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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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트럼프의 뒷모습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름다운 퇴장’을 거론할 때 자주 인용되는 시인 이형기의 시 ‘낙화’ 첫 구절이다. 이 시구는 적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집권 4년은 물론 대선 후 ‘79일간 권력이양기’에 그가 보여준 모습은 아름다움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당선자에게 축하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추악함의 정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불참이다. 트럼프는 20일 오전(현지시간) 열릴 취임식 참석 대신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셀프 환송’을 연다고 한다. 그 후에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플로리다주 거주지 마러라고로 떠난다. 현직 대통령의 취임식 불참은 역대 44명 대.. 2021. 1. 20.
[뉴요커 마인드]미국인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 컬럼비아대 의사인 친구가 하소연을 했다. 병원 의료진에게 접종 의무인 독감 백신과는 달리, 코로나19 백신을 선택에 맡겼더니 접종률이 60%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매일 코로나19로 인한 죽음을 접하면서 어떻게 이토록 맞지 않을 수 있느냐며 한탄했다. 병원은 계속 독려할 예정이란다. 미국의 코로나 사망자가 40만명에 달했지만 시민의 일상은 꽤나 태연히 돌아간다. 이쯤 되면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싶다. 미국에 오래 살수록 미국을 알면 알수록, 사람 사는 건 결국 다 비슷하다 깨닫는다. 그럼에도 뼛속까지 다르다 싶은 몇 가지가 있는데 죽음에 대한 태도, 즉 장례식이 그 하나다. 첫 장례식 참석은 충격이었다. 보통 3일간 조문을 받는 한국과는 달리, 한 시간 남짓의 장례식 시간에 맞춰 조문객들이 모두 모인다... 2021. 1. 20.
[송두율 칼럼]트럼프의 유산 지난 1월6일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건물 안팎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태를 두고 거의 매일 엄청난 양의 논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의 대부분은 사태의 발단은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가 이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그의 지지자를 선동한 데 있다고 본다. 13일 하원에서 통과된 그의 탄핵 사유도 내란 선동이었다. 이번 사태를 전하는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두 장면을 동시에 떠올렸다. 하나는 1981년 2월23일 새 총리를 선출하는 스페인의 국회의사당에 일단의 무장 경찰이 난입했던 장면이다. 1976년에 사망한 독재자 프랑코의 추종세력인 이들에 대한 군 통수권자인 후안 칼로스 1세의 단호한 거부로 사태는 수습되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장경찰이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자리에 앉아 여유 있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공산당 당수.. 2021. 1. 20.
[정동칼럼]트럼프 오판한 정부, 바이든엔 다를까 휴, 다행이다. 혼돈과 막장의 에이전트인 트럼프가 가고 질서와 품위의 화신인 바이든 시대가 열렸다. 한국과 북한의 정보기관들도 이제 마피아 사고방식과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가 만들어 놓은 이 비틀린 인간에 대한 프로파일링 상자를 창고에 집어넣어도 된다. 하지만 천성이 비관주의자인 나는 트럼프 분석에서 한계를 보인 정부가 과연 바이든 이해에서는 유능할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트럼프 이단아와 달리 수십년간 워싱턴 정가를 지켜온 인물인데 우리는 그를 잘 알지 않을까? 글쎄, 나는 우리가 알던 미국 민주당을 빨리 머리에서 지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한국 정부는 지금 바이든 시대의 자유주의가 10년 전 우리가 알던 자유주의가 아니라는 걸 명확히 인식하고 있을까? 바이든 외교노선에 이론적 토대를 제.. 2021. 1. 18.
[아침을 열며]굿바이, 트럼프 4년 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던 2017년 1월20일 워싱턴에는 새벽부터 겨울비가 내렸다. 아침 7시쯤 워싱턴 외곽에서 지하철을 타고 취임식이 열리는 연방의회 의사당 광장으로 향했다. 지하철역은 ‘미국을 위대하게’라고 새긴 빨간 모자를 쓴 인파가 넘쳐났다. 전국에서 모여든 트럼프 지지자들은 들뜬 얼굴로 걸음을 재촉했다. 오전 10시쯤 의회 광장에서 뒤를 돌아보니 내셔널몰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취임식장에서 만난 이탈리아계 미국인 빌 디오데스는 “트럼프는 고액 기부자들만 만나고 큰 도시만 생각하는 힐러리와 다르다. 그는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트럼프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 사이에 섞여 트럼프의 취임 연설을 들으면서 나는 희망이 아니라 한기를 .. 2021. 1. 18.
[경향의 눈]1861년 링컨, 2021년 바이든 1861년 3월4일. 에이브러햄 링컨이 미국 16대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워싱턴 의회 의사당 앞에 섰다. 노예제 폐지를 두려워한 7개주는 이미 연방 탈퇴를 선언한 터였다. 내전의 그림자가 감돌았다. 연방 유지가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연방이 헌법 이전의 형성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연방 수호를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취임사는 남부 연방 탈퇴자들을 향한 호소였다. “내전이라는 중대한 문제는 제 손이 아니라 여러분의 손에 달렸습니다. 정부는 여러분을 공격하지 않겠습니다. (…) 여러분은 정부를 파괴하겠다고 하늘에 맹세하지 않았지만 나는 ‘정부를 보존하고 보호하고 수호하겠다’는 가장 엄숙한 선서를 할 겁니다. (…)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우리가 적이 돼서는 안 됩니다... 2021. 1. 14.
중국의 70년 묵은 ‘난방 38선’ “겨울마다 이불 밖은 전부 ‘머나먼 곳’이 되고, 손에 닿지 않는 곳은 타향이며, 화장실까지 가는 것은 땅끝으로 출장 가는 것과도 같다.” 중국 유명 앵커 주광추안이 3년 전 한 말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시 화제가 된 것은 최근 북극발 최강한파가 기승을 부린 탓이다. 베이징 최저 기온은 지난 7일 영하 19.6도까지 내려가 55년 만의 강추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하의 강추위를 겪는 베이징 같은 북방보다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는 남방 추위가 훨씬 더 큰 문제다. 남방의 주택과 빌딩에는 난방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난방분계선은 친링산맥과 화이허 지역인 북위 33도 인근을 기준으로 한다. ‘난방 38선’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난방 38선’은 사실상 구소련이 그었다. 중국은 건국 초기.. 2021. 1. 13.
[여적]북한 지도자 직함 미·중 갈등이 신냉전으로 치닫던 지난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과 중국 지도자에 대한 호칭 격하(格下)운동이 벌어진 바 있다. 중국을 중화인민공화국(PRC)이나 ‘차이나’ 대신 ‘중국 공산당’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주석(president)’이 아니라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부르는 식이다. 총서기는 시진핑 주석이 겸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함이다. 대중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운동을 확산시켰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 권위주의 체제를 비판하려는 일종의 ‘색깔공세’였다. 운동은 꽤 조직적이어서 지난해 5월 발간된 백악관의 대중전략 리포트에는 시진핑 주석의 직함이 모두 ‘총서기’로 표기됐다. 미 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공문서에서 .. 2021. 1. 12.
[여적]머스크의 ‘이유 있는 질주’ 미래를 사는 사나이랄까. 그는 특별하다. 손대는 것마다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온다. 진화하는 세상의 앞머리에 선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50)의 얘기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길 거부하는 부지런한 천재다. 값비싼 LA의 저택에서 느긋하게 즐길 만도 하지만 다 처분하고 꿈을 좇아 새 길을 떠났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머스크는 막히는 도로를 대체해 지하터널로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방안까지 실험하고 있다. 민간 우주왕복선을 실현한 그의 원대한 꿈은 인류를 화성에서 살게 하는 것이다. 그러다 예상 밖의 복병을 만났다.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을 예고한 애플이다. 한때 사업이 신통찮자 머스크는 애플에 테슬라를 사달라고 했다가 문전박대당한 적도 있다. 거품 논란을 넘어 테슬라의 진짜 가치.. 2021.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