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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특파원 칼럼16

중국의 70년 묵은 ‘난방 38선’ “겨울마다 이불 밖은 전부 ‘머나먼 곳’이 되고, 손에 닿지 않는 곳은 타향이며, 화장실까지 가는 것은 땅끝으로 출장 가는 것과도 같다.” 중국 유명 앵커 주광추안이 3년 전 한 말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시 화제가 된 것은 최근 북극발 최강한파가 기승을 부린 탓이다. 베이징 최저 기온은 지난 7일 영하 19.6도까지 내려가 55년 만의 강추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하의 강추위를 겪는 베이징 같은 북방보다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는 남방 추위가 훨씬 더 큰 문제다. 남방의 주택과 빌딩에는 난방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난방분계선은 친링산맥과 화이허 지역인 북위 33도 인근을 기준으로 한다. ‘난방 38선’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난방 38선’은 사실상 구소련이 그었다. 중국은 건국 초기.. 2021. 1. 13.
[특파원 칼럼]바이든 ‘기후변화 정치’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표 정책이 ‘반이민’이었다면, 내년 1월20일 취임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기후변화 대응’에 그런 의미가 주어질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에게 기후변화 대응은 단순히 환경 정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경제 회복,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시절 땅에 떨어진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재건한다는 계획의 핵심에 기후변화 대응이 자리 잡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2035년까지 미국의 전력 발전 부분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고, 2050년까지 배출량만큼 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실질적인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석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도로·상하수도·전력망 등 기존 인프라 개·보수, 에너지 절약형 건물.. 2020. 12. 30.
[특파원 칼럼]바이든의 시간, 김정은의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패배 인정 거부로 어정쩡한 상태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로의 정권 이양은 진행 중이다. 백악관과 외교안보팀, 경제팀 핵심 요직 인선이 속속 발표됐다. 세계 여느 국가 못지않게 미국 대선 결과 및 바이든 당선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북한은 무반응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브로맨스’를 나눴던 트럼프 대통령 퇴장은 북한에 새로운 도전이다. 바이든 당선자와 그의 참모들이 품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접근법은 비교적 소상히 알려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북한 이슈’가 워낙 큰 현안이었기에 입장을 밝힐 기회가 많았다. 일단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대북 외교에 비판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통해 정권의 정통성 부여 등 북한.. 2020. 12. 2.
[특파원 칼럼]‘아카이빙 민주주의’의 단면 ‘미디어 정치’는 정치인들이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지지를 획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디어의 발달과 변화가 정치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보편화는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전통 미디어에 기대지 않고 시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시민 입장에서도 인터넷은 정치인에게 지지·반대·압력을 보낼 수 있는 통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를 지명하고 공화당이 인준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아카이빙 민주주의 시대의 단면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 전 대법관이 별세한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후임 대법관 후보자 지명을 예고했다. 그리고 며칠 뒤 에이미 코니 배럿 제7.. 2020. 10. 7.
[특파원 칼럼]가난 물려받은 ‘싼허청년’ 중국의 싼허(三和)청년들은 하루 일해서 번 돈으로 사흘간 논다. 싼허청년은 선전시 싼허인력시장에 모이는 20∼30대 농민공을 뜻한다. 인력시장에서 택배배달, 경비, 건설노동 등 일용직을 구한다. 매일 출근을 싫어하기 때문에 월급 주는 직장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싼허청년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중국의 사회 문제가 수십년간 얽히고설키면서 탄생한 ‘괴물’이라는 정체가 드러난다. 톈야라는 작가가 6개월간 싼허청년과 합숙하면서 쓴 에 따르면 이들은 착취와 압박, 차별 때문에 정규직을 갖기 싫어한다. 개혁·개방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공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와 차별은 심각했다.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으면서 하루 12시간씩 공장에서 일했다. 공장이 제공한 숙소에서 사는 이들에게 출퇴근 경계도 모호했고 개인.. 2020. 9. 23.
[특파원 칼럼]항일과 투쟁 제2차 상하이사변 막바지인 1937년 10월. 상하이의 ‘사행창고(四行倉庫)’는 항일 전투 최후의 보루였다. 4개 은행이 공동으로 세웠다는 뜻의 이 6층짜리 창고는 강을 사이에 두고 영국이 통치하는 국제조계지와 마주하고 있다. 국민당 군대인 국민혁명군 제88사단 524연대를 이끌던 셰진위안과 400여명의 소속 군인들은 4일간 일본군의 10여 차례의 무차별 공격을 몸으로 막아냈다. 장비와 병력 수로는 열세였지만, 몸에 폭탄을 설치하고 적군에게 뛰어드는 희생으로 사행창고를 지켜냈다. 당시 일본군 희생자는 200명이 넘었으나 중국 측 희생자는 10여명에 불과했다. 외부에는 일부러 실제보다 많은 “800명의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고 알린 데서 유래해 ‘800명의 용사들’로 불린다. 이 사행창고 전투를 담은 영화.. 2020. 8. 26.
[특파원 칼럼]코로나19와 미·중 신냉전 코로나19의 등장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이지만 중국에서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병했고,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기막힌 역사의 우연으로 기록될 것이다. 21세기 양대 초강대국으로 자리 잡은 미국과 중국이 협력의 시대를 끝내고 경쟁과 갈등의 시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관계를 급속히 악화시키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미·중 경쟁을 두고 ‘신냉전’이라는 용어가 종종 동원됐지만 동조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사회적·경제적으로 사실상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존재론적 경쟁’을 벌였던 20세기 미국과 소련의 관계에 비해 미·중은 너무 깊숙이 연결돼 있고,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양분됐던 냉전 시절에 비해 전 세계도 훨씬 더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정은 달라졌다. 코로나1.. 2020. 8. 12.
[특파원 칼럼]미국의 ‘개학 준비법’ 이틀 남았다. 미국 수도 워싱턴과 인접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 산하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9월 초 시작되는 새 학년 새 학기에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받을지 선택하기 위해 남은 시간이다. 주 이틀 학교 등교 수업 또는 주 나흘 온라인 수업 중에서 골라야 한다. 한번 선택하면 학년을 마칠 때까지 1년간 바꿀 수 없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자니 코로나19가 걱정이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듣게 하자니 학업과 스트레스가 걱정이다. 페어팩스의 개학 방안이 지난주 미국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학교가 정상적으로 개학해야 한다고 주지사들을 압박하고 나서자,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이 페어팩스를 콕 집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디보스 장관은 모든 학교는.. 2020. 7. 15.
[특파원칼럼]트럼프의 ‘비핵화 프로세스’ 북·미 비핵화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20년 전의 ‘페리 프로세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98년 북한이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하자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을 대북정책조정관으로 임명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도록 했다. 페리 전 장관은 1999년 10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제거하면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등 “북한에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단계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북·미 관계는 마치 페리 프로세스가 추진되던 20년 전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 2000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조명록 국방위 부위원장이 사상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대통령과 .. 2019.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