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수혁 의원은 7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금년도분만 결정하기로 했고, 국방비 인상률 8.2%를 반영해 1조500억원 미만으로 합의돼 가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르면 이번 주말에 협상안에 가서명한다고 밝혔다. 결국 협상은 미국 측이 주장한 ‘협정 유효기간 1년안’을 한국이 수용하는 대신 금액은 처음 요구한 것보다 다소 후퇴한 선에서 타결된 셈이다.

 

이번 방위비 협상이 전례없이 난항을 겪은 이유는 미국에 있다. 미국은 분담금을 1.5~2배 높이라고 요구하더니 막판에 돌연 방침을 바꿨다. 최상부에서 내려온 지침이라며 협정의 적용기간을 1년으로 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당시 양국 대표단은 미국의 10년안과 한국의 3년안을 놓고 협의해 ‘5년안’으로 이미 의견을 모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가 해를 넘겼다. 막판 한국 정부는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워 ‘유효기간 1년’안에 동의한 것 같다. 그러나 한국민으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실상 타결을 제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대하여 재협상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이번 협상은 처음부터 합리적인 주장을 기반으로 한 밀고 당기기가 아니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을 앞세워 밀어붙였다. 한국이 내는 분담금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더라도 결코 적지 않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분담금 비율은 0.068%로 일본 0.064%보다 높다. 주한미군 평택기지 신설비용의 90% 이상이 한국이 낸 분담금에서 나왔다. 미군은 해마다 한국이 내는 분담금을 다 쓰지도 못하는 데다 어디에 쓰는지도 불투명하다. 진정한 협상은 이런 불합리한 내용을 고치면서 액수를 조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3월 시작해 꼬박 1년이 걸렸다. 이대로라면 4월 국회에서 비준을 받자마자 다시 내년도 협상에 나서야 한다. 미국이 1년 조건을 고집하는 것을 두고 국내에서는 한반도 상황에 따라, 또는 무기 구입 등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분담금을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유효기간 1년’ 조항을 그대로 두는 한 협상은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에 이롭지 않은 분담금 협상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