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295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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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폭력은 범죄다 목수정 작가·프랑스 거주 올해부터 프랑스에선 커플 간에 행해진 정신적 폭력이 법적인 처벌을 받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이들에 의한 정신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고발한 책 (마리프랑스 이리고옌)이 출간되어, 프랑스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지 10년 만의 일이다. 이 책 이후 프랑스 사회는 ‘정신적 폭력’을 일상에 만연한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게 되었고, 정부는 비로소 이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법적인 처벌을 공식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가까운 사이, 특히 부부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은밀하게 행해지는 모욕, 무시, 위협, 멸시…. 결국 자존감을 완전히 파괴하고, 정신적인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일상적 괴롭힘의 피해자는 흔히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이 대부분이다. 가정은 .. 2010. 1. 8.
한식 세계화의 블랙 코미디 목수정 작가·프랑스 거주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고 굳이 계몽하지 않아도, 한국 사람들이 변함없이 즐기는 우리 문화의 하나가 음식이다. ‘전통’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비로소 우리 문화를 지칭하는 것이 된 현실에서, 음식은 현재 우리가 즐기는 그것이, 이 땅에서 나서 진화해 온 바로 그것인, 매우 드물고 소중한 영역이다. 10년 전, 파리에는 20개 정도의 한식당이 있었다. 지금은 거의 100개에 육박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한국 음식을 거의 모두 좋아한다. 아니 극찬한다. 처음 한국 음식을 접하는 프랑스인들과의 자리에선 언제나 열광과 감동을 예견할 수 있다. 한국 음식에 입문한 프랑스 사람들은, 이후 열렬한 한국 음식 홍보대사가 된다. 한국 음식이 이곳에서 점점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사람의 많은 손길 끝에.. 2009. 12. 25.
[사유와 성찰] 한 해의 끝에 생각하는 ‘레볼루션’ 2009.12.18 경향신문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할 때는 무슨 특별한 계기가 주어진 때이다. 가볍게 찾은 병원에서 돌연 말기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그래서 지금까지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싶었던 일들이 순식간에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그러한 때일 것이다. 3년을 넘게 투병생활을 해 오다 세번째 개복수술을 앞두고 이라는 책을 펴낸 김성찬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기 위해 좋은 생각을 하며 이 글을 쓰면서 보낸 시간이 행복했다”고 쓰고 있다. 병은 고통이지만,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된 것은 축복이라는 말이다. 일상에서 시간은 시계바늘이 원을 그리며 돌아가듯 한없이 반복할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반복은 우리에게 권태를 느끼게 한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의 삶이 무한히 계속되는 .. 2009. 12. 18.
파업은 자신과 모두를 위한 싸움 목수정 작가·프랑스 거주 세상의 모든 파업은 자신을 위한 싸움인 동시에 일하는 사람 모두를 위한 싸움이다. 나 자신의 밥그릇을 위한 싸움은 결국 모두의 밥그릇과 건강한 영혼을 위한 싸움이기도 한 것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파티에 가는 여인처럼, 온 도시가 매혹적인 치장 속에서, 축제전야의 흥분을 나누는 파리에서, 관광객들로 붐벼야 할 국립박물관들은 현재 파업 중이다. 2주전, 가장 먼저 파업을 시작한 퐁피두센터에 이어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등 70여 개의 박물관, 국립극장들이 연이어 파업 대열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문화부문 공기관의 고용을 대폭 축소하고, 문화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이며, 점진적으로 국가에 속해 있던 문화 기관들을 지자체에 이양하려 하기 때문이다. 세계 1위의 관광국 프랑스에서.. 2009. 12. 12.
(7) “공동체 삶을 위한 소비… 내가 변화의 주체” ㆍ윤리적 소비를 위한 제언 전문가 좌담 글 김유진·정환보 · 사진 김문석기자 상품의 제조·유통 과정은 물론 기업정신과 같은 이면의 가치까지 고려해 구매하는 ‘윤리적 소비’는 이제 한국에서도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생활협동조합이나 공정무역, 친환경 소비 등의 다양한 윤리적 소비 운동이 시민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출발선에 선 만큼 소비자의 저변을 넓히고 시장을 확대하는 등의 과제도 안고 있다. 경향신문은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한국의 윤리적 소비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전문가 좌담을 열었다. 지난달 25일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좌담은 최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덕승|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 이덕승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이하 이덕승)=지속.. 2008. 9. 21.
(6)-2 ‘착한 소비자’가 되려면 김유진기자 ‘착한 소비자’가 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환경과 인권을 배려하는 감수성,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결심만 있다면 일상에서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 여성환경연대와 icoop생협연합회의 도움으로 윤리적 소비 수칙들을 모아봤다. ■ 친환경적 먹거리를 선택한다 유전자변형식품(GMO)을 먹지 않는다. GMO는 인체에 유해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다국적 기업의 독점 체제를 강화시켜 전 세계 가난한 농민들을 더욱 궁핍하게 한다. 대신 생산자를 배려하는 공정무역 제품을 골라 쓴다. 공장식 축산시스템에서 대량의 곡물 사료로 사육된 소, 돼지, 닭고기를 먹는 것도 자제한다. ■ 친환경적 옷차림을 즐긴다 유행에 따라 한철 입고 버리는 값싼 ‘패스트 패션’은 거부한다. 저.. 2008. 9. 8.
(6)-1 참소비 풀뿌리 ‘생협’ 확산 ㆍ걸음마 뗀 한국의 ‘윤리 소비’ 글 김유진·사진 정지윤기자 지난 7월30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icoop 안산시민들의생활협동조합’ 7월 마을 모임(아래사진)이 열리는 정창숙씨(35) 아파트에 주부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들어섰다. “자, ‘물품 민원’ 시간부터 진행할게요.” 생협 조합원인 주부 10명과 둥글게 둘러앉은 icoop 안산생협의 김은희 사무국장이 운을 뗐다. 생협에서 구입하는 물건의 품질이나 배달 문제 등에 대해 조합원들이 불만과 건의 사항을 나누는 자리다. 조금 비싸고 번거로워도 기꺼이 ‘친환경 먹거리’ 유통 한 주부가 더운 여름철이라 생협의 유기농 제품이 신경 쓰인다고 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오프라인 매장이 너무 붐벼서 불편한데 직원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 2008. 9. 8.
(5)-2 “소비자 아닌 인간 중심의 가치 추구” · 토트네스 변혁 마을 공동설립자 벤 브랑윈 토트네스 | 정환보기자 대안적 삶을 찾아 토트네스를 찾는 영국인들이 늘고 있다. 이곳에서 토트네스 파운드를 발행하는 등 지역공동체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토트네스 변혁 마을(TTT)’의 공동설립자 벤 브랑윈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브랑윈에게 “토트네스가 윤리적 소비의 모범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일상생활에서 윤리적 소비자가 되려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그는 대뜸 “소비자는 누구를 말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사람에게 ‘소비자’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 자체가 건강하지 않은 사회의 방증이라는 것이다. 그는 “상품에 상표를 붙이는 것처럼 현대 자본주의는 사람들에게 소비자라는 딱지를 붙였다”면서 “사람이 .. 2008. 8. 24.
(5)-1 ‘지역소비’의 유토피아 英 토트네스 ㆍ탄탄한 경제·돈독한 유대 지역화폐 ‘tp’로 산다 토트네스 | 글·사진 정환보기자 “소박하고 아름다운 곳이에요. 평화로운 마을이기도 하지요.” 지난 6월 말 영국 남서부 데본주의 토트네스에서 만난 베스 크레든 할머니의 말이다. 토트네스는 영국의 은퇴 노년층과 보헤미안 스타일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인구 8000여명의 소도시다. 영국 남서부 토트네스의 상점가인 하이스트리트의 주말 풍경. 토트네스는 윤리적 생산·유통·소비를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가파른 오르막길에 형성된 중심가인 토트네스의 하이스트리트에는 ‘윤리적 상점’들이 가득했다.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육류와 식료품을 파는 정육점, 야채 가게, 식당은 물론 공정무역 옷가게들도 여럿 .. 2008.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