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슈카쓰(就活·취업활동)’에서 ‘취직 에이전트(대리인)’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임 ‘어드바이저(조언자)’가 붙어 희망과 적성에 맞는 기업을 소개하는 일종의 ‘취업 코디네이터’다.

 

대학생은 무료로 조언을 받으면서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반면,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일손 부족으로 우수 인재 확보에 부심하는 일본 노동시장 상황이 반영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일본 대학생들이 2016년 3월 도쿄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에서 기업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인재·컨설팅회사인 DYM은 2010년부터 취직 에이전트 사업을 하고 있다. 2013년 2만명이었던 등록자는 2019년 봄 대학 졸업 예정자만 12만5000명으로 늘었다. 최근 1년 간 4000명이 DYM을 통해 전국 1500개사에 취직했다.

 

친구를 통해 DYM에 등록한 대학 3년생 구니이 유키(國井柚希)는 지난해 12월 어드바이저와 면담을 통해 흥미를 갖고 있는 차와 관련된 인턴십을 소개받았다. 어드바이저로부터 “일단 참가해 어떻게 느꼈는가로 앞으로를 생각해보자”는 조언을 받았다. 슈카쓰에는 입사지원서 쓰는 방법, 자기분석 등 모르는 것 투성이. 구니이는 “혼자라면 이 인턴십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발견했다고 해도 참가해야 할 지 고민했을 것”이라면서 “불안이 가득하지만 ‘백(후원자)’이 있으니 어떻게든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부족한 대학생들로선 취직 에이전트의 조언을 받으면서 슈카쓰를 할 수 있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에이전트 이용비는 기업이 내기 때문에 대학생의 부담은 ‘제로’다. 입사가 결정되면 에이전트는 기업으로부터 성과 보수로 수십만엔을 받는다.

 

취직 에이전트를 이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마케팅업체 마이케이는 5년 전부터 DYM의 ‘신졸(新卒·그 해 졸업자)소개’를 이용하고 있다. 이다 유(飯田裕) 회장은 “지금까지는 각지의 회사설명회에 참가해 학생을 모았다”면서 “비용과 시간, 노력이 상당히 소요되지만 입사 3년 만에 절반이 그만둔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 4월 신입사원의 경우 에이전트로부터 소개받은 40명을 면접해 20명을 내정했고, 이 가운데 8명이 입사를 결정했다. 이다 회장은 “원하는 인재는 사전에 면밀하게 협의하기 때문에 ‘미스 매치’가 없어져 이직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정보회사도 취직 에이전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마이나비는 2017년 10월 신졸소개 부서를 독립시켰다. 마이나비 회원 가운데 면담을 통해 신졸소개 회원으로 등록한 올봄 졸업 예정 대학생은 2만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신졸소개협의회도 설립됐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취직 에이전트 사업을 포함하는 신졸채용지원 시장규모는 2017년에 전년 대비 8.6% 증가한 1193억엔(약 1조2000억원), 2018년에는 전년보다 8.0% 증가한 1288억엔(약 1조3000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DYM 오키노조 마사히로(沖之城雅弘) 이사는 “프로가 적성을 살펴 학생과 기업을 연결함으로써 쌍방에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이용하는 학생도 기업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취직 에이전트로부터 ‘오와하라(취업이 확정된 대졸예정자에게 다른 회사를 더 이상 알아보지 말라고 요구)’를 받는 등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한 대학의 슈카쓰 담당자는 니혼게이자이에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고, 에이전트를 판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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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법을 요약하면 ‘이전 행정부에선 하지 못했던 일들이 내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해결되고 있다’는 식이다. 북한 문제로 가면 목소리에 힘이 더 들어간다. 자신은 아직 북한에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억류한 미국인들을 돌려보냈고, 15개월 동안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으며,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고 강조한다. 만약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한반도에는 진즉 전쟁이 났을 것이라고 한다.

 

한반도 정세는, 또 북·미 관계는 지난 1년간 대결에서 대화로의 극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을 전적으로 반박하기는 어렵다. ‘최대의 대북 압박’ 정책이 통했기 때문인지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야의 우려에도 북한과의 대화에 드라이브를 건 것은 분명하다. 그는 이를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라고 했다.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 “김 위원장의 지도력으로 북한은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고 하고,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사고방식을 믿는다”고 한다.

 

외교가에 실패하는 정상회담은 없다는 말이 있다. 어느 두 나라가 정상회담을 기획할 때 외교 라인들이 사전에 주요 의제에 대한 합의 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내놓을 게 있을 때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은 다르다. 이번 역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처럼 양 정상의 결정으로 회담 일정이 공개되고, 후속 실무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회담을 앞두고선 말도 줄이고 있다. 트럼프답지 않게 신중하다는 인상마저 준다. 승리주의, 성과주의에 집착하는 그는 국정연설에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사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66년간 ‘제한 전쟁’ 상태인 한반도의 근원적 구조가 한두 번의 협상으로 끝날 것으로 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항구적 한반도 평화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에 합의한 것은 출발이다. 함께 가야 할 공동의 목적지를 설정한 것이다. 이번에는 이를 위한 각각의 ‘행동 대 행동’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북한은 실제로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 미국은 그에 상응한 조치를 할 의향이 있는지가 하노이에서 드러날 것이다. 서로에게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노력’이 어떤 결말을 그릴지,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그 역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 한 비핵화가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달 “궁극적으로 미국민의 안전이 목표다” “위험을 줄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확장 능력을 줄이기를 원한다” 등의 언급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 회담이 ‘스몰 딜’, 즉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감축을 대가로 미국이 최소한의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애당초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김 위원장을 만나봐야 시간 낭비라는 게 요지다. 트럼프 대통령도 눈에 확 띄는 합의가 없을 줄 알고 있으니 국정연설에서 북한 관련 메시지를 짧게 하고, ‘북한 비핵화’란 표현을 쓰지 않았으며, ‘역사적 노력’을 운운한 것 아니냐는 나름의 추론을 내놓는다. 한반도 운명이 기로에 선 지금, 중요한 것은 협상이 중단 없이 꼬리를 물고 지속되는 것이다. 도출한 합의를 서로 이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 그다음의 합의와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연쇄적 움직임이 불신을 신뢰로 바꿀 수 있고 빅딜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이 선언의 해였다면, 2019년은 실천의 해로 만들어야 한다.

 

최종 목적지는 북한의 핵시설, 핵물질, 핵무기를 모두 없애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다. 소소한 딜로 기약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마냥 늘어져서는 곤란하다. 속도가 필요하다. 미국 내 사정도 느긋하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4년의 반환점을 돌았는데 러시아 스캔들 특검, 민주당의 하원 장악 등으로 국내정치 상황이 곤궁한 처지다. 하노이에서 양측이 잠재울 스몰 딜보다 큰 합의를 공개해야 북·미 협상 회의론을 희석시키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늘려 협상의 동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번에는 ‘악순환’ ‘실패의 역사’로 덧칠된 사반세기 북핵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안홍욱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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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를 발표한 지 10일로 꼭 3년이 됐다. 2016년 이날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북한은 다음날 공단 폐쇄와 남측 자산 동결, 남측 인원 추방으로 맞대응했다. 입주 기업인들이 공장건물을 뒤로한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귀환하던 처연한 광경이 지금도 생생하다. 개성공단은 12년간 남북 경제협력의 성공 모델이자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의 결실이었다. 남과 북은 물론 국제사회도 남북 상생을 위한 모범적 사업으로 평가해왔다. 그런 개성공단의 폐쇄가 남북관계에 미친 충격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 3년간 박근혜 정부가 탄핵된 뒤 문재인 정부로 바뀌었고, 남북관계가 복원되면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이 3차례나 열리는 변화가 있었다. 북·미 정상회담도 사상 처음으로 열리면서 한반도 정세가 대전환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굳게 닫힌 개성공단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기업인들이 시설 점검을 목적으로 방북하겠다고 정부에 7차례나 신청했지만 번번이 불허됐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이번 회담을 위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8일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을 벌였다. 정상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 이행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집중 조율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방북 뒤 서울로 귀환한 비건 대표는 이번 방북 협의가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김 대표와 추가로 만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이 미국의 상응조치 목록에 포함될지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개성공단 폐쇄는 한국 정부의 독자조치로 시작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매듭이 추가돼 풀기가 간단치 않은 점도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은 북한만큼이나 한국 정부와 기업인들도 희망하고 있음을 미국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북한도 미국이 개성공단을 제재대상에서 풀어줄 명분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는 것이 그 명분이다. 개성공단의 닫혔던 문이 활짝 열리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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