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5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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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렬의 신한반도 비전]트럼프를 위한 변명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를 물리친 바이든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이로써 트럼프시대가 저물고 새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트럼프, 그는 이 시대 미국인의 꿈을 실현하려던 영웅인가, 아니면 정치적 야욕을 채우는 데 급급했던 간웅일 뿐인가? 트럼프시대가 빨리 끝나길 바랐던 사람으로서, 바이든 당선자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트럼프 지우기(Anything but Trump)를 넘어 트럼프가 꾼 미국의 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트럼프가 꾸었던 첫 번째 꿈은 백인이 계속 통치하는 미국이다. 미국 인구 중 백인의 비중은 나날이 줄어들어 1960년대 85%였으나 2000년 69%, 2020년 현재 60%로 줄었다. 그 대신 히스패닉이 19%, 흑인 13%, 아시아계 6%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내건.. 2020. 11. 10.
[김민아 칼럼]4년 후, 해리스와 오바마가 겨룬다면 카멀라 해리스(56)는 흰색 바지정장 차림이었다. ‘서프러제트 화이트.’ 20세기 초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서프러제트)들이 흰옷을 입은 데서 유래한 용어다.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당선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승리 연설을 한 해리스는 말했다. “저는 첫 여성 부통령이 되겠지만, 제가 마지막은 아닐 겁니다. 오늘 밤 모든 소녀들이, 이 나라가 가능성의 나라임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워싱턴포스트의 로빈 깁핸은 해리스의 당선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초. 최초. 최초(First. First. First).” 최초란 표현을 세 번 쓴 건 해리스가 여성·흑인·아시아(인도)계라는 3중의 장벽을 한꺼번에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2020. 11. 10.
[여적]매케인의 승복 연설 2008년 11월4일 밤(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친구들, 긴 여행이 끝났다”며 착잡한 표정으로 대선 승복 연설을 시작했다. “미국인의 뜻은 확고했다. 조금 전 버락 오바마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둘 다 사랑하는 이 나라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했다.” 그는 두 손을 들어 야유하는 지지자들을 진정시키며 말을 이어갔다. “오바마를 축하해줄 뿐 아니라 그가 필요한 화합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의 아들딸과 손자손녀들에게 우리가 물려받은 나라보다 더 나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오바마에게) 우리의 선의와 노력을 보내자.” 선거운동 기간 내내 오바마의 경험부족을 비판한 그였지만 이날엔 시종일관 승자를 치켜세웠고 지지자들에게 화합을 강조.. 2020. 11. 10.
[여적]‘투잡’ 퍼스트레이디 ‘퍼스트레이디’는 1877년 미국 19대 헤이스 대통령 취임식 보도에서 처음 등장했다. 한 기자가 대통령 부인을 지칭한 게 대중화되고, 그 후 국가원수의 부인을 이르는 말로 자리 잡았다. 퍼스트레이디가 꼭 해야 할 책무는 따로 정해진 게 없다. 대통령의 국내외 활동에 동행하고, 아동·복지·인권 관련 활동이나 친선대사 역할 등을 주로 해 왔다. 2013년 ‘아프리카 퍼스트레이디 회담’에서 만난 미셸 오바마와 로라 부시 여사는 “(퍼스트레이디가) 아마 세계 최고의 직업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 안팎의 대소사를 챙기는 남편들과 달리 열정을 가진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무보수지만 영향력과 보람은 결코 작지 않다는 뜻일 테다. 미국 역사상 첫 ‘유급 퍼스트레이디’가 나올지 눈길이 쏠린다. 조 바이.. 2020. 11. 9.
[경향의 눈]‘혼돈의 79일’ 고어의 길, 후버의 길, 트럼프의 길 ‘혼돈의 인터레그넘.’ 3일 치러진 미국 대선 이후 상황을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말은 없을 듯하다. 인터레그넘(interregnum)은 ‘정권과 정권 사이’라는 의미다. 역사적으로는 왕이나 교황 등 최고지도자가 없던 기간을 일컫는다. 미국에서는 대선일과 대통령 취임일(1월20일)까지 기간을 말한다. 통상 권력이양이 이뤄진다. 보통 11주 정도 되는데, 이번엔 79일이다. 올해 대선일 밤 풍경은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승복’ 대신 ‘승리’를 주장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사기라는 주장을 펴며 대법원 소송을 공언했다. 박빙의 승부 탓이긴 하지만 패배 시 대선 불복 가능성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승자 미확정에 따.. 2020. 11. 5.
[아침을 열며]트럼프 없는 세상 세상이 시끄럽다. 전대미문의 전염병과 보조라도 맞춘 것일까. 미국과 중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으르렁댄다. ‘중국 공산당’이라는 단어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입에서 나왔고, 중국은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행동”이라며 한국전쟁까지 소환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악의 제국’을 구소련에서 중국으로 대체한 007류의 영화가 다시 유행할 판이다. 미·중이 싸우는 틈바구니에서 러시아는 구소련 영광을 재현하려는 야심을 드러낸다. 우리는 어느 시대를 살고 있나. 난장판의 원흉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목된다. 그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면서 끊임없이 중국을 압박하고, 코로나19 책임을 덮기 위해 중국 책임론까지 부각시킨 결과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세계가 시끄러워졌다는 것이다. 죄가 많다. 이란 .. 2020. 11. 2.
[세상읽기]트럼프와 음모론 ‘어두운 공생’ 2016년 미국 대선 직후에 에드거 웰츠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수도 워싱턴까지 약 580㎞ 거리를 운전했습니다. 도착한 곳은 동네 피자가게. 자동소총을 들고 가게로 들어간 그는 지하실을 찾으며 총을 발사했습니다. 갇혀 있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였죠. 좌파 지도자들이 유아 성학대를 일삼고 그 가게 지하에서 아이들을 거래한다는 글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가게에 아이들은커녕 지하실도 없었죠.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이후 웰츠는 잘못을 시인하고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았죠. 사라지기는커녕 이제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음모론을 추종하는 이들은 ‘큐어넌(QAnon)’으로 불립니다. 정부 최고 기밀 취급 등급(Q)에서 착안한 이름을 쓰는 ‘큐’가 이들의 지도자.. 2020. 10. 30.
티베트어의 현재와 미래 지난 17일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외곽의 한 주택단지. 티베트 전통복장을 입은 그는 서너 살쯤 된 아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티베트어로 말했고 내가 구사할 수 있는 언어는 그와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몸짓으로 소통했다. 찍은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고 하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숙소로 돌아와 모자의 사진을 온라인으로 전송했다. 그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티베트어와 함께 꽃 사진과 강아지 동영상으로 답장을 했다. 번역기를 돌려보니 고맙다는 뜻이다. 외국 기자에게 취재는 물론 여행도 쉽게 허용되지 않는 ‘금단의 지역’ 티베트를 중국 당국 초청으로 일주일간 방문했다. 4개 도시를 돌며 만난 티베트인 중 대부분의 중노년층은 티베트어로 대화했다. 중국어는 간단한 소통만 가능했다. 현지 간부들은 티베.. 2020. 10. 21.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의 입구’가 될 수 없는 이유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다시 꺼냈다. 3번째 시도다. 그만큼 종전선언에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모두에게 매력적인 카드라고 굳게 믿는 것 같다. 종전선언은 노무현 정부의 구상이었다. 2006년 11월 하노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노무현·조지 부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시발점이다. 회담 후 송민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대북 경제지원과 안전보장 외에 ‘평화체제 관련 상응조치’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행동 리스트에 한국전쟁 종료선언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종전선언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노무현 정부의 구상은 먼저 종전선언과 함께 협상.. 2020.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