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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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궁런과 월급쟁이 “좋은 아침, 다궁런(打工人)!” 최근 중국 회사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출근 인사다. 다궁런은 그대로 번역하면 노동자라는 의미지만, 업무량은 많지만 월급은 적고, 만성피로에 절어 하루하루 버텨내는 월급쟁이 느낌이 더 강하다. 온라인에는 “삶의 80%는 노동에서 오는 고통이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이 없는 데서 오는 100%의 고통으로 채워진다. 어쩔 수 없이 노동을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의 ‘다궁선언’까지 나왔다. ‘인간은 철이다. 노동으로 단련해야 한다’ ‘사랑은 한순간이지만 직장은 영원할 것’ 같은 식의 자조 섞인 유머가 공감을 얻고 있다. 부정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다궁런’이라고 칭한다. 중국의 수많은 회사에는 야근, 휴일 근무 등 장시간 노동이 일반화되어 있다. 대부분은 초.. 2020. 11. 18.
[세상읽기]미국 민주주의 위기와 한반도 평화 200년 가까이 예외 없이 4년 주기 ‘제사(祭祀)처럼’ 치러온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78세 노익장을 과시한 조 바이든이 당선자가 되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파시즘적 폭정도 함께 멈췄다. 시나브로 트럼프 이야기는 과거시제(過去時制)가 됐다. 4년 전 이맘때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다는 선거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워싱턴 비주류의 예상하지 못한 쾌거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지역적으로, 이념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계층별로, 세대별로, 젠더(gender)에 따라 양분됐다. 부패 과두정(寡頭政)의 정점에 있던 트럼프가 주범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패자가 승복 메시지를 내오던 전통을 트럼프가 불복하는 몽니를 연출, 대선 후 백악관의 광경은 그야말로.. 2020. 11. 17.
[여적]순자·은주·영옥의 아메리칸 드림 1902년 12월22일 제물포항에서 한국인 101명을 태운 미국 상선 겔릭호가 이듬해 1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했다. 이들의 미국행은 한인 노동자를 파견해달라는 하와이사탕수수재배협회의 요청을 고종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사상 첫 미국 이민이었다. 이후 1905년까지 모두 7226명이 미국 이민선에 올랐다. 먹고살기 힘든 조선 땅을 떠나는 그들의 마음 한쪽에는 ‘황금의 땅’ 미국에서 새 삶을 일구겠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미국 내 한인은 1만명을 넘지 못했다. 일제가 한인의 미국 이주를 막은 데다 미국 또한 1924년부터 한인 이민 금지법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한국에 주둔한 많은 미군들은 한국 여성과 결혼한 뒤 함께 미국으로 들어갔다. 1990년대 중반까지 미.. 2020. 11. 16.
[경향의 눈]바이든 시대의 트럼피즘 미국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몰아내기로 결정했다. 일부 주의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11일(현지시간) 이미 선거인단의 절반이 넘는 279명을 확보했다. 트럼프는 민주당이 선거를 도둑질했다며 불복하고 있지만 결과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바이든은 이미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가 설치한 황금색 커튼을 걷어낼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나는 분열이 아니라 단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미국을 치유할 시간이 왔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를 축출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 결과는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에 분명히 희망적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미국 사회의 통합과 치유가 쉽지 않은 이유도 동시에 보여준다. 바이든은 역대 최다인 7600여만표(50.7%)로 승.. 2020. 11. 12.
[여적]폭스뉴스의 변신 폭스뉴스는 미국의 시청률 1위 케이블 방송이다. 지난 3일 대선 개표방송에서도 모든 방송사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보수 성향 폭스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2016년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1등공신 가운데 하나였다. 트럼프는 2011년 아침 프로그램 에 고정 출연하면서 관계를 맺었다. 사내 성추문을 다룬 영화 의 장본인인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2017년 사망) 덕분이었다. 당선 후에는 주요 인사들을 백악관과 행정부에 중용하며 공생관계를 이어갔다. 대표 인사가 앵커 출신인 헤더 나워트 전 국무부 대변인과 해설자 출신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다. 폭스뉴스와 백악관 간 ‘회전문 인사’만 20명이 넘는다. ‘국영 TV’라는 비아냥이 나올 만하다. 그런데 이번 .. 2020. 11. 11.
[조성렬의 신한반도 비전]트럼프를 위한 변명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를 물리친 바이든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이로써 트럼프시대가 저물고 새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트럼프, 그는 이 시대 미국인의 꿈을 실현하려던 영웅인가, 아니면 정치적 야욕을 채우는 데 급급했던 간웅일 뿐인가? 트럼프시대가 빨리 끝나길 바랐던 사람으로서, 바이든 당선자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트럼프 지우기(Anything but Trump)를 넘어 트럼프가 꾼 미국의 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트럼프가 꾸었던 첫 번째 꿈은 백인이 계속 통치하는 미국이다. 미국 인구 중 백인의 비중은 나날이 줄어들어 1960년대 85%였으나 2000년 69%, 2020년 현재 60%로 줄었다. 그 대신 히스패닉이 19%, 흑인 13%, 아시아계 6%를 차지하고 있다. 그가 내건.. 2020. 11. 10.
[김민아 칼럼]4년 후, 해리스와 오바마가 겨룬다면 카멀라 해리스(56)는 흰색 바지정장 차림이었다. ‘서프러제트 화이트.’ 20세기 초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서프러제트)들이 흰옷을 입은 데서 유래한 용어다.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당선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승리 연설을 한 해리스는 말했다. “저는 첫 여성 부통령이 되겠지만, 제가 마지막은 아닐 겁니다. 오늘 밤 모든 소녀들이, 이 나라가 가능성의 나라임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워싱턴포스트의 로빈 깁핸은 해리스의 당선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초. 최초. 최초(First. First. First).” 최초란 표현을 세 번 쓴 건 해리스가 여성·흑인·아시아(인도)계라는 3중의 장벽을 한꺼번에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2020. 11. 10.
[여적]매케인의 승복 연설 2008년 11월4일 밤(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친구들, 긴 여행이 끝났다”며 착잡한 표정으로 대선 승복 연설을 시작했다. “미국인의 뜻은 확고했다. 조금 전 버락 오바마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둘 다 사랑하는 이 나라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했다.” 그는 두 손을 들어 야유하는 지지자들을 진정시키며 말을 이어갔다. “오바마를 축하해줄 뿐 아니라 그가 필요한 화합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의 아들딸과 손자손녀들에게 우리가 물려받은 나라보다 더 나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도록 (오바마에게) 우리의 선의와 노력을 보내자.” 선거운동 기간 내내 오바마의 경험부족을 비판한 그였지만 이날엔 시종일관 승자를 치켜세웠고 지지자들에게 화합을 강조.. 2020. 11. 10.
[여적]‘투잡’ 퍼스트레이디 ‘퍼스트레이디’는 1877년 미국 19대 헤이스 대통령 취임식 보도에서 처음 등장했다. 한 기자가 대통령 부인을 지칭한 게 대중화되고, 그 후 국가원수의 부인을 이르는 말로 자리 잡았다. 퍼스트레이디가 꼭 해야 할 책무는 따로 정해진 게 없다. 대통령의 국내외 활동에 동행하고, 아동·복지·인권 관련 활동이나 친선대사 역할 등을 주로 해 왔다. 2013년 ‘아프리카 퍼스트레이디 회담’에서 만난 미셸 오바마와 로라 부시 여사는 “(퍼스트레이디가) 아마 세계 최고의 직업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 안팎의 대소사를 챙기는 남편들과 달리 열정을 가진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무보수지만 영향력과 보람은 결코 작지 않다는 뜻일 테다. 미국 역사상 첫 ‘유급 퍼스트레이디’가 나올지 눈길이 쏠린다. 조 바이.. 2020.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