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톈안먼(天安門) 일대는 지금 ‘공사 중’이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초상화가 걸린 톈안먼 맞은편에는 붉은색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근처에 위치한 첸먼(前門)도 새 단장이 한창이다.


지난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이곳 톈안먼 일대에서 역대 최대 9만명이 동원된 대규모 연습이 진행됐다. 다음달 1일 이곳에서 열리는 중국 건국 70주년 경축 행사와 열병식, 퍼레이드 합동 연습이 처음 치러진 것이다.


관영 매체들은 분위기 띄우기에 분주했다. 인민일보, 신화통신은 앞다퉈 “이번 연습이 질서 정연하게 조직되고 예상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국경절 경축 행사를 성대하게,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베이징 인근 경비는 물론 온라인 통제가 한층 강화됐고, 베이징 주변 공장 가동도 제한되고 있다. 전 세계에 중국 건국 70주년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높아진 통제와 과도할 정도로 분위기를 띄우는 현 상황을 보면 오히려 중국 지도층의 불안감이 읽힌다. 


중국이 처한 현실은 안팎으로 복잡하다. 안으로는 홍콩 시위 사태의 장기화, 밖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는 3개월 넘게 지속되면서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민주화 운동으로 확대됐다. 지난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를 촉발시킨 송환법 철회를 공식 선언했지만 시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송환법 반대 목소리가 끓어오르던 지난 6월에 철회 발표를 했다면 어땠을까. 중국 중앙 정부의 고민이 길어지는 사이 홍콩 정부와 시위대의 반목의 골은 너무 깊어졌다. 호미만으로는 막기 어려워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했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이어온 중국은 150쪽짜리 무역협정 초안을 작성했다. 합의안에 사인하기 직전, 중국은 그간의 입장을 철회하며 내용 수정을 요구했다.


이후 상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미·중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추가 관세를 부과할 제품을 더 찾기 힘들 정도가 됐다. 경제 하방 압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시 주석은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우리가 마주한 각종 투쟁은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일 것”이라면서 경제, 외교, 홍콩, 대만 문제 등을 언급했다.


10월 초 미·중은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양국 간 대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과시하면서 국경절 경축 행사를 치러낼 계획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도, 홍콩 사태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없다.


어려운 상황에 꺼내든 것은 대장정 정신이다. 시 주석은 ‘위대한 장정 정신’ ‘강대한 정신 동력’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중국 홍군은 1만5000㎞에 달하는 고난의 대장정을 치러냈고, 정권을 잡은 공산당이 중국을 이끌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홍콩 사태와 미·중 무역 갈등이 대장정 정신을 앞세운 버티기 작전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의 중국은 홍군이 정신력으로 버텨냈던 낙후하고 고립된 1930년대와 다르다.


중국 지도층은 애국심으로 불안감을 희석시키는 모양새다. 


10일 중국 관영 CCTV는 56개 민족 학생 대표단과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수만명이 톈안먼 광장에 모여 오성홍기를 흔들며 ‘사랑해요 중국’ 노래를 부른 장면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 노래는 ‘아름다운 청춘을 당신에게 바친다/내 어머니/내 조국’이라는 가사가 담겼다.


과연 중국이 안팎의 고난을 해결하고, 가사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국경절을 맞을 수 있을까.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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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모든 나라는 자신을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주한미군 감축의 교환을 전략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체제의 안전을 미국이 보장하겠다는 뜻을 당국자들이 거듭 밝힌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한의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북한은 올해 말을 미국과의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북·미는 앞으로 남은 넉달 동안 비핵화 로드맵과 상응 조치에 합의해야 한다. 양쪽의 조건을 맞추는 일은 간단치 않다. 북한의 안전보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과 맞물려 있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과도한 개입도 경계 대상이다. 북·미 양측이 하노이 담판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톱다운 방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무협상을 통해 최대한도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북·미가 올해 말을 넘겨 미국이 대선 국면을 맞게 되면 북·미 대화는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북한은 이 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늦은 만큼 북·미 간 실무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북핵 문제가 시원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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