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의 방사포 발사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원산 인근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체 2발을 발사한 데 대한 보도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동식발사차량에 탑재된 원통형 발사관에서 쏘아 올리는 장면 등으로 볼 때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원산 일대에서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했고, 이번 발사도 훈련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에 의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포병부대에서 이뤄진 방사포 훈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한국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는 관련 보도도 없다. 그렇지만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혼돈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때아닌 무력행동을 벌인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북한의 자중을 촉구한다. 


북한이 지금 집중해야 할 일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군사행동이 아니라 코로나19가 한반도에서 더 번지지 않도록 철저한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방역물자 수급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북한 보도에 따르면 ‘의학적 감시대상’ 주민이 7000여명에 달한다고 하니 이들 중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3·1절 축사에서 남북 보건협력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런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경을 넘는 어떠한 교류도 감염병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더구나 육지로 이어진 남북관계에서 방역협력의 중요성은 지난해 홍역을 치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에서 절감한 바 있다. 감염병은 코로나19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방역협력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실마리가 아니라 남북 공동의 신(新)안보의제이자 교류협력의 전제조건이라는 차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남북 방역·보건 협력에 나서 상황악화를 막아야 한다. 같은 한반도 공간에 있는 남북이 전 지구적 재난에 힘을 모으는 것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당연한 책무이다. 방역협력은 당국 간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민간단체나 국제기구를 통한 우회지원 등 형태에 구애받지 말아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비공개로 추진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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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허난성 덩저우의 14세 소녀가 자살하려고 엄마의 약을 삼켰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소녀의 어머니가 매일 먹는 약이다.


소녀가 죽으려는 마음을 먹은 것은 ‘인터넷 수업’ 때문이다.


소녀의 아버지는 왼쪽 다리에 장애가 있다. 농사 대신 구두 수선으로 생계를 꾸린다. 어머니는 정신질환이 있어 직업이 없다. 소녀에게는 고등학교 1학년 언니와 초등학교 6학년 남동생이 있다.


전에도 가난했지만 가난이 도드라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가난의 민낯을 강제로 공개해버렸다.


코로나19는 개학을 인터넷 수업으로 대체시켰다. 스마트폰 한 대로 세 남매가 수업을 듣다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소녀는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빼먹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왜 수업을 안 듣냐고 묻는데 대답하기 싫었다. 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엄마의 약을 삼켰다.


가족들이 약을 먹고 쓰러진 소녀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옮겼다. 소녀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이웃들이 1만위안(약 17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제야 소녀는 제때 인터넷 수업에 출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소녀가 숨기고 싶어 했던, 수업을 듣지 못한 이유는 모두가 알게 됐다.


인터넷 수업은 학사 일정의 차질을 줄이고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대도시의 대다수 학생들은 인터넷 수업의 편의를 누리고 있지만, 일부 농촌과 빈곤 가정에서는 오프라인 수업보다 더 안간힘을 써야 한다. 그간 숨겨왔던 ‘디지털 가난’이 강제 폭로돼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장쑤성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은 명절을 쇠러 후베이 징먼 고향집에 왔다가 발이 묶였다. 산골 고향집은 와이파이 신호가 좋지 않다. 20일간 책상과 휴대용 스탠드를 메고 산 정상에 올랐다. 지역 간부들의 도움으로 고향집 마당에 6m 대나무 장대로 와이파이 증폭기를 설치한 후에야 ‘인터넷 등산’이 끝났다. 이 학생의 사연은 지방 정부의 성과로 포장돼 현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중국 서부의 한 현(縣) 간부는 펑파이신문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때문에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학생이 우리 현에서만 20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8억5450만명에 달한다. 중국인 10명 가운데 6명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셈이다. 반대로 보면, 10명 중 4명은 인터넷을 쓰지 못하고 있다. 화려한 통계 속에 가려졌던 중국의 디지털 격차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선명하게 드러났다.


디지털화 시대에 인터넷은 중요한 인프라다. 인터넷을 아는 것은 글자를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해졌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지, 인터넷 접속은 되는지, 또 인터넷을 잘 다룰 수 있는지에 따라 삶의 기회와 질이 달라질 수 있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정보 격차에 시달리지 않도록 정책 추진도 꼼꼼하게 이뤄져야 한다. 특히 빈곤 가정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 또 그 배려는 학생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해야 할 것이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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