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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여적] 옥토버 서프라이즈 2016년 10월4일 새벽, 미국인의 시선이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입에 쏠렸다. 미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어산지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유리한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어산지는 그해 7월부터 클린턴에게 불리한 e메일을 폭로해왔다. 하지만 ‘한 방’은 없었다. 오히려 사흘 뒤 트럼프에게 불리한 소식이 터졌다. 음담패설 녹음파일의 공개였다. 약 5%포인트 뒤진 트럼프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대선을 11일 앞둔 10월28일, 반전 카드가 나왔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 e메일 재수사 방침을 밝힌 것이다. 대선 이틀 전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클린턴의 신뢰가 크게 손상된 뒤였다. 대선이 .. 2020. 7. 30.
옥수수 밭으로 간 시진핑 지난 22∼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린성 시찰은 다소 의외로 여겨졌다. 이번 시찰은 양쯔강 유역 홍수로 중국 남부지역이 몸살을 앓고,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내에 폐쇄하라고 통보하면서 미·중 갈등이 끓어오른 시점에 이뤄졌다. 대내외 불안정한 상황에서 민심 수습에 주력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민심을 다독이려면 장화를 챙겨 신고 남부지역으로 가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양쯔강 홍수가 발생했던 1998년 장쩌민 주석과 2007년 후진타오 주석은 그렇게 했다. 왜 시 주석은 홍수가 난 남부가 아닌 북쪽으로 향했던 걸까. 시 주석의 지린성 시찰 일정 첫 방문지는 쓰핑시 리수현에 있는 옥수수 생산기지였다. 그는 옥수수 밭에 들어가 작황을 살폈고, 농토 활용 현황과 농.. 2020. 7. 29.
[정동칼럼] 미·중관계가 틀어지면 안 되는 이유 한국은 우호적이고 협력하는 미·중관계를 바랐다. 원만한 미·중관계하에서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安美經中)’으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중 우호관계하에서는 설사 양국 간 갈등 요인이 나타나더라도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었다. 실제로 미·중 사이 한국의 외교는 각 정권의 특색과 상관없이 본질적으로는 전략적 모호성이 기본 틀이었다. 어떤 정부도 안보와 경제 이익 중 하나가 훼손될 가능성의 발생을 피하려 했다. 민감한 현안을 회피하거나 시간을 끌며 미·중의 합의 또는 상황에 변화가 올 때까지 버티며 어느 한 측과도 갈등을 만들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종합국력의 격차를 줄여오고 나아가 추월까지 전망되는 중국의 부상을 .. 2020. 7. 24.
[사설] 총영사관 폐쇄로 최악의 상황 치닫는 미·중 갈등 미국 정부가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을 24일 오후 4시(현지시간)까지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 공관을 추가로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주중 미 영사관 폐쇄를 포함한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지난해 무역분쟁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코로나19 책임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홍콩보안법 갈등을 넘어 공관 폐쇄로 번지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사회의 고충은 생각하지 않고 충돌을 거듭하는 양국에 유감을 표한다. 외국 공관 폐쇄는 외교관계 단절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한 조치다. 휴스턴 총영사관이 1979년 미·중 수교 후 미국에 설치된 첫 중국 영사관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상징적이다. 미국이 폐쇄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지식재산권 및 개인정보.. 2020. 7. 24.
[여적] 싼샤댐 공포 중국인들은 강(river)을 ‘강(江)’과 ‘하(河)’로 나눈다. ‘강’은 건기나 우기에 상관없이 일정 수량을 유지하며 큰 바다로 흘러간다. 반면 ‘하’는 계절별 수량 변화가 크고 강물이 호수나 내해(內海)로 흐르는 경우를 지칭한다. 보통 중국 대륙 남쪽의 하천은 ‘강’으로, 북쪽 하천은 ‘하’로 부른다. 창장(長江) 진샤장(金沙江) 누장(怒江) 란창장(瀾滄江), 화이허(淮河) 황허(黃河) 헤이허(黑河)의 이름은 이런 분류를 따르고 있다. 창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강이다. 약 6300㎞로 중국 최장이고 세계 3위이다.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한 창장은 쓰촨성 평원을 지나 동쪽으로 흐르다가 대협곡을 만난다. 싼샤(三峽)라 불리는 후베이성의 취탕샤(瞿塘峽)·우샤(巫峽)·시링샤(西陵峽) 지역이다. 물살이 세고 수력자.. 2020. 7. 23.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관계 파탄의 원인이 아니다 순항하던 남북관계가 군사적 충돌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급변했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이 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협력사업에 사사건건 개입해 제동을 걸고 남북사업을 방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워킹그룹은 남북관계의 족쇄’라는 인식은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아니다. 워킹그룹은 대북제재를 포함한 북한 문제 전반을 다루기 위해 2018년 11월에 만들어진 한·미 간 논의의 틀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워킹그룹이 생기고 나서 갑자기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북핵 문제가 발생한 이래 지속적으로 한국과 이 문제를 논의하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 같은 논의 .. 2020. 7. 22.
[여적] 트위터 해킹 사태 지난해 8월30일 트위터 최고경영자 잭 도시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했다. “히틀러는 죄가 없다”는 등 나치 옹호 발언과 흑인·유대인을 지칭하는 인종차별적 비속어가 잇따라 그의 이름으로 공표됐다. 트위터 측이 증오·혐오 발언 단속 방침을 밝힌 후 일어난 일이다. 2006년 첫선을 보인 이래 크고 작은 해킹 사고가 이어지며 취약한 보안 문제를 노출한 트위터가 직접 곤욕을 치른 해킹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해킹의 일차 목표는 ‘교란’이다.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판매, 사기, 협박 등 범죄로도 이어진다. 짧은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소셜미디어인 트위터는 전 세계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3억3000만명에 달한다. 팔로어가 가장 많은 인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 1억2000만명대다. ‘트위터 정치’.. 2020. 7. 17.
[정동길에서]거북이는 다시 떠난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의 관광지들이 문을 닫았다. 갈라파고스도 폐쇄됐다. 외부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던 항공편이 3월 중순부터 끊긴 것이다. 바다사자와 이구아나와 새들이 다시 섬들의 주인이 됐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했다는 에콰도르의 이 섬들이 200년 만에 평화를 찾은 것 같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군도의 여러 섬 가운데 중심인 산타크루즈에는 ‘외로운 조지’의 동상이 있다. 2012년 세상을 떠난 마지막 핀타섬땅거북이다. 조지가 죽으면서 이 종은 세상에서 사라졌다. 다른 거북이들도 언제 핀타섬땅거북이의 운명을 따를지 모른다. 그래도 인간에게 시달리던 이 단단한 생명체들은 코로나19 덕에 숨을 돌릴 수 있었을 것이다. 키토대학과 찰스다윈재단의 과학자들은 모처럼 이 섬의 생태계를 차분히 연구할 틈을.. 2020. 7. 15.
[특파원 칼럼]미국의 ‘개학 준비법’ 이틀 남았다. 미국 수도 워싱턴과 인접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청 산하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9월 초 시작되는 새 학년 새 학기에 어떤 방식으로 수업을 받을지 선택하기 위해 남은 시간이다. 주 이틀 학교 등교 수업 또는 주 나흘 온라인 수업 중에서 골라야 한다. 한번 선택하면 학년을 마칠 때까지 1년간 바꿀 수 없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자니 코로나19가 걱정이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듣게 하자니 학업과 스트레스가 걱정이다. 페어팩스의 개학 방안이 지난주 미국에서 집중 조명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학교가 정상적으로 개학해야 한다고 주지사들을 압박하고 나서자,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이 페어팩스를 콕 집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디보스 장관은 모든 학교는.. 2020.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