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특파원 칼럼' 카테고리의 글 목록
본문 바로가기

경향 국제칼럼/특파원 칼럼23

홍콩은 어디로 가고 있나 “언론계에 몸담은 30여년 동안 지난해 상황은 최악이었고,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크리스 융 홍콩기자협회장이 지난 3일 ‘세계 언론자유의날’을 맞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언론인 36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해 홍콩 언론자유지수는 32.1을 기록했다. 2013년 연례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2019년 조사 때보다 4.1포인트 낮아졌고 2013년(42.0)과 비교하면 10포인트나 추락했다. 정보 접근성과 언론의 감시자 역할, 매체의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점수다. 조사에 응답한 언론인 중 91%는 홍콩의 언론자유가 1년 전보다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5%는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근원이 홍콩 정부라고 봤다. 69%는 중국 정부 관리들이 ‘일국양.. 2021. 5. 6.
바이든의 ‘루스벨트 되기’ ‘조 바이든은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의 반열에 오를 것인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이 다가오면서 미국 호사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때이른 질문이다. 루스벨트는 12년 임기 중 대공황과 2차 대전이라는 ‘내우외환’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지도자다. 워싱턴 백악관 맞은편 벚꽃으로 유명한 ‘타이달 베이슨’에 있는 루스벨트 기념비에 가보면 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깊은 존경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루스벨트에 비유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역사학자 존 미첨이다. 미첨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사 작성에 관여했으며, 지난 3월 백악관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역사학자들의 비공개 회동도 주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와 경기침체, .. 2021. 4. 21.
시험대에 선 한국 외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 2개월이 지나면서 대외정책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처한 위협과 대처 방식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적지 않은 견해차를 보이지만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에 대한 경각심만큼은 공유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잠정 지침’에서 중국을 “경제, 외교, 군사, 기술력을 결합해 안정되고 열린 국제 체제에 지속적으로 도전할 잠재력을 지닌 유일한 경쟁자”라고 규정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당파성과 세계관 차이,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평생 정치인으로 살아온 바이든 대통령의 이력 및 성격 차이가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보다는 크지 않은 것이다. ‘인도·태평양’이라는 전략 개념으로 중국과의 경쟁에 접근하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와.. 2021. 3. 24.
만리방화벽과 통제사회 베이징에 온 지 한 달. 3주 격리를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지 열흘이 지났다. 모든 게 낯선 환경이지만 특히나 적응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인터넷 속도다. ‘빛의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의 인터넷 환경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며칠 속을 끓이다 무선공유기를 새것으로 바꾸고 나서야 그나마 조금은 안정적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속도가 아니었다. 중국에 왔음을 가장 실감케 한 건 말로만 듣던 ‘만리방화벽’의 위력이다. 해외 사이트 등을 차단하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을 거대한 만리장성에 빗대 부르는 말이 만리방화벽이다.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쓰던 인터넷 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무용지물이 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서.. 2021. 3. 10.
친일 교수와 ‘위안부 음모론’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워싱턴정대위)는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내걸고 미국에서 가장 먼저 결성된 민간단체 중 하나다.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이듬해인 1992년 유엔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 위한 황금주 할머니의 미국 방문 지원, 워싱턴 한인교회 증언 행사 개최 등이 이 단체의 출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워싱턴정대위는 28년에 걸친 미국 내 위안부 운동의 역사와 성과, 의미를 집대성한 영문 책자 발간을 알리면서 영문 자료 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위안부운동단체의 영문 책자 발간이 단순히 단체의 역사를 정리하는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태평양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 논문 파문을 보면서 새삼 깨달았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 2021. 2. 24.
누가 중국을 알 수 있는가 랴오닝성 다롄의 한 공장에 다니던 샤오빈의 운명이 갈린 것은 1989년 베이징 출장이었다. 그는 중국 당국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탱크로 진압한 6월4일 베이징에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거리에서 만난 ABC 방송국 기자에게 “무고한 2만명의 시민이 죽임을 당했다”고 말하면서 분노했다. 샤오빈이 외신 매체와 인터뷰한 결과는 참혹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샤오빈의 ABC 인터뷰 장면을 보도하면서 ‘유언비어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보도는 흡사 범죄자 현상수배 같았다. 샤오빈은 동료 2명의 신고로 다롄에서 체포됐고, TV에서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체포 한 달 만에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죄목은 ‘반혁명선전선동죄’였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학생지도자 왕단도 이보.. 2021. 2. 10.
미 대북정책 ‘트럼프의 유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2월15일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번째 만남인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었다. 그는 취임 직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대로 백악관을 방문해 집무실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큰 문제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단연코 북한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토록 큰 문제를 자신이 해결했다고 자랑하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 후임자 취임식마저 불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관해 직접 조언했을 리는 만무해 보인다. 그의 조언이 있었든 없었든 북핵 문제가 미국의 당면 현안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다만 취임 일주일이 지난 지금 바이든 대통령의 머릿속에 북한 문제가 차지하.. 2021. 1. 27.
중국의 70년 묵은 ‘난방 38선’ “겨울마다 이불 밖은 전부 ‘머나먼 곳’이 되고, 손에 닿지 않는 곳은 타향이며, 화장실까지 가는 것은 땅끝으로 출장 가는 것과도 같다.” 중국 유명 앵커 주광추안이 3년 전 한 말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시 화제가 된 것은 최근 북극발 최강한파가 기승을 부린 탓이다. 베이징 최저 기온은 지난 7일 영하 19.6도까지 내려가 55년 만의 강추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하의 강추위를 겪는 베이징 같은 북방보다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는 남방 추위가 훨씬 더 큰 문제다. 남방의 주택과 빌딩에는 난방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난방분계선은 친링산맥과 화이허 지역인 북위 33도 인근을 기준으로 한다. ‘난방 38선’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난방 38선’은 사실상 구소련이 그었다. 중국은 건국 초기.. 2021. 1. 13.
[특파원 칼럼]바이든 ‘기후변화 정치’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표 정책이 ‘반이민’이었다면, 내년 1월20일 취임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기후변화 대응’에 그런 의미가 주어질 것이다. 바이든 당선자에게 기후변화 대응은 단순히 환경 정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경제 회복,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시절 땅에 떨어진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재건한다는 계획의 핵심에 기후변화 대응이 자리 잡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2035년까지 미국의 전력 발전 부분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고, 2050년까지 배출량만큼 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실질적인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화석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도로·상하수도·전력망 등 기존 인프라 개·보수, 에너지 절약형 건물.. 2020.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