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29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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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한 편견 가득한 이야기: 환경을 공부하는 이상한 세계 이 블로그에 무엇에 대해 글을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 ‘밖에서 본 안’ 혹은 ‘안에서 못 느꼈던 밖’ 이라는 것에 꽤나 당혹스러웠다는 걸 인정해야 겠다. 외국에서 살고 공부하면서 한국에 대해 생각해보고, 공부하는 내용(내 경우는 ‘환경’이다. 환경을 파괴하지 못해 안달난 나라에서 살다가 온 내가 지금 이 곳에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공부하고 있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고 쉬울 수도 있다. “왜 이런 거 있잖아, 완전 희한하지 않냐?” 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책임지지 않아도 되니, 그런 이야기를 꺼내 놓는 것은 쉽다. 하지만 나라는 한 인간이 느끼거나 배울 수 있는 절대적인 경험치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을 단순히 어떻더.. 2010. 9. 12.
프렌치 패러독스 목수정 작가·프랑스 거주 한국과 프랑스는 먼 나라다. 양국이 서로의 뉴스를 전할 때 등장하는 뉴스들은 상대국 내에서의 중요도가 아니라 자극성의 정도에 따라 걸러진다. 한국에서 근 1년간 가장 비중있게 다뤄진 프랑스 관련 뉴스는 아트사커의 몰락이었다. 남아공월드컵 최대의 이변으로 꼽혔던 프랑스팀이 부진에 이어 졸렬한 내분으로 내달릴 때, 한국 신문들은 이를 1면에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이 좋아하는 한국은 남한보다는 북한이다. 남쪽보다는 북쪽에서 자극적이고 위험도 수위가 높게 관측되는 뉴스들이 더 자주 생산되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강도 높게 다뤄진 남한발 뉴스가 있다면 천안함 사태, 그리고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갓난아이를 죽도록 방치한 부부이야기 정도다. 양국이 그다지 관심없어 하는 공통된 뉴스.. 2010. 9. 10.
독일 이자르 강, 시련의 역사 임혜지 님은 한국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 칼스루에 공과대학 건축과에서 공부하고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뮌헨에서 살면서 프리랜서로 독일 문화재청 문화재 실측조사와 발굴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 실린 글들은 임혜지 님의 개인 블로그 (http://hanamana.de)에 실린 것을 옮겨오는 것임을 밝혀둡니다. 원래 뮌헨은 운하의 도시였다. 12세기 건립 이래 19세기까지만 해도 베니스처럼 운하가 뮌헨 시내에 실핏줄처럼 촘촘히 얽혀 있었다. 지금은 시내의 거의 모든 운하가 자동차 도로와 지하철에 밀려 복개되거나 폐쇄되었지만 인구 몇 만의 작은 도시였을 때에도 총 운하 길이가 70km였다니 그 장관을 상상할 수 있겠다. 오늘의 피스터 거리(Pfisterstr.)에 있던 피스터 천, 1907년 사진. (.. 2010. 9. 5.
이창동의 ‘시’ 꽃잎처럼 떠다니는 시체가 일깨우는 것 목수정 작가·프랑스 거주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 지난 수요일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되었다. 일간 르몽드는 전면에 걸쳐 에 대한 평과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일간 리베라시옹, 르 피가로도 뜨거운 찬사를 곁들이며 칸영화제 기간 동안 열렬한 호응을 받은 이 영화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에는 마치 끓고 있는 수프와 같이 놀라운 한국 사회의 에너지가 넘친다.” 피가로가 에 대해 평한 것처럼, 세계영화계가 한국 영화에 거는 기대 속에는 쓰라리고 거칠면서도 그런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도전적 힘에 대한 끈끈한 응시가 들어있다. 이창동은 이러한 세계영화계의 기대를 한 번도 저버리지 않는 저력있는 영화인임에 분명하다. 르몽드는 이창동과의 인터뷰 기사의 제목을 ‘한국에선 0점 받은 ’로 뽑았다. 칸영화.. 2010. 8. 27.
[벨기에에서 쓰는 다른 경제 이야기] 가톨릭과 사회주의 엄형식 (봄내, 벨기에 리에쥬대학 사회적경제센터 박사과정 연구원, hseom73@hanmail.net) 벨기에는 인구 1,000만 명의 인구가 경상도만한 면적에 와글대면서 사는 유럽의 작은 나라입니다. 나라는 작지만, 사회적 경제 또는 시민사회라는 면에서 살펴보면 대단히 역동적인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살라먼 등의 비영리부문(non-profit sector) 국제비교연구에 따르면, 벨기에는 비영리부문이 국민경제, 특히 고용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나라입니다 (경제활동인구 대비 비영리부문 노동력 (유급+자원활동) 네덜란드 13%, 벨기에 12%, 한국은 4%). 비영리부문이 일정한 수익을 배분한다는 이유로 협동조합을 제외시키고, 통상적으로 사회적경제의 부문으.. 2010. 8. 15.
[벨기에에서 쓰는 다른 경제 이야기] 새로운 '사회적 경제' 엄형식 (봄내, 벨기에 리에쥬대학 사회적경제센터 박사과정 연구원, hseom73@hanmail.net) 가끔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유럽의 사회적 기업은 어떤가요?” 이 질문은 두 가지 지점에서 저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유럽의 이미지와는 달리, 유럽, 적어도 유럽연합은 역사와 문화, 언어를 달리하는 27개국이 모여있는 ‘다양성’의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보다 본질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요즈음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라, 사람마다, 조직마다 각각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놓고 있습니다만, 제가 확언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사회적 기업은 역사적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사회적기업이라는 개념이 있다가 최근에 와서 .. 2010. 8. 15.
집시를 잡아들이는 잔인한 8월 목수정 작가·프랑스 거주 “8월에도 당신 곁에 있어줄 가장 충실한 파리지앵.” ‘파리지앵’이라는 일간지가 8월에 내세우는 광고 카피다. 8월 파리에는 카페에서 같이 수다를 떨어줄 이웃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빵집도, 공연장도 문을 닫고 대입 수험생도, 공무원도, 심지어는 방송사도 논다. 재방송으로 뒤범벅된 따분한 TV를 감수해야 하는 게 프랑스의 8월이다. 법정유급휴가가 5주인 데다, 전 세계에서 휴가 활용도가 가장 높은(89%)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서 휴식할 권리를 무시했다가는 큰코다친다. 한번은 직원과 약속을 잡고 은행에 갔는데 10분 늦었다. 다행히 내 앞엔 아무도 없었다. 시간은 오전 11시40분. 당연히 상담을 할 수 있을 줄 알고 직원 앞에 앉았는데 “미안하지만, 당신은 늦게 왔고, .. 2010. 8. 13.
누가 누구의 부르카를 벗겨내는가 목수정 작가·프랑스 거주 부르카 벗겨내기가 유럽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벨기에 의회가 지난 4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금지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프랑스 하원이 이달 같은 법안을 통과시켰고, 스페인에서도 조만간 통과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르카는 이슬람 여성의 전통의상 가운데 하나로 눈을 제외한 몸 전체를 검은색으로 가리는 옷이다. 탈레반 시절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즉각 구금, 체포할 수 있도록 했고, 실제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고 방송에 등장한 여성앵커가 남성들에게 살해되는 사건도 있어, 부르카는 여성탄압의 상징이 되어왔다. 남성들은 누드로 도배된 도색잡지를 보건 말건, 여성의 신체는 오직 그 남편만 볼 수 있다는 ‘기도 안 차는’ 부르카 착용의 논리가 이 전신 베일을 .. 2010. 7. 30.
[벨기에에서 쓰는 다른 경제 이야기] 라이언에어(Ryanair)도 사회적기업인가? (2) 엄형식 (봄내, 벨기에 리에쥬대학 사회적경제센터 박사과정 연구원, hseom73@hanmail.net) 가볍게 쓰겠다는 것이... 서설이 벌써 너무 길어졌네요. 원래 이번 글은 제가 경험한 어느 기업의 사회적인 성격의 ‘너무나도’ 혁신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해보려고 시작했는데... 최근 라이언에어(www.ryanair.com)를 몇 번 이용할 일이 있었습니다. 저가항공의 개척자로서 워낙 유명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발상을 전환하는 파격적인 운항방식도 잘 알려져 있죠. 저렴한 요금을 선택한 대가로 자질구레한 불편을 감내하는 가운데, 라이언에어의 혁신적인 마인드가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몇 가지 재미있는 점들을 관찰할 수 있어서, 함께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라이언에어의 세 가지 사회적 공헌 프로그램 먼.. 2010.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