 자기네는 장애인이 없다고 더 이상 우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북한 장애인선수단을 이끌고 오기로 돼있던 리분희 서기장은 조선장애인체육협회 회장이다. 장애인체육협회가 있는 걸 보면 북한에도 장애인복지가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

리분희 회장은 23년 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 선수와 남북한 단일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 온국민의 마음을 벅차게 했었다. 그런 사연을 갖고 있는 북한 탁구의 여제가 장애인 부모라는 것이 알려져 또 한번 가슴에 애잔함을 주었다. 리분희 회장의 아들이 뇌성마비장애를 갖고 있다고 한다. 베일에 가려져있던 북한의 장애인이 대한민국을 처음 방문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떠나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다. 남북한 장애인의 교류야말로 가장 순수한 소통이다. 그러기에 인천에 오는 북한 장애인 선수들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함성에 진정성이 느껴졌었는데, 장애인 선수들에게는 그 두배의 응원으로 사기를 북돋아주었으면 한다.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막을 앞둔 9일 경기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 수영장에서 임우근(오른쪽)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하지만 북한 장애인을 동정적인 시각으로 대해서는 안된다. 처음 보니까 신기해서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쳐다본다면 북한 장애인에게 큰 상처가 될 것이다. 처음으로 찾아오는 손님이니만큼 편안하게 즐기다가 돌아가게 해서 남북한 장애인만이라도 조건 없이 교류하며 소통할 수 있는 물꼬를 터야 한다.

장애인아시안게임은 1975년에 일본이 처음으로 창설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아시안게임을 개최한 것은 2002년이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때는 장애인아시안게임을 동반 개최할 환경이 마련되지 않아 인도네시아에 주최권을 내줄 만큼 30여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는 열악했다. 과학과 복지가 발달한 현대에도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주최할 수 있는 나라는 몇몇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이제 두 번째로 개최하고 있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천은 장애인아시안게임 유치를 달가워하지 않았고 마지못해 받아들였다는 것은 장애인 체육계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안고 시작하는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방법은 국민적 관심밖에 없다. 장애인 경기는 관람석이 텅 비어 쓸쓸하기 짝이 없는데 이번만큼은 무조건 가서 박수를 쳐주자. 각 언론에서 경기를 중계해 전국 어디에서나 장애인 선수들의 도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의 캐치프레이즈 ‘열정의 물결, 이제 시작이다’처럼 아시아 장애인들의 열정의 물결이 인천에서 시작되었다. 그 물결을 남북한 장애인들이 손을 잡고 이끌어가서 통일이라는 대박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방귀희 | 솟대문학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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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의 남한 방문은 남북관계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외였고 놀라운 일이었다. 3인의 방문 이틀 전까지만 해도 남북이 상대를 자극하는 언사를 동원해 공방전을 펼쳤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이는 3인이 방문하고 이를 환영할 관계가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로 넘어와서도 남북관계 단절이 계속되었을 만큼 남북은 불신을 쌓는 오랜 시간을 보냈고 그만큼 남북관계의 토대도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 바로 그 때문에 3인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장담하는 일이 쉽지 않다. 3인의 방문 한번에 불신이 해소되고 관계가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주말의 갑작스러운 전환만큼 언제라도 다시 대결 국면으로 복원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남북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돌발 변수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전히 남북관계를 지배하는 이명박 정부 초기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이 좋은 예이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런 우발적 사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노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그건 변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발적 사건 하나로 파탄 나는 남북관계가 아니라, 우발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속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왼쪽)과 김양건 북한 대남담당 비서가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 경향DB)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10월 말 혹은 11월 초로 예정된 2차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성과를 내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지속성 있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대화 통로는 고위급 접촉으로 할 수도 있고 남북 장관급회담 복원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마침 북한이 3인 방문 이후 대남 비방을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3인의 방문 전까지만 해도 북한 인권 문제로 대북 공세를 취할 듯하던 박근혜 대통령도 대북비판 없이 3인의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고위급 접촉이 단발성 대화에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의 정례화”로 발전하기를 희망했다. 정부가 이번 불씨를 살려 일상적 대화가 가능한 관계로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과 북 모두 상대를 배려하는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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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 대표단이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한 달째 공식 석상에 보이지 않고, 우리 측의 고위급 접촉 제의에 묵묵부답이던 상황에서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방한은 큰 관심거리였다.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은 김정은 정권 최고 실세 3인방으로 꼽힌다. 이들의 방한은 단순히 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들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류길재 통일부 장관과의 오찬, 정홍원 총리와의 회동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 최고위급 실세들의 방한은 친서에 갈음하는 메시지를 가지면서 남북관계에서 모종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듯하다.

북한 실세 3인방의 방한은 각각의 역할을 가진 듯하다. 황병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총정치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김정은 제1위원장의 따뜻한 인사말을 전했다. 무엇에 대한 인사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따뜻한 인사말”은 고맙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박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 간에는 일면식도 없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우리의 대북지원과 협력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접적인 감사 표시를 이끄는 데 상당한 노력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우리 대통령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겸 당비서는 북한 선수단에 대한 격려의 역할을 한 듯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교육과 체육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월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12년 교육의무제의 전면적 실시를 채택했다.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당적·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에는 당·정·군의 최고 실세들을 부위원장과 위원으로 포진시켰다. 김 제1위원장이 교육과 체육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젊은 지도자와 미래 지지세력들이 함께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는 듯하다. 김양건 대남비서는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정은 정권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 대외관계 안정화가 필요하다. 미국은 선 남북관계, 후 북·미관계를 강조한다. 중국은 6자회담에 앞서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한다. 북한은 대미관계 개선과 대중관계 복원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에 시동을 건 듯하다. 남과 북은 이번 고위급 오찬 간담회에서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한다는 데 합의했다.

김양건 북한 대남담당 비서(왼쪽)가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황우여 교육부 장관(오른쪽),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 경향DB)


북한 실세 3인방의 이례적인 방한은 외형상으로는 북한 선수단에 대한 격려지만, 실제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면서 남북관계 및 한반도 문제를 북한 측이 주도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듯하다. 박 대통령도 북한 실세 3인방이 요청한다면 만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대통령은 북한의 보편적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책무다. 박 대통령과 북한 실세 3인방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유연성은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박 대통령의 유연성이 지속된다면 남북정상회담도 그리 머지않을 듯하다.

남과 북은 제2차 고위급 접촉을 하기로 합의했다. 역사적 경험을 되돌아보면 남북 간의 합의가 이행되지 않은 사례들이 많다. 합의 불이행의 근원은 남북 당국 간 불신이다. 제2차 고위급 접촉을 하기까지 남과 북의 당국자들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고위급 접촉을 하더라도 남북관계 제반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한방에 해결하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로 접근한다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제2차 고위급 접촉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관광 재개, 우리 측의 통일부와 북측의 통전부가 중심이 되는 장관급 회담 복원에 합의하기를 기대한다.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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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위급 인사 3인의 인천 방문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등 핵심 실세로 구성된 북측 대표단은 그제 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명분으로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해 12시간 동안 머물렀다. 북측 대표단은 정부와 정치권 인사를 두루 만나 대화 복원 등 남북관계 개선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구체적으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10월 말에서 11월 초, 남측이 원하는 시기에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 8월 정부가 제안한 2차 고위급 접촉을 거부했던 북한이 대화의 돌파구를 연 방식은 파격적이다. 권력 실세들을 한꺼번에, 그것도 스포츠나 대남전략과 무관한 군부 총책임자까지 내려보냈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서는 가져오지 않았고 박근혜 대통령 예방도 사양했다. 실질적인 합의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는 전통문으로 알려도 되는 내용이다. 북한이 이처럼 파격적 방법으로 고위급 접촉 재개를 시도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로서도 나쁠 게 없다. 어떻게든 남북이 대화의 물꼬를 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남북 고위급 회담장 모습 (출처 : 경향DB)


남북은 2차 고위급 접촉 개최에 필요한 세부 사항은 실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2차 회담이라고 한 것이 앞으로 남북 간 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이라는 북측의 설명도 있었다.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살리려면 양측이 상호 존중하고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를테면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에서 남북 양측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화의 불씨를 애써 마련해놓고도 번번이 찬물을 끼얹는 적대행위와 상호 비방도 자제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교착상태의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호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변화만 기다리던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5·24 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대북전단 살포 중단 등 북한이 원하는 현안에 대한 입장 재정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남북 모두 진정성과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계속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내년 광복 70년을 역사 앞에 부끄럽게 맞지 않도록 남북관계 복원에 전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남북은 고위급 접촉 등 각급 대화와 교류를 통해 실질적 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기 바란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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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문제에 관해 많은 언급을 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북핵이 한반도·동북아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북한이 핵포기 결단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북아를 넘어 유라시아로 교통망, 에너지망을 연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남북간 환경·민생·문화의 통로를 만들자는 제안을 설명했고, 비무장지대에 세계생태평화 공원을 세우는 데 유엔이 앞장서 줄 것도 당부했다.

이는 원칙적으로 옳은 말이다. 바람직한 상태에 관한 언급, 당위론을 설파한 것이기에 발언 자체는 시비할 것이 없다. 그러나 왠지 공허하게 들린다. 어떤 실천성도 담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북핵 문제를 보자. 북한은 4차 핵실험까지 경고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대화하지 않겠다며 북핵을 방치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박 대통령은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고 유인할지 고민하기보다 국제사회에 고발하는 데 열중하고 있는 셈이다.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 북한이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북한인권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남북관계 차원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_ 연합뉴스


북한을 국제무대에서 이렇게 공격하면서 남북대화가 잘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찬 때 “남북한이 만나 현안 과제들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물론 유라시아 교통망, 남북간 환경·민생·문화 통로, 비무장지대 공원 모두 남북이 관계를 개선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특히 비무장지대 공원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걸 유엔이 해결해 달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비난하고 남북대화에 별 성의도 보이지 않으면서 대화로만 풀 수 있는 공허한 구상들을 나열하는 건 이중적 태도이다. 박 대통령이 반 총장에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5·24 대북 제재 조치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차단한 채 예외적으로 소규모 지원만 하고 있다. 인도적 지원 운운은 거짓말에 가까운 발언이다. 국제 여론을 상대로 대화론의 명분은 챙기면서 반북 선전전을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었다면 삼가길 바란다. 남북 문제는 남의 일도, 국제사회가 대신 해줄 일도 아니다. 박 대통령 자신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더 이상 피하지 않기 바란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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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문제가 점차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 사회의 폐쇄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인권 침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탈북자 등을 통해 인권 침해의 실상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당면 과제로 여기고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잘 반영되어 있다. 조사위원회는 북한 인권 침해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자행된 범죄행위라고 규정하고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도록 유엔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달 하순 유엔 총회 기간 한·미 양국 정부와 유엔 인권 최고 대표 사무소는 각국 외교장관을 초청해 조사위 보고서를 재조명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유엔 총회 때 북한 인권 결의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마이클 커비 북한인권조사위원장(가운데)이 북한 인권문제를 논의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이렇게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주목할 만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지난 13일 북한 주민 인권을 잘 보장하고 있다는 내용의 ‘조선인권연구협회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이는 외부세계의 인권 개선 요구에 맞받아치기만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대응이다. 유럽을 순방 중인 강석주 노동당 국제비서가 유럽연합 인권특별 대사와 만난 것도 이례적이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보고서를 통해 “공화국은 인권대화를 반대한 적이 없으며 진정으로 인권 문제에 관심 있는 나라들과 마주앉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협력하자는 것”이라고 한 점이다. 북한은 유럽연합과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인권대화를 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북·유럽연합 간 인권대화 재개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 인권 문제로 외부세계와 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이 계기를 잘 살려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스로 개선하는 것이다. 외부 압력은 북한이 대북 적대수단으로 인식하는 순간 인권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병행하면서 인권 개선이 북한을 흔들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통한 압력 못지않게 대화를 통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권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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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 간 환경·민생·문화 분야 협력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의 제안은 남북 협력의 당위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지만, 남북관계 현실을 고려하면 매우 공허한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는 단절되어 있다. 새로운 사업, 행사를 할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10월 평창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남북관계를 복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국제회의를 한다며 평창에 올 리가 없다.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 회복에 정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위협을 가하면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 “국제사회 고립이 계속되고 스스로의 손발을 묶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등 여전히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지난 11일 정부의 남북 고위급 접촉 제의와 어울리지 않는 혼란스러운 대북 메시지다.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를 맞아 북측 대표가 기념조화를 전달하였다. 그 후 진행된 남북대화의 장. (출처 : 경향DB)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예상대로 곱지 않았다. 북한은 어제 노동신문을 통해 “북남관계 문제에 대한 똑똑한 해결책은 없고, 실속이 없는 겉치레, 책임 전가로 일관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선제타격을 노린 위험천만한 핵전쟁 연습”이라고 공격했다. 이같이 남북 간 서로 비난하고 초점이 다른 제의와 주장을 하는 것을 보면 관계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남과 북 모두 최근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대화론을 잘 살려 실제 대화를 성사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가 좀 더 현실적이고 진지한 자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북한도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북한은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계기로 남북 간 화해와 단합을 이루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북한은 화해의 계기가 될 수 있는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제의에 대해 일주일째 반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바라는 것이 5·24 조치 해제라면 대남 적대행위와 대남 비방을 통해서가 아니라 남측과 대화를 해서 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고위급 접촉은 당초 북한이 원했던 대화 방식이기도 하다. 피할 이유가 없다. 지금 우선할 일은 공허한 제의나 상호 비방이 아니라 서로 적대감을 내려놓고 대화하는 것이다. 올해 남북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광복 70년을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맞이할 수 있다.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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