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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국제칼럼2012

한·미 확장억제 실행 방안 논의가 의미하는 것 한·미가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4년8개월 만에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미국이 제공하는 전략자산을 더욱 확장된 규모로 적시에 한반도에 전개하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하기로 약속하고 EDSCG를 정례화함으로써 억제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협의의 틀을 마련한 것을 성과로 꼽고 있다. 한·미가 확장억제 실행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북한의 핵무장을 막지 못해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년간의 북핵 외교는 철저히 실패했으며 북한은 이제 남한을 전술핵으로, 미국을 전략핵으로 위협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미국의 핵우산으로 북한의 핵공격을 막는다는 개념적 .. 2022. 9. 23.
[여적] 푸틴의 동원령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린 군동원령 반대 시위에 참석한 한 남성이 경찰에 잡혀 끌려가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 7개월 만에 최악의 패배를 맛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세를 뒤집기 위해 대응책을 내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1일(현지시간)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전면 동원령은 군 경력이나 전쟁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을 징집할 근거가 된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4개주에서 러시아와의 병합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은커녕 확대될 위기에 처했다. 푸틴에게도 동원령은 고민거리였다. 러시아 내 강경파들은 지속적으로 동원령을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푸틴은 수용하지 않았다. 자칫 국내의 반전 여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 2022. 9. 23.
요소수·전기차 사태의 공통점 지난해 11월 중국발 요소수 수급 파동이 불거지자 당시 문재인 정부는 각종 공급망 안정화 정책을 내놓았다. 중국 등 특정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 가동, 각 부처 내 경제안보·공급망 전담 태스크포스(TF) 설치, 첨단 품목 등의 수입 다변화 및 국내 생산기반 확충…. 그 무렵 만난 고위 당국자는 “경제안보 제1과제인 대중국 의존도 줄이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중국보다 더 강력한 패권국을 진원지로 하는 경제·통상 이슈가 밀려들고 있다. 경제안보 시대를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돌파하겠다던 윤석열 정부는 대미 외교의 공력을 온통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대응에 쏟아붓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실무·고위급을 망라한 정.. 2022. 9. 21.
[국제칼럼] 두 여성에 들썩인 영국 지난주 영국은 두 여성에 대한 뉴스로 가득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왕좌를 지킨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과 영국의 첫 40대 여성 총리인 리즈 트러스의 등장은 전 영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오랜 재위기간 동안 정치적 권한이 없는 한계 속에서도 영향력과 존재감을 뽐냈다. 영국뿐 아니라 전 영연방 국가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함과 동시에 대중과 가까이하며 ‘유명인사’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여왕은 재위기간 중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 힘쓰고 정치적 개입을 자제한 채, 왕가가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이어왔다. 현재 다수의 영국인들은 여왕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지만 새로 취임한 찰스 3세에 대해서는 기대감보다 우려를 많이 내비치고 있다. 영국 왕실과 영연방 .. 2022. 9. 14.
[여적] 하르키우 퇴각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의 수복된 영토에서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부상당한 동료 병사를 부축하며 걸어가고 있다. 하르키우 | AP연합뉴스 올해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건립 875주년이다. 모스크바시는 해마다 9월 첫 주말에 기념행사를 연다. 올해는 10~11일이었다. 시민들이 크렘린 앞 붉은광장에 모여 축제를 즐기던 11일 러시아를 실망시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군이 하르키우에서 퇴각한다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하르키우주에서 러시아군을 퇴각시키는 등 이달 들어 영토 6000㎢(서울 면적의 약 10배)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11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꼭 200일이 되는 날이다. 초반 전세는 러시아에 유리했지만 이후 양측 간 공방이 팽팽.. 2022. 9. 14.
[여적]연방의 미래 지난 8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는 성대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10일간 애도기간을 거쳐 오는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장례식이 엄수된다. 12일장을 치르는 셈이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주석과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가 각각 13일장, 12일장이었다. 한국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장례가 9일장으로 비교적 긴 편이었다. 2011년 ‘국가장법’ 개정 이후에는 전·현직 대통령 등 국가장 대상자의 장례기간이 5일 이내로 규정됐다. 여왕의 장례식에는 영연방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지금까지 세계 정상이 가장 많이 참석한 장례식은 2013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때의 90여명으로 알려져.. 2022. 9. 13.
위기의 중국 조선족 살리는 법 중국 베이징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왕징(望京)에는 한국 음식점이 밀집돼 있고 한국어로 된 간판도 즐비하다. 한·중관계의 냉각기를 거치며 숫자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교민들이 이곳에 모여 산다. 왕징에는 한국 국적의 교민들 이외에 한인 커뮤니티를 떠받치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이 있다. 중국 국적을 가진 조선족 동포들이다. 그들은 주로 한인들을 상대로 슈퍼마켓, 식당 등을 운영하거나 각종 서비스업에 종사하며 교민들과 얽혀 산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거나 개인사업을 하며 이래저래 한·중 간 가교 역할을 하는 이들도 많다. 조선족들은 중국인이라는 국가적 정체성과 한민족이라는 민족 정체성을 동시에 안고 살아간다. 두 가지 정체성 사이에는 간혹 충돌도 발생한다. 요즘 조선족 기성세대는 대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 2022. 9. 7.
[여적] 리즈 트러스와 ‘대처 신화’ 영국의 힘은 최대 식민지를 경영했던 1922년 정점을 찍은 뒤 쇠퇴의 길을 걸었다. 최근에는 국내총생산 규모 면에서 과거 식민지였던 인도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영국의 영광을 재건하겠다고 나선 보수 정치인이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1925~2013)였다. 1979~1990년 총리로 재임한 그는 ‘영국병’을 사회복지국가에서 찾으며 노동조합 파괴, 공기업 민영화, 규제 완화에 주력했다. 신자유주의로 명명된 이 교리를 이후 다른 많은 나라들이 채택했다. 그 결과 영국이 다시 위대해졌을까. 아니다.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고, 결과적으로 경제도 나아지지 않았다. 2020년 영국은 반세기를 함께한 유럽연합(EU)과 결별하는 ‘브렉시트’라는 극약처방을 썼지만 그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에너지 가격 8.. 2022. 9. 7.
[여적]사회소요지수 ▲ 지난 7월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식량과 유가 급등에 분노한 시위대가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고 있다. 당시 파나마 전국 곳곳에서 1주일 넘게 거리 시위가 이어졌다. 파나마시티 | AFP연합뉴스 18세기 프랑스 노동자는 하루에 빵을 약 1㎏어치 먹었다. 일일 섭취열량의 90%를 차지하는 빵을 사려고 일당의 절반을 썼다. 1788년부터 이듬해까지 기상악화로 흉작이 거듭되며 빵값이 일당의 88%까지 치솟았다. 배급줄에 서더라도 도끼로나 잘릴 법한 검고 딱딱한 빵이 고작이었다. 의 장발장이 19년이나 옥살이를 한 것은 정제 밀가루로 만든 귀족계급용 빵을 넘봤기 때문이다. 결국 ‘빵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식량폭동이 1789년 프랑스 혁명이라는 체제 전복으로 이어졌다. 모든 빵 재료는 동일해야 한다는.. 2022.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