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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특파원 칼럼43

‘양날의 칼’이 된 제로 코로나 “거대한 노력으로 코로나19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 방역 투쟁은 중국의 정신과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2020년 9월 중국은 방역 표창대회를 열고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를 선언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한창 팬데믹에 시름하던 때였다. 시진핑 주석은 방역 유공자들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하며 “코로나19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성과는 중국 공산당과 사회주의 제도의 우수성을 보여줬다”고 자찬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는 나라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해 중국은 2.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중국의 방역 정책은 이후에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지난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 2022. 4. 20.
미 대법관과 민주주의 위기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저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적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자체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적 제도와 관행들을 무시함으로써 현대 민주주의 종주국 미국의 체면을 무참히 구겼다. 신뢰 하락은 정부를 구성하는 입법·행정·사법부를 가리지 않는다. 갤럽이 지난해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입법부 신뢰도는 37%, 행정부는 44%, 사법부는 54%였다. 같은 기관이 집계한 1997~2021년 신뢰도의 평균은 입법부 47%, 행정부 52%, 사법부 68%였다. 클래런스 토머스 미 대법관과 부인 버지니아 토머스의 사례는 정부 신뢰 추락에 일조하고 있다. 워싱턴 연.. 2022. 4. 6.
중국도 최저 혼인율에 위기감 중국에서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민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763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1986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중국에서는 2013년 한 해 혼인 건수가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매년 평균 84만건 이상 혼인 건수가 감소해 10년도 안 되는 사이 결혼 인구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2013년 9.88건에서 지난해 5.41건으로 감소했다.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중국으로서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문제다. 혼인 감소는 출생률 저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 수는 1062만명으로 1961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인구 1.. 2022. 3. 23.
올림픽이 한·중에 남긴 과제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잔치가 끝났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성공 개최를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은 사뭇 달랐다. 개회식 때부터 시작된 각종 논란으로 ‘지구촌 축제’라는 수식어가 무색했다는 평가다. 개회식 한복 문제에서 시작해 쇼트트랙 편파 판정 시비로까지 이어진 이번 올림픽 논란은 국내 반중 감정을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올림픽을 위해 4년을 준비해 온 선수들이나 자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국민들로서는 심판의 편파 판정이나 오심을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쇼트트랙 경기에서의 석연치 않은 판정은 국민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다만 개회식 한복 논란은 의외였다. 이렇게까지 반응할 일인가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올림픽 개회식에서는 중국의.. 2022. 2. 23.
미국의 북핵 넘기와 한국 역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출범 1년에 즈음해 대북 외교에 관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북한은 새해가 밝자마자 다양한 미사일들을 시험 발사하며 능력을 과시했다. 급기야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까지 선보이며 ‘한반도 시계’가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조정되고 실용적인 대북 접근법’은 출발부터 소극적인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식 ‘일괄타결’이나 버락 오바마 정부식 ‘전략적 인내’를 모두 지양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실용적 조처를 제공하는 단계적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정책과 B정책을 지양하고 중간을 추구한다는 식의 설명은.. 2022. 2. 9.
중국의 ‘제로 코로나’ 딜레마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도시 전체를 봉쇄했던 중국 산시성 시안시가 지난 16일 부분적인 봉쇄 완화에 들어갔다. 지난달 22일 밤 전면적인 봉쇄 조치가 취해진 지 25일 만이다. 시안 시민들은 봉쇄령 이후 외출이 금지된 채 3주 이상을 집 안에 갇혀 지냈다. 생필품이 부족해지자 시민들은 물물교환으로 필요한 식자재 등을 확보하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 먹을 것을 구하러 외출했던 한 시민은 방역요원에게 폭행을 당했고, 병원 문턱에서 코로나19 핵산 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 임신부가 유산을 하고 심장병 환자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봉쇄 조치가 완화됐지만 일부 지역에서 하루 2시간 생필품 구입을 위한 외출이 허용되는 것일 뿐 일상생활을 완전히 회복한 것도 아니다. 시안시 방역당국은 확진자 ‘.. 2022. 1. 19.
홍콩과 대만 투표에 담긴 민의 지난 주말 홍콩과 대만에서 각각 중요한 투표가 실시됐다.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와 대만 국민투표다. 투표 결과는 하나는 예상대로, 하나는 예상 밖으로 나왔다. 홍콩 입법회 선거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만들겠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밀어붙인 후 처음 치러진 선거였다. 선거제 개편의 목적은 민주진영 인사들의 출마를 막는 것이었다. 목표대로 후보자들은 대부분 친중 일색으로 채워졌다. 민주진영은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개표 결과 직간접 선거로 선출하는 전체 90석 가운데 89석을 친중파가 차지했다. 1명은 중도파로 분류된다. 애초부터 관심은 뻔한 선거 결과가 아니라 투표율이었다. 투표 거부는 선택지를 잃은 홍콩 시민들이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소극적 저항의 방식이었다. 직접 선거.. 2021. 12. 22.
펑솨이 실종 논란이 남긴 것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師)의 행방에 관한 기사가 며칠 새 국내외 언론을 달궜다. 펑솨이는 2014년 중국인으로는 처음 여자 복식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테니스 스타다. 최근 그가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미투(MeeToo)’ 선언 때문이다. 펑솨이는 지난 2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장가오리는 2018년 은퇴 전까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권력 서열 7위였다. 스포츠 스타의 전직 최고위급 지도자를 상대로 한 미투 선언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이 사건은 조용히 묻혔다. 펑솨이의 폭로 글은 30분도 안 돼 지워졌고, 중국 언론은 침묵했다. 사건은 수면 아래 가라앉는 듯했지만 세계여자테.. 2021. 11. 24.
인프라법과 ‘바이든식 정치’ 미국 워싱턴 지역 언론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덜레스 국제공항과 워싱턴 전철을 연결하는 공사가 완공에 ‘거의’ 도달했다는 작은 기사가 실렸다. 2008년 시작된 1단계 공사는 2014년 마무리돼 일부 구간이 개통됐고, 2013년 시작된 2단계 공사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후반 ‘비놀리아’ 비누의 TV광고 대사 “아직도 그대로네!”가 유행한 뒤로 ‘비놀리아 공법’이라는 말이 생겼다. 워싱턴 인근 주민들에겐 덜레스 공항에서 워싱턴 권역 전철망까지 32㎞를 연결하는 공사가 비놀리아 공사였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등이 투자한 이 프로젝트는 당초 2018년 끝날 예정이었다. 설계변경 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 부실공사로 인한 재공사, 하도급 업체의 부정에 관한 내부고발 등 공사 .. 2021.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