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유신모의 외교 포커스'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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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유신모의 외교 포커스138

풍수지리도 안보를 위한 것이다 당당한 외교와 튼튼한 안보를 내세웠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가장 먼저 손을 대고 이로 인해 외교부와 국방부 등 외교·안보 관련 부처들을 뒤숭숭하게 만든 것은 의외였다. 결국 자리를 비워주게 된 국방부는 지금 북한 핵미사일 대응이 아닌, 청사 이전에 따른 안보 리스크와 시행착오 최소화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당선인 측이 밝힌 이전 이유는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청와대가 ‘구중궁궐’이라고 불릴 만큼 외딴곳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과의 소통은 의지의 문제이지 물리적 거리와는 상관없다. 더욱이 당초 공약은 용산이 아니라 광화문이다.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국민들이 반대하는 일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면서 굳이 강행하겠다고 하니 당선인이 풍수지리를.. 2022. 4. 1.
어느 후보든 다 그럴싸한 공약은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현안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실생활과 직접 연관된 이슈가 아니어서 유권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외교안보 문제는 선거가 끝난 다음날부터 냉혹한 현실로 다가온다. 국내 정치적 사안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뿐이지만 외교와 안보 문제는 국가 운명에 영향을 준다. 앞으로 12일 뒤면 누군가는 새로운 대통령이 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외교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시점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첨단기술 선점 경쟁으로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로 동북아시아 안보지형이 꿈틀거리고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북한·중국·일본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은.. 2022. 2. 25.
다시 시작된 김정은의 ‘새로운 게임’ 북한은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미국과 담판을 시작했다. ‘달라진 핵 위상’이 협상 무기였다. 그러나 2번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자 문을 닫아 걸고 국가전략목표를 다시 설정했다. 북한은 최근 5개월 사이에 모두 8차례의 미사일 실험을 감행했다. 이것은 김정은이 주도하는 ‘2번째 게임’의 초반부 모습이다. 김정은의 첫번째 게임은 집권 직후인 2012년부터 ‘핵무장에 대한 모호성’을 벗어던지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일성·김정일 시대 북한은 핵개발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의사를 내비치곤 했으나 김정은은 핵무장이 목표임을 명확히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직전 만들어놓은 2·29 북·미 합의에 서명하긴 했으나, 곧바로 이를 뒤집은 뒤 핵무장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 2022. 1. 21.
종전선언에 외교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있다는 설은 있으나 봤다는 사람이 없는 게 도깨비불이라더니 지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이 그 상황이다. 정부는 종전선언이 마치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이며 시대적 소명인 듯 당위성을 내세우면서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도 거의 합의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거의 다 됐다는 그 합의가 당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선언인지, 달라진 형태인지, 조건이 붙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정부는 남·북·미·중이 모두 종전선언을 지지한다면서도 ‘북한이 호응할지는 또 다른 문제’라는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종전선언이 한반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주장과 역사에 대한 몰이해와 정치적 계산으로 종전선언에 반대한다는 비난이 오간다. 국민들은 뭐가 뭔지 모를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 2021. 12. 17.
한반도 평화 노력의 결과가 왜 군비경쟁일까 임기 내내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으되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결과물은 결국 ‘군비경쟁’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관계 진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 평화 정착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문재인 정부였기에 이 같은 결말은 잘 믿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비친 한반도의 현실이 그렇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이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고 북한도 이에 뒤질세라 SLBM을 발사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외신들은 ‘한반도 군비경쟁 시대’를 언급했다. 지난달 19일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대해서도 세계는 남북 간 군비경쟁에 미칠 영향과 북한의 반응에 주목했다. 남북 최고지도자들의 최근 언급도 군사력 증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위력.. 2021. 11. 5.
이제 ‘파이로프로세싱’의 진실을 말해야 할 때 한·미 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JFCS) 운영위원회가 지난 1일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 건식재처리)에 대한 보고서를 승인했다. 10년 공동연구의 결과물이다. 국내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이 파이로프로세싱을 승인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이 보고서는 오히려 파이로프로세싱이 핵연료 재활용과 핵폐기물 저감 등에 이용하기 어려운 기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고서 공개 대신 설명자료를 통해 “보고서에 파이로프로세싱의 타당성 등에 대한 결론은 포함되지 않았다.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들어 있다”고 했다. 연구결과 보고서도 공개하지 않고 추가 연구를 제안한 것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미 10년 전에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2021. 9. 24.
문재인 정부 ‘한반도 평화의 꿈’은 왜 실패했나 2018년 2월10일 김여정 당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김 부부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신영복 교수가 쓴 ‘통(通)’이라는 휘호와 한반도 모양을 옆으로 누인 이철수 판화가의 작품을 함께 걸어 ‘통일’이라는 글자를 완성한 배경 앞에서다. 이 사진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통일은 국가 대 국가의 ‘통일(統一)’이 아니라 소통하고 협력하고 왕래하는 ‘통일(通一)이다. 국가적 통일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고 후유증도 크기 때문에 전 단계로 군사적 긴장을 늦추고 평화를 구축해 교류협력을 시작한 뒤 동질성을 회복하면서 공존·상생하는 길.. 2021. 8. 20.
정상회담 불발이 보여준 ‘한·일 현주소’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에 참석해 한·일 정상회담을 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동안 한·일관계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일 모두에 불행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일본 방문 계획을 철회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일본의 경직된 태도와 주한 일본대사관의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 막말을 무릅쓰고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 모양 사나워서가 아니다. 강행했더라면 한·일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일은 정상회담의 형식과 성과 등을 놓고 감정적인 공방을 벌였다. 소마 공사 막말 파문으로 국민감정은 더욱 악화됐다. 정상회담 성과는커녕 환대를 받기도 어려웠다. 또한 국내적 여론을 의식해 회담 실패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는 비난전이 벌어졌을 것이다. 갈등의 골이 더 깊어.. 2021. 7. 23.
북핵 문제 돌파구를 위한 대러시아 외교의 중요성 지난 16일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은 예상대로 아무런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회담을 의도적으로 긍정 평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은 건설적이었다고 말했다. 푸틴은 ‘인생에 행복은 없으며 오직 행복의 불빛만 지평선 너머에 있을 뿐’이라는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면서 “신뢰의 불빛을 봤다”고 했다. 내놓을 만한 성과가 없는 회담을 이같이 평가한 것은 양국 모두 ‘냉전 이후 최악의 상태’인 미·러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세계질서를 양분했던 구소련의 위상에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세계가 이번 미·러 정상회담을 주목한 것은 양국관계의 변화가 세계.. 2021.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