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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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불굴의 화성 도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18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무엇보다 인간의 화성 거주 가능성을 본격 탐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화성은 중력이 지구의 40%이고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95%에 달하지만, 계절이 존재하고 자전주기(24시간39분)가 지구와 비슷하다. ‘인내’라는 뜻의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7월30일 지구를 떠나 6개월 반 동안 무려 4억7000만㎞를 비행했다. 마지막 고비인 ‘공포의 7분’도 넘기고 착륙에 성공했다. 화성엔 공기가 거의 없어 착륙 과정에서 제때 감속하지 않으면 충돌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공포의 7분’을 넘어 화성 착륙에 성공한 탐사선은 50%에 불과하다고 한다. 탐사팀을 이끄는 스와티 모한 박사가 “.. 2021. 2. 22.
[여적]예타의 정치학 1966년 11월9일 경북 김천에서는 김천~삼천포 간 ‘김삼선’ 철도기공식이 열렸다.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했으니 지역민들은 곧 철길이 놓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재원 조달 문제로 다음해 중단됐다. ‘비운의 김삼선’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2014년에야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에 들어갔다. 비용 대비 편익(B/C)이 0.72로, 1을 넘지 못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예타가 ‘눈물의 고개’로 비유되는 것은 그만큼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규모 사업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예산의 낭비를 막기 위한 제도인 예타는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 총사업비 규모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이 300억원 이상인 사업은 반드시 예타를 통과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철도나 고속도로.. 2021. 2. 22.
[여적]빌 게이츠의 원전 빌 게이츠(66)는 워낙에도 혁신가이지만 최근 그 면모를 두드러지게 한 것이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청정기술 개발 투자다. 지난 15년간 사비 2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인 분야가 원자력 발전이다. 그는 원전을 온실가스 배출이 0이 되는 넷제로의 관건이라고 주장한다.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해 2006년 테라파워라는 회사까지 세웠다. 재생에너지를 추구한다면서 원전을 짓는다니 얼핏 모순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원전은 보통 원전과 다르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나트륨’ 원자로는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핵융합은 수소를 원료로 사용하기에 안정적으로 무제한 공급할 수 있다. 냉각재가 물이 아닌 끓는점이 높은 액체 나트륨이어서 사고 걱정이 없.. 2021. 2. 16.
누가 중국을 알 수 있는가 랴오닝성 다롄의 한 공장에 다니던 샤오빈의 운명이 갈린 것은 1989년 베이징 출장이었다. 그는 중국 당국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탱크로 진압한 6월4일 베이징에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거리에서 만난 ABC 방송국 기자에게 “무고한 2만명의 시민이 죽임을 당했다”고 말하면서 분노했다. 샤오빈이 외신 매체와 인터뷰한 결과는 참혹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샤오빈의 ABC 인터뷰 장면을 보도하면서 ‘유언비어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보도는 흡사 범죄자 현상수배 같았다. 샤오빈은 동료 2명의 신고로 다롄에서 체포됐고, TV에서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체포 한 달 만에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죄목은 ‘반혁명선전선동죄’였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학생지도자 왕단도 이보.. 2021. 2. 10.
[여적]세 손가락 경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의 시민들 사이에서 ‘세 손가락 경례’가 번지고 있다. 하늘을 향해 펼치는 검지·중지·약지는 선거,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 거리에 나선 시민들의 세 손가락 경례엔 저항의 뜻이 담겼고, 세 손가락 사진이나 그림이 ‘미얀마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시민불복종 운동’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고 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지난해 태국 민주화 시위 때도 쓰였다. 시민들은 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 의회 해산과 총리 퇴진, 왕실 개혁 등을 요구하며 세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한 시위 참가자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경찰의 물폭탄에 맞서는 사진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태국에서는 2014년 군부 쿠데타 때 세 손가락 경례가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태국 민.. 2021. 2. 8.
[여적]백신 새치기 패스트푸드점 두 곳이 있다. 한쪽은 손님들이 구불구불한 줄 서기를 하는 곳, 다른 쪽은 네 줄로 나눠 서는 곳이다. 사람들은 어느 쪽을 택할까. 30여년간 ‘줄 서기’를 연구해 ‘줄 박사’(Dr.Queue)로 통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리처드 라슨 교수의 실험 결과 손님들은 전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줄로 늘어섰을 때 대기 시간이 네 줄로 설 때보다 두 배나 되는 데도 상관없었다. 한 줄로 서면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주문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내가 더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새치기는 용납 못한다는 ‘줄 서기의 심리학’이다. 라슨 교수는 “사람들은 줄을 섰을 때 대기 시간보다 공정함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석했다. 줄 서기는 사회의 축소판.. 2021. 2. 8.
[여적]1유로 환경소송 1유로(약 1300원)의 가치는 크지 않다. 고작 과자 한 봉지를 사거나, 서울 시내 버스나 지하철을 한 번 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법정에서 내려진 ‘1유로 배상’ 판결의 무게는 다르다. 가해자의 잘못을 분명히 드러내며 엄중 경고하는 메시지가 되기에 충분하다. 의미 있는 ‘1유로 판결’이 나왔다. 프랑스 파리행정법원이 3일(현지시간) 정부가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원고 측이 청구한 1유로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피고는 프랑스 정부, 원고는 그린피스 프랑스, 옥스팜 프랑스 등 프랑스의 4개 환경단체다. 230만명 이상이 청원에 함께 동참하며 세기의 소송으로 불렸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는 네덜란드의 우르헨다 판결이다. 2015년 네덜란드 환경단체 .. 2021. 2. 5.
[여적]베이조스의 조기 퇴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설립자(66)는 세 번의 은퇴를 선언했다. 2000년 1월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MS를 설립한 지 20년 만으로, 당시 게이츠의 나이는 불과 45세였다. 2014년 2월엔 MS 회장직을, 2020년 3월엔 MS와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 자리까지 내놨다. 게이츠가 은퇴를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자선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그는 부인과 함께 만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보건과 국제개발, 교육, 기후변화 같은 전 지구적 과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설립자(2011년 사망)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그의 성공에는 뼈아픈 실패의 경험이 녹아 있다. 잡스는 애플 설립 10년 만에 넥스트라는 새로운 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2021. 2. 4.
[조성렬의 신한반도 비전]‘백·투·더 2018’이 되려면 북한이 제8차 당대회에서 밝힌 대남정책의 내용들이 심상치 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한의 메시지가 대화 신호라고 해석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보여줬던 북한의 대남 적대적 인식이 그대로 담겨 있다. 북한당국은 작년 6월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거론하며 우리 정부를 비난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현 당 부부장)의 담화 직후, 통일전선부 대변인을 통해 대남관계를 적대관계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그 뒤 남북통신연락선 차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4대 군사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긴급결정으로 군사행동이 보류됐지만 취소되지 않은 채로 있다. 이는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남북관계 현실태를 평가하며 판문.. 2021.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