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국제칼럼/김재중의 워싱턴 리포트'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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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김재중의 워싱턴 리포트22

북핵 문제와 ‘글로벌 중추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한 말 가운데 인상 깊었던 대목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에만 너무 많은 역점을 두는 바람에 글로벌 외교가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비판한 것이었다. 그의 말대로 한국은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서 지역이나 이슈에서 외교의 지평을 확대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그렇게 할 역량도 갖췄다. 윤 당선인의 말은 북한과 군사적 대치를 계속하고 있는 한국이 처한 딜레마를 외면하거나 경시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가 목표로 내건 ‘글로벌 중추 국가’로 가기 위해서도 북한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이다. 말하자면 북한 문제는 한국이 피할 수 없는 ‘근본 모순’인 셈이다. 북한이 연초부터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핵·미사일 문제는 윤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직면할.. 2022. 5. 4.
우크라 사태와 국제질서 요동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옛 시대의 종언과 새 시대의 탄생 장면을 목격하는 게 반드시 가슴 벅차는 일은 아닐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자리 잡은 국제질서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고 ‘신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라는 거창한 평가는 전쟁이라는 날것의 폭력 앞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을 방송 화면과 인터넷을 통해 봐야 하는 고통을 덮지 못한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이 13일째를 넘겼다.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와 군사장비 지원을 하되 병력은 들여보내지 않겠다면서 직접 군사 개입에는 일찌감치 선을 그은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가를 물리겠다면서 강력한 제재를 쏟아내고 있다. 고국에서 목숨을 잃거나 이웃 나.. 2022. 3. 9.
미국, 내전으로 향하고 있는가 2021년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중이 대선 결과를 뒤집겠다면서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 1주년을 맞은 ‘1·6 의사당 습격 사태’의 원인을 규명해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미국 사회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되레 내전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내전 가능성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은 인물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정치학 교수인 바버라 F 월터다. 월터는 다음주 발간 예정인 책 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기와 의사당 습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내란 전’ 단계와 ‘충돌 초기’ 단계를 넘어 ‘공개 충돌’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후원하는 연구조직 ‘정치적 불안정 태스크포스’ 멤버인 월터는 이 태스크포스가 개발한 평가.. 2022. 1. 5.
총격과 반복된 외양간 고치기 매디신 볼드윈(17)은 올해 고등학교 졸업반으로 이미 대학 몇 곳에서 전액 장학금과 함께 입학 통지를 받았다. 테이트 마이어(16)는 미식축구팀 주전 선수로 운동에 소질을 보였으며 학업 성적도 우등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헤나 줄리아나(14)는 고교 신입생으로 학교 농구부 경기에 처음 출전할 예정이었다. 저스틴 실링(17) 역시 졸업반으로 내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으며, 방과 후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미국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 학교 재학생 이선 크럼블리(15)가 일으킨 총기난사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4명의 청소년이다. 미국 언론들은 비명횡사한 젊은이들의 인생을 몇 문장씩 짤막하게 소개하는 데 그쳤지만, 어처구니없는 총기난사 사건은 4개의 우주를 또다시 .. 2021. 12. 8.
하우건, 빈드먼, 그리고 민주주의 “나는 오늘 페이스북 제품들은 어린이들에게 해를 끼치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믿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프랜시스 하우건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상원 청문회 증인석에서 한 말이다. 하우건은 페이스북에서 제품 매니저로 일하면서 알게 된 페이스북의 이면을 정부 기관과 의회, 언론에 폭로한 인물이다. 페이스북 관련 내부고발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난 4월 페이스북을 퇴직한 하우건의 폭로는 매우 구체적이고 강력하다. 그는 페이스북이 자사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위험과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익을 앞세웠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수천쪽의 비공개 자료들을 정부 규제 당국과 의회, 언론에 제공했다. “아버지, 제가 오늘 선출된 공직자들에.. 2021. 10. 12.
아프간전 종료와 바이든 독트린 “후보 시절 나는 미국 외교 정책이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경험과 역사, 세계에 대한 현실주의적인 이해에 의해 인도되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략) 미군을 전투에 투입할 때 우리는 중대한 국가적 이익이 걸려 있을 때에만, 그리고 분명한 목표와 승리를 위한 계획, 갈등에서 벗어날 길이 있을 때에만 그렇게 해야 한다.” “첫째, 우리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명확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와 함께 우리 임무를 설정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미국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에 분명히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략) 이것은 다른 나라들의 재건을 위한 대규모 군사 작전 시대의 종료에 관한 것이다.” 한 사람이 한 연설이라고 해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각각의 주인공은 스타일과 정책이 극과 .. 2021. 9. 7.
세계의 걱정거리가 된 미국 “지난 몇 년 동안 선거의 공정성, 사법부 독립, 부패 억제 안전장치에 대한 압박을 포함해 민주적 규범과 기준들을 훼손하려는 노력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언론, 법의 지배 그리고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다른 기둥들에 대해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이 퍼부은 사나운 언어를 동원한 공격은 이 나라가 다른 정부들을 향해 핵심적인 인권과 자유를 지키라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훼손했으며, 오히려 독재자들과 선동가들이 적극적으로 악용하는 데 활용됐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지난 3월 발표한 ‘2020 세계자유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이 단체가 심각한 어조로 평가한 대상은 남미나 동유럽, 혹은 동남아의 어느 나라가 아니다.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미국이 주인공이다. 미.. 2020. 6. 17.
‘미국 예외주의’의 종언과 그 이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9만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사망자의 약 28%에 해당하는 규모이자 두번째로 사망자가 많이 나온 영국보다 2.6배 더 많다. 하루에 발생하는 사망자가 전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700~800명대여서 조만간 10만명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가 브리핑에서 자주 인용했던 미국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 추계 모델은 8월 4일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4만3357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대부분의 주들이 봉쇄했던 경제 활동을 서서히 풀면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이 받은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겪은 코로나19 사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 .. 2020. 5. 19.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변화 코로나19 사태로 온 가족이 사실상의 가택연금 상태에 묶인 지 한 달이 넘었다. 워싱턴에 자리잡은 연방정부와 싱크탱크, 대학들도 일제히 재택근무 또는 휴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워싱턴 거리엔 조깅과 산책을 하는 사람뿐 한산한 풍경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마스크를 쓰고 밖에 나온 동양인에게 “아픈 사람이 왜 밖에 나왔냐”며 힐난했던 미국인들이었지만 이제 식료품점에 가려면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다. 미국 의료인력에게 줄 것도 모자란다는 N95마스크를 쓴 이들도 자주 보인다. 겉으로 태연했던 그들이었는데, 다들 어디서 구했는지 신기할 정도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0만명에 육박하고, 유명을 달리한 이도 4만2000여명에 달한다. 잔인하고 암울한 시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사망자가 .. 2020.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