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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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명분으로 분담금 더 주는 게 동맹 강화인가 제11차 한·미 SMA(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따라 올해 한국은 이전보다 13.9% 늘어난 1조1833억원을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또 향후 5년의 협정 유효기간 동안 매년 국방비 증가율만큼 분담금을 더 내도록 했다. 그런데 한국은 이미 중기국방계획에 따라 해마다 평균 6.1%의 국방비를 올리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조건은 ‘한국은 매년 분담금을 6~7%씩 늘리기로 한다’는 문장을 협정문에 명시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그 결과 협정 마지막 해인 2025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50% 증액이 이뤄지게 된다. 트럼프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5년 뒤로 미뤄 들어주는 셈이다. 국방비 증가율을 연간 분담금 변화에 연동시킨 것은 명분도 근거도 없다. 따라서 전례도 없다. ‘국방비 연동’ 이유에 대해 정부.. 2021. 3. 12.
[경향의 눈]바이든, 군사 개입 백지수표 AUMF를 폐기하라 지난달 25일 미국이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군사작전이었다. 앞서 있었던 일련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이었다.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미국과 연합군이 하루 평균 46차례씩 감행한 수십만 건의 공습 중 하나였지만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바이든의 약속과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안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바이든은 군사작전 감행 근거로 자위권을 보장한 유엔헌장(51조)을 내세웠다. 하지만 더 확실한 근거가 있었지만 들먹이지 않았다. 바로 ‘무력사용권한(AUMF)’이라는 법이다. 이 법은 2001년 9·11 테러 일주일 뒤 발효됐다. 이 법의 핵심 조항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문장으로.. 2021. 3. 11.
만리방화벽과 통제사회 베이징에 온 지 한 달. 3주 격리를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지 열흘이 지났다. 모든 게 낯선 환경이지만 특히나 적응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인터넷 속도다. ‘빛의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의 인터넷 환경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며칠 속을 끓이다 무선공유기를 새것으로 바꾸고 나서야 그나마 조금은 안정적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속도가 아니었다. 중국에 왔음을 가장 실감케 한 건 말로만 듣던 ‘만리방화벽’의 위력이다. 해외 사이트 등을 차단하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을 거대한 만리장성에 빗대 부르는 말이 만리방화벽이다.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쓰던 인터넷 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무용지물이 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서.. 2021. 3. 10.
[여적]룰라의 귀환 ‘좌파의 아이콘, 노동자의 대통령,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 그리고 부패한 정치인.’ 그의 이름 뒤에는 많은 수식어가 따른다. 21세기 첫 10년을 지배한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76)의 이력에는 질곡의 브라질 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가난이 구두닦이 룰라를 노조활동에 눈뜨게 했고, 노조지도자가 되어서 군부독재에 맞선 경험은 그를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했다. 3전4기 끝에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보우사 파밀리아’ 같은 빈곤층 보호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쳐 세계적인 정치인으로 도약했다. 퇴임 직전 지지율 87%만큼 그의 8년 집권을 잘 보여주는 척도는 없을 터이다. 그런 그가 퇴임 8년 뒤 감방에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룰라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패였다. ‘세차작전.. 2021. 3. 10.
[여적]미국발 코로나 부유세 세계적인 부자 워런 버핏은 대표적인 부자증세론자다. 그가 2011년 8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소득세율이 비서보다도 더 낮다”며 부자증세를 요구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0년 그가 낸 소득세는 약 694만달러였지만 소득세율(17.4%)은 직원 20명의 평균(36%)보다 크게 낮았다. 그보다 70년 전 미국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제안으로 2만5000달러가 넘는 부분에 90%가 넘는 소득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부유세는 부자증세와 결이 다르다. 부과 대상이 이른바 슈퍼부자이며, 기준은 소득이 아닌 순자산이다. 미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과 버니 샌더스는 대표적인 부유세 옹호론자다. 두 사람은 지난해 대선의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서며 서로 경쟁하듯 부유세안을 내놨다. 워런안은 5000만~10억달.. 2021. 3. 3.
[사유와 성찰]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하여 목숨을 건 민주화 현장의 미얀마 시민들에게 보내는 뜨거운 연대의 성원으로 한국 민주주의를 지원한 세계인들의 은혜를 되갚자 팔뚝에 이름, 전화번호, 혈액형을 적는 그들을 보며 눈물이 흐른다. 억압받는 세계의 백성들은 이렇게 자유와 정의를 위해 길거리로 몸을 던진다. 그들은 “국민들이 고통받기 때문에 차들도 멈췄다”며 고장난 차들을 도로 위에 두거나 경적을 울리고, 냄비를 두들기거나 세 손가락 저항의 상징을 허공을 향해 날리고 있다. 죽은 자들 뒤를 산 자들이 따르며 민주주의의 승리를 외친다. 미얀마의 과거는 한국과 너무나도 닮았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가 그랬지만, 특히 이 나라는 서구의 식민지로부터 벗어나는 고단한 과정부터 해방, 내란(6·25전쟁), 군부 쿠데타, 신군부의 정권 강탈, 민주화의 여정.. 2021. 3. 2.
[여적]밀크티 동맹 19세기 영국과 청나라 간 아편전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차(茶)였다. 당시 영국에서는 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청으로부터 차를 사들일 결제대금 은이 절대 부족했다. 그래서 영국이 고안한 것이 인도를 끼워넣은 ‘삼각무역’이었다. 대중국 무역 독점권을 가진 동인도회사가 영국의 모직물을 인도에 수출하면, 인도는 중국에 아편을 수출하고, 그 대가로 영국이 차를 가져오는 식이다. ‘차의 정치경제학’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차가 다시 국제정치의 중심에 섰다. 태국과 중국 간 소셜미디어(SNS) 전쟁이 계기였다. 태국의 한 유명인이 트위터에 홍콩을 국가로 묘사한 이미지를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급기야 두 나라 간 갈등에 .. 2021. 3. 2.
[조성렬의 신한반도 비전]김정은의 네 갈래 길 올해 12월30일이면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지 꼭 10년이 된다. 북한당국은 작년 9주년에 맞춰 김정은 전기인 라는 책을 출간해 얼마 전 대외선전매체 홈페이지에 공개하였다. 여기서는 36쪽에 걸쳐 2018년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다뤄져 있지만, 정작 문재인 대통령에 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다. 그렇다면 남북 정상 간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도 모두 잊은 것인가? 김정은은 2018년 3월 우리 측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핵 포기를 약속했다. ‘4·27판문점선언’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고 약속했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는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전기에는 선.. 2021. 3. 2.
친일 교수와 ‘위안부 음모론’ ‘워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워싱턴정대위)는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내걸고 미국에서 가장 먼저 결성된 민간단체 중 하나다.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이듬해인 1992년 유엔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 위한 황금주 할머니의 미국 방문 지원, 워싱턴 한인교회 증언 행사 개최 등이 이 단체의 출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워싱턴정대위는 28년에 걸친 미국 내 위안부 운동의 역사와 성과, 의미를 집대성한 영문 책자 발간을 알리면서 영문 자료 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위안부운동단체의 영문 책자 발간이 단순히 단체의 역사를 정리하는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태평양전쟁 당시 성매매 계약’ 논문 파문을 보면서 새삼 깨달았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 2021.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