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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578

딩전과 중국의 빈곤 구제 ‘딩전의 인기, 세계를 뒤흔든 중국의 힘.’ ‘딩전의 화제로 빈곤 구제 사업의 새로운 방식 열려.’ 중국을 뜨겁게 달군 20세 청년 ‘딩전(丁眞) 열풍’에 중국 관영매체까지 가세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왕훙(인터넷 스타)에 극찬을 쏟아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딩전은 쓰촨성의 작은 산골 마을인 리탕현에 사는 티베트족 청년이다. 지난달 21일 한 사진작가가 딩전의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는데, 잘생긴 얼굴과 밝은 미소, 이국적 분위기, 산골 풍경까지 어우러진 모습으로 딩전은 일약 스타가 됐다. 중국 정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리탕현의 공기업인 문화관광 회사가 그를 특별 채용했다. 월급은 3500위안(약 58만원). 그가 참여한 관광 홍보영상 덕분에 리탕현을 비롯한 쓰촨성 관광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 2020. 12. 16.
중국 다궁런과 월급쟁이 “좋은 아침, 다궁런(打工人)!” 최근 중국 회사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출근 인사다. 다궁런은 그대로 번역하면 노동자라는 의미지만, 업무량은 많지만 월급은 적고, 만성피로에 절어 하루하루 버텨내는 월급쟁이 느낌이 더 강하다. 온라인에는 “삶의 80%는 노동에서 오는 고통이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이 없는 데서 오는 100%의 고통으로 채워진다. 어쩔 수 없이 노동을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의 ‘다궁선언’까지 나왔다. ‘인간은 철이다. 노동으로 단련해야 한다’ ‘사랑은 한순간이지만 직장은 영원할 것’ 같은 식의 자조 섞인 유머가 공감을 얻고 있다. 부정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다궁런’이라고 칭한다. 중국의 수많은 회사에는 야근, 휴일 근무 등 장시간 노동이 일반화되어 있다. 대부분은 초.. 2020. 11. 18.
티베트어의 현재와 미래 지난 17일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외곽의 한 주택단지. 티베트 전통복장을 입은 그는 서너 살쯤 된 아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티베트어로 말했고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그와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몸짓으로 소통했다. 찍은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고 하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숙소로 돌아와 모자의 사진을 온라인으로 전송했다. 그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티베트어와 함께 꽃 사진과 강아지 동영상으로 답장을 했다. 번역기를 돌려보니 고맙다는 뜻이다. 외국 기자에게 취재는 물론 여행도 쉽게 허용되지 않는 ‘금단의 지역’ 티베트를 중국 당국 초청으로 일주일간 방문했다. 4개 도시를 돌며 만난 티베트인 중 대부분의 중노년층은 티베트어로 대화했다. 중국어는 간단한 소통만 가능했다. 현지 간부들은 티베.. 2020. 10. 21.
미시마를 생각한다 도쿄대학 대학원에 다니면서 학부과정 헌법 수업을 들었다. 수업시간표에 강의실이 900번 교실이라 적혀 있었다. 처음 이곳에 들어서는데도 눈에 익었다.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와 도쿄대 전공투가 토론을 벌인 50년 전 그 장소다. 이 토론회는 전공투가 제안하고 미시마가 수락했다. 극우와 극좌로 불리는 미시마와 전공투는 일본 사회를 변혁한다는 같은 목표가 있었다. 토론회를 앞두고 “미시마를 논파하여 연단에서 자결케 하라”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를 설득하지도, 일본 사회를 설득하지도 못했다. 이듬해 전공투는 사라졌고 미시마는 할복했다. 미시마가 죽은 1970년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김윤식이 도쿄대학 외국인 연구원으로 있었다. 미시마 죽음에 관한 평론을 한 편 썼는데, 세월이 흘러 괜한 일을 했다고.. 2020. 9. 2.
대화를 위한 일본어 2000년대 초반 쓰이기 시작한 ‘꽃미남’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이 뜻을 묻는 단어다. 일본 만화 에서 왔지만 본래 뜻과는 무관한 말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뜻인 일본 속담 ‘꽃보다 경단’에서 경단과 남자의 일본어 발음이 비슷한 점에 착안한 만화 제목을 줄였다. 우리식으로 하면 ‘금강산미남’과 비슷해 대부분 일본인들은 꽃미남을 단박에 이해하지 못한다. 꽃미남이 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주면 한국어를 아는 일본인도 놀라워한다. 일본 영화 에는 가출한 딸을 찾는 부모가 나온다. 나이가 비슷하고 연고가 없는 시신이 발견되면 어디든 달려가 확인한다. 이번에도 딸이 아님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전차를 기다린다. 승강장에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한국어 자막은 “오래 기다리셨습니다”이다. 하지만 열차가 연착하지도, 사.. 2020. 8. 5.
옥수수 밭으로 간 시진핑 지난 22∼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린성 시찰은 다소 의외로 여겨졌다. 이번 시찰은 양쯔강 유역 홍수로 중국 남부지역이 몸살을 앓고,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내에 폐쇄하라고 통보하면서 미·중 갈등이 끓어오른 시점에 이뤄졌다. 대내외 불안정한 상황에서 민심 수습에 주력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민심을 다독이려면 장화를 챙겨 신고 남부지역으로 가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양쯔강 홍수가 발생했던 1998년 장쩌민 주석과 2007년 후진타오 주석은 그렇게 했다. 왜 시 주석은 홍수가 난 남부가 아닌 북쪽으로 향했던 걸까. 시 주석의 지린성 시찰 일정 첫 방문지는 쓰핑시 리수현에 있는 옥수수 생산기지였다. 그는 옥수수 밭에 들어가 작황을 살폈고, 농토 활용 현황과 농.. 2020. 7. 29.
대륙의 ‘승풍파랑 언니’ 돌풍 최고령 52세, 최연소 30세. 중국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언니> 출연자 연령대다. 지난 12일 처음 방송됐으니 오디션 프로로는 한참 후발 주자다. 그런데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첫 방송 직후부터 포털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검색 순위 상위권을 휩쓸고, 각종 매체에서 보도를 쏟아내며 이미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이 프로를 방송하는 망고TV 모기업인 망궈차오메이(芒果超媒)는 방송 다음날 주가가 6.82% 상승하는 등 10거래일 만에 20% 가까이 급등했다. 939억위안이던 시가총액은 일주일여 만에 1200억위안으로 방송 콘텐츠 회사 중 단연 선두에 섰다. <승풍파랑의 언니>는 기존 오디션 프로의 틀을 깼다. 30세 이상에게만 출연 자격을 준 것에.. 2020. 7. 1.
신중함이라는 병 일본인이 친절하다고 말하는 한국인은 관광객 정도다. 이곳에 살면서는 오히려 불친절하다고 느낀다. 항공권 발급시간이 10초 지났다고 예약한 비행기 대신 다음 항공편 구입을 허리 숙여 알려주고, 태풍으로 철로가 끊겨 숙소에 전화하니 상냥하게 위약금 청구서를 보내온다. 무언가를 요구하는 일이 조금씩 어려워진다. 그런데 이러한 태도가 자기 이익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주문 마감시간에서 1분이 지났다고 추가주문을 받지 않는 식당 주인이나, 곱빼기 회덮밥을 보통으로 잘못 만들었음을 알고는 그대로 버리는 주방장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일본인 마음에는 무엇보다 규칙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이 실패라는 근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를 옮기는 시기는 대체로 증상 발현 이틀 전부터 증상.. 2020. 6. 10.
2878 대 1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이 선포되기 하루 전인 1949년 9월30일. 인민정치협상회의 대표들이 모여 국가주석을 선출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의 만장일치 당선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결과는 찬성 575표, 반대 1표. 지지자들은 당황했다. 반대표를 버리자는 말까지 나왔다. 마오쩌둥이 “대표들이 마오쩌둥을 선택할 권리도 있고, 선택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면서 “그대로 두라”고 했다. 5년 후인 1954년. 중국의 의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설립됐다. 국가주석 선출을 비롯한 법률의 제정·수정은 전인대에서 표결로 결정한다. 그러나 지난 66년간 어떤 안건도 부결된 적은 없다. 지난달 28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는 홍콩의 반(反)중국 활동을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 2020.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