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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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란 말은 용도가 따로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란 말을 자주 쓴다.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 관련 질문에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모든 질서와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소개하면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용인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현상 변경 반대’는 남중국해·대만해협 등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 2022. 12. 2.
달라진 민심, 숫자에 담긴 해법 지난 주말 아파트 주민위원회가 운영하는 단체대화방에 단지 내에서 이틀 연속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한 주민이 매일 의무적으로 검사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검사에 참여하면 되는지를 물었다. 주민위원회 관계자는 “매일 검사를 권장한다”고 답했다. 질문했던 주민은 “강제가 아닌 것이 좋다. 나는 국가를 위해 자원을 절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 주민 전수 검사를 하는 것이 자원 낭비라고 꼬집은 것이다. 지난 5월 베이징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준봉쇄 상태에 있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거의 열흘간 매일 이뤄지던 주민 전수 검사에도 불평하는 이는 하나 없었다. 오히려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서로 협조해야 한다며 정부 방침을 적극 지지하고 옹호하는 이들이 많았다. 코로나19 팬.. 2022. 11. 30.
[국제칼럼] 월드컵을 둘러싼 정치 논란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중동과 이슬람 국가 중 처음으로 카타르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면서, 카타르를 비롯한 걸프 지역에서는 카타르 월드컵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하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지 선정 과정부터 개최 후까지 그 어느 월드컵보다 뜨거운 정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B조 1차전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부터 정치적인 논란들이 넘쳐났다. 9월 이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이란에서는 이란 국가대표팀이 시위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강하게 일어났다. 이란 시위대들의 거센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이란 국가 대표선수들은 잉글랜드 경기 직전 조국의 국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내내 굳.. 2022. 11. 23.
[경향의 눈] 트럼프의 착각, 바이든의 착각 ‘파도는 없었고 잔물결만 일었을 뿐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한줄평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화당의 압승이라는 ‘레드 웨이브’는 물거품이 됐다. 공화당은 상원 탈환에 실패했다. 하원조차 겨우 몇 석만 앞설 공산이 크다. 선거 전 떠들썩했던 압승 예측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보통 중간선거는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린다. 평균적으로 하원 28석, 상원 4석을 잃는다고 한다. 민주당의 빌 클린턴 행정부는 1994년 하원 54석을 잃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 하원 63석, 상원 7석을 공화당에 넘겨줬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공화당의 패배라 할 만하다. 공화당 패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부정 주장과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 뒤집기 판결에 .. 2022. 11. 17.
한국판 인·태 전략 공개에 부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자유·평화·번영에 기반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한국판 인·태 전략의 구체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굳이 보고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윤 대통령의 언급이 있고 나서 이틀 뒤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나온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 덕분이다. 대북 확장억제 강화, 인·태 수역에서 불법 행위 공동 대응, 경제안보 협력까지 망라한 이 성명은 미국이 3국 협력을 통해 최우선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중국 견제’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을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이 성명의 틀에서 벗어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한.. 2022. 11. 16.
[여적] 마가(MAGA)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더그 마스트리아노의 유세 차량에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과 함께 ‘진짜 미국이 마가(MAGA) 팀을 말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축약어다. 민주당은 트럼프 진영을 일컫는 멸칭으로, 공화당은 자신들의 자부심을 반영한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연설에서 “‘울트라 마가’ 의제에 대해 말해보겠다. 그것은 극단적이다. 마가와 관련된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듯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을 ‘울트라 마가(MAGA)’라고 칭한 것이다. ‘마가’는 트럼프의 2016년 대선 구호 ‘미국을 다시.. 2022. 11. 14.
미래 세대 위한 AI 활용법 인공지능(AI)의 기술 발전과 활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한국에서는 일부 이용자의 성희롱을 학습하고, 외설적 대화와 혐오 발언을 한 챗봇 ‘이루다’의 사례를 비롯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공공기관 채용 면접 과정에서 알고리즘이 설정한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요지의 공정성 논란이 있었다. 유명인의 영상과 음성 등을 교묘하게 편집, 위조하는 딥 페이크와 가짜 뉴스들, 알고리즘을 활용한 타깃 광고의 확대도 인공지능 기술의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례들이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책임있고 공정한 인공지능 개발 및 활용을 위한 윤리 기준 설정에 나섰다. 특히, 유럽연합은 인공지능의 윤리 기준 설립에 있어 선도적인 위.. 2022. 11. 9.
저무는 ‘베이다이허’ 시대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지난달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도중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300㎞ 정도 떨어진 곳에 ‘베이다이허(北戴河)’라는 해안 휴양지가 있다. 매년 여름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모여 중요 현안을 논의하는 비밀회의가 열리는 장소다. 과거에는 지도부 인사 문제도 당의 원로와 각 계파가 모두 모인 이 회의에서 사실상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베이다이허 회의의 위상이나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시 주석이 아예 베이다이허에 가지 않거나 마지못해 얼굴만 비칠 뿐 실질적으로 이곳에서 아무런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설.. 2022. 11. 2.
[아침을 열며]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의 위험한 공통점 한국에서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전직 대통령이 경호원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가는 장면이 TV로 생중계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중국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공산당 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경호원에 이끌려 돌발 퇴장했다. 일어나지 않으려는 후진타오와 완력으로 그를 일으키려는 경호원, 경호원에게 무언가 지시를 내린 후 무표정하게 앞만 바라보는 시진핑과 모른 척 외면하는 당 간부들. 그리고 후진타오의 퇴장 장면은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모두 삭제됐고 관련 언급도 완전히 차단됐다. 중국 내 사회적 파장도 전혀 없다. 시진핑 집권 3기 중국의 현실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시진핑의,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중국’을 보는 세계의 시선은 점점 더 불안.. 2022.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