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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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양치기 소년’ 딜레마 코로나19의 불길이 서서히 잡히고 있다. 국가 간 백신 접종 격차, 변이 바이러스 등 위험 요인은 여전하지만 적어도 긴 터널의 끝이 보일 것이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대조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둘러싼 논란은 재점화되고 있다. ‘연구소 유출설’이 재부상하면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의혹은 지난해 봄부터 일부 언론과 과학자들에 의해 제기됐지만 주류 언론과 과학자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구소 유출설을 강력하게 주장할수록 언론은 더욱 단호한 어조로 배격했다. 지난달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코로나19 공식 발병 전인 2019년 11월 우한연구소 직원 3명이 코로나19와 일치되는 .. 2021. 6. 16.
출산정책과 산아제한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지금은 꽤 낯설게 들리지만 1980년대 한국에서 익숙하게 들을 수 있었던 말이다. 정부 가족계획 정책에 따라 1960년대에는 ‘세 자녀 갖기’, 70년대에는 ‘두 자녀 갖기’, 그리고 80년대에는 ‘한 자녀 갖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산아제한 정책이다. 하지만 30여년 만에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앞다퉈 다자녀 가정에 혜택을 주고 각종 출산 장려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이웃나라 중국에서는 출산 장려가 먼 나라 얘기처럼 비춰졌을 터다. 산아제한이 존재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루며 세계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인구 보너스’ 효과를 가장 톡톡히 누린 나라라 할 수 있다. 생.. 2021. 6. 2.
[아침을 열며]이스라엘·팔레스타인 ‘11일 전쟁’이 남긴 것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치조직 하마스의 전쟁이 11일 만에 휴전으로 일단락됐다. 양측은 지난 21일 오전 2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갔다. 이집트의 중재를 양측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지구에 대한 일방적인 폭격을 멈춰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해결된 것 하나 없이 다시 과거 상태로 돌아갔다. ‘11일 전쟁’이 남긴 교훈을 짚어본다. 우선 국제사회의 갈등에 대한 강대국의 관여 특히 미국의 인도주의적 관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식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고립주의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재정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어.. 2021. 5. 24.
아직은 바이든 대북정책을 환영할 때가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공개한 새로운 대북접근법을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라고 표현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목표로 ‘외교적 방법’을 통해 북한의 핵위협을 ‘단계적으로 감소’시키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실제 내용은 단계적 접근법이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됐던 외교적 해법의 대부분이 단계적 접근법이었다. 1994년 북·미 제네바기본합의나 2005년 6자회담 참가국의 9·19 공동성명이 대표적이다. 단계적 접근법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행 과정에서 정권 교체와 같은 국내 정치적 환경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시작하기가 쉽고, 일단 시작하고 나면 외교적 노력이 진행 중임을 내세워 정치적 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게.. 2021. 5. 21.
[기고]한·미 정상회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의 호기 최근 미국 바이든 정부는 이전 정부가 진행한 비핵화 협상의 교훈과 동맹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대북정책의 골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를 통해 유연하고 점진적·실용적인 접근으로 풀어 나가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도, 트럼프 정부의 ‘일괄타결’ 방식도 아닌 ‘조정된 실용적 접근’으로 해법을 찾겠다는 기본 방향을 밝힌 것이다. 또 미국 정부 당국자는 언론을 통해 미국의 접근법이 싱가포르 합의 등 기존 북·미 간 합의에 기반할 것이고, 중간 단계에서 제재 완화 조치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직 전체 대북정책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방향과 상당 부분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간 바이.. 2021. 5. 17.
홍콩은 어디로 가고 있나 “언론계에 몸담은 30여년 동안 지난해 상황은 최악이었고, 앞으로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크리스 융 홍콩기자협회장이 지난 3일 ‘세계 언론자유의날’을 맞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언론인 36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난해 홍콩 언론자유지수는 32.1을 기록했다. 2013년 연례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2019년 조사 때보다 4.1포인트 낮아졌고 2013년(42.0)과 비교하면 10포인트나 추락했다. 정보 접근성과 언론의 감시자 역할, 매체의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점수다. 조사에 응답한 언론인 중 91%는 홍콩의 언론자유가 1년 전보다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85%는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근원이 홍콩 정부라고 봤다. 69%는 중국 정부 관리들이 ‘일국양.. 2021. 5. 6.
[여적]빌·멀린다 게이츠 부부의 이혼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나 친족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이 있다. 그 호칭을 통해 남과는 다른 끈끈한 관계임을 확인한다. 때론 남을 배척하는 경계로 삼기도 한다. 우리는 독특하게 친족을 숫자인 촌수(寸數)로 나눈다. 촌수는 혈연과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에 기반해 나를 중심으로 관계·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고는 삼촌·사촌·외사촌 등 그 촌수가 호칭이 된다. 촌수로 보면 부모와 자녀 사이는 일촌, 형제자매는 이촌, 아버지 형제자매와는 삼촌이다. 그런데 부부 사이는 촌수가 없어 0촌, 무촌이다. 혈연이 아니라 사랑과 혼인으로 맺어진 관계가 부부인 것이다. 가장 친밀한 관계지만 또한 언제든 이혼으로 촌수가 없는 남이 된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민간자선단체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운영하고 있는 빌 게이.. 2021. 5. 6.
바이든 대북정책, 싱가포르 합의 계승?…아전인수 경계해야 지난 주말 미국이 공개한 대북정책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3일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외교적 해법과 단계적 접근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특히 미 당국자가 2018년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합의를 포함한 다른 합의들을 기초로 했다고 말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미국에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는데 미 당국자가 이를 언급한 것은 한국의 요구가 반영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만족해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새로운 포뮬러(창의적 해법)’가 아니다. 외교적 해법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며 단계적 접근법도 이미 시도해봤던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하노이 노딜’ 이후 강조해온 ‘포괄적 합의 이후 단계적 이행’과도 다르지 않다. .. 2021. 5. 6.
[여적]빌·멀린다 게이츠 부부의 이혼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나 친족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이 있다. 그 호칭을 통해 남과는 다른 끈끈한 관계임을 확인한다. 때론 남을 배척하는 경계로 삼기도 한다. 우리는 독특하게 친족을 숫자인 촌수(寸數)로 나눈다. 촌수는 혈연과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에 기반해 나를 중심으로 관계·거리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고는 삼촌·사촌·외사촌 등 그 촌수가 호칭이 된다. 촌수로 보면 부모와 자녀 사이는 일촌, 형제자매는 이촌, 아버지 형제자매와는 삼촌이다. 그런데 부부 사이는 촌수가 없어 0촌, 무촌이다. 혈연이 아니라 사랑과 혼인으로 맺어진 관계가 부부인 것이다. 가장 친밀한 관계지만 또한 언제든 이혼으로 촌수가 없는 남이 된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민간자선단체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운영하고 있는 빌 게이.. 2021.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