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글로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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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로 코로나’ 딜레마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도시 전체를 봉쇄했던 중국 산시성 시안시가 지난 16일 부분적인 봉쇄 완화에 들어갔다. 지난달 22일 밤 전면적인 봉쇄 조치가 취해진 지 25일 만이다. 시안 시민들은 봉쇄령 이후 외출이 금지된 채 3주 이상을 집 안에 갇혀 지냈다. 생필품이 부족해지자 시민들은 물물교환으로 필요한 식자재 등을 확보하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 먹을 것을 구하러 외출했던 한 시민은 방역요원에게 폭행을 당했고, 병원 문턱에서 코로나19 핵산 검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한 임신부가 유산을 하고 심장병 환자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봉쇄 조치가 완화됐지만 일부 지역에서 하루 2시간 생필품 구입을 위한 외출이 허용되는 것일 뿐 일상생활을 완전히 회복한 것도 아니다. 시안시 방역당국은 확진자 ‘.. 2022. 1. 19.
[경향의 눈]적은 문 앞까지 왔건만 약 10년 전 ‘오바마의 짐 갈라진 미국’이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조지 W 부시 행정부보다 버락 오바마 때 더 두드러졌다는 내용이었다. 이전보다 더 보수화한 공화당 지지자들이 원인이었다. 갈수록 그 추세는 심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임기말 국정지지도에 대한 양당 지지자 간 격차는 85%포인트였다. 역대 최대다. 오바마 임기말 때보다도 10%포인트 가까이 높다. 조 바이든은 사상 최악의 갈라진 미국이라는 짐을 안고 출발했다. 그의 당선 첫 일성이 사회 양극화 해소인 것은 당연하다. 지금은 어떨까. 새해 벽두 공개된 워싱턴포스트·메릴랜드대 여론조사 결과는 암울하다. 트럼프 지지자 69%는 아직도 바이든이 정당하게 선출되지 않았다고 여긴다. 초유의 대선 불복과 그에 따른 1·6.. 2022. 1. 13.
[국제칼럼]기후위기로 몸살 앓는 중동 2021년 11월, ‘세상의 반’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 이란의 이스파한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시위가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이스파한 도시를 가로지르며 시민들에게 풍요로운 전경을 선사하고, 식수와 농수로 사용되던 자얀데 루드강은 강바닥이 갈라져 있을 정도로 말라있었다. 바로 그 마른 강바닥에 모여 수천명의 시위대가 정부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이유는 다름 아닌 ‘물 부족’ 사태 때문이었다. 2021년 7월 이란 남부 지역인 후제스탄주는 최악의 가뭄을 경험하였다. 몇 주 동안의 물 부족 현상으로 후제스탄 지역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다. 이란 보안군은 실탄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시민들은 분노했다. 아랍 소수민족들이 가.. 2022. 1. 12.
미국, 내전으로 향하고 있는가 2021년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중이 대선 결과를 뒤집겠다면서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 1주년을 맞은 ‘1·6 의사당 습격 사태’의 원인을 규명해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미국 사회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되레 내전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내전 가능성과 관련해 최근 주목받은 인물은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정치학 교수인 바버라 F 월터다. 월터는 다음주 발간 예정인 책 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기와 의사당 습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내란 전’ 단계와 ‘충돌 초기’ 단계를 넘어 ‘공개 충돌’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후원하는 연구조직 ‘정치적 불안정 태스크포스’ 멤버인 월터는 이 태스크포스가 개발한 평가.. 2022. 1. 5.
[아침을 열며]돌아온 미국과 재무장 노리는 일본 “미국이 돌아왔다.” 2021년 미국의 대외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올해를 ‘재건의 해’라고 표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이 망친 대외정책을 정상화하는 한 해였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와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들과의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고, 이란과는 핵합의 복원 협상을 시작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4자 안보협의체 쿼드 정상들과 회담을 열고, 새로운 3자 안보동맹 오커스를 출범시켰다. 110여개국이 참여하는 민주주의정상회의를 열고 ‘자유세계’의 단합을 과시했다. 재건은 하나의 목표에 맞춰졌다. 미국에 대한 미래의 최대 위협, 중국을 견제하.. 2021. 12. 27.
홍콩과 대만 투표에 담긴 민의 지난 주말 홍콩과 대만에서 각각 중요한 투표가 실시됐다.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와 대만 국민투표다. 투표 결과는 하나는 예상대로, 하나는 예상 밖으로 나왔다. 홍콩 입법회 선거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만들겠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밀어붙인 후 처음 치러진 선거였다. 선거제 개편의 목적은 민주진영 인사들의 출마를 막는 것이었다. 목표대로 후보자들은 대부분 친중 일색으로 채워졌다. 민주진영은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개표 결과 직간접 선거로 선출하는 전체 90석 가운데 89석을 친중파가 차지했다. 1명은 중도파로 분류된다. 애초부터 관심은 뻔한 선거 결과가 아니라 투표율이었다. 투표 거부는 선택지를 잃은 홍콩 시민들이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소극적 저항의 방식이었다. 직접 선거.. 2021. 12. 22.
[여적]핑크 타이드 중남미는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린다. 200년 전인 1823년 12월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이 천명한 ‘먼로 독트린’이 그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유럽 식민주의자로부터 미주 대륙을 보호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지만 미국의 중남미 개입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됐다. 냉전 시절 좌파 정부가 잇따라 등장하자 미국은 그때마다 쿠데타로 정권교체에 나섰다. 한 분석에 따르면 1945년 이후 미국이 시도한 정권교체 횟수는 68번이나 된다. 코스타리카를 제외하고 모두 미국을 등에 업은 독재자를 경험했다고 한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미 주도의 신자유주의 입김이 중남미를 지배했다. 중남미 정치 지형이 바뀌기 시작한 때는 1990년대 말이다. 1999년 베네수엘라, 2003년 브라질, 2006년 볼리비아에 좌파 정부가 잇따라.. 2021. 12. 22.
종전선언에 외교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있다는 설은 있으나 봤다는 사람이 없는 게 도깨비불이라더니 지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이 그 상황이다. 정부는 종전선언이 마치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이며 시대적 소명인 듯 당위성을 내세우면서 이 문제에 대해 미국과도 거의 합의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거의 다 됐다는 그 합의가 당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종전선언인지, 달라진 형태인지, 조건이 붙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정부는 남·북·미·중이 모두 종전선언을 지지한다면서도 ‘북한이 호응할지는 또 다른 문제’라는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종전선언이 한반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주장과 역사에 대한 몰이해와 정치적 계산으로 종전선언에 반대한다는 비난이 오간다. 국민들은 뭐가 뭔지 모를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 2021. 12. 17.
총격과 반복된 외양간 고치기 매디신 볼드윈(17)은 올해 고등학교 졸업반으로 이미 대학 몇 곳에서 전액 장학금과 함께 입학 통지를 받았다. 테이트 마이어(16)는 미식축구팀 주전 선수로 운동에 소질을 보였으며 학업 성적도 우등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헤나 줄리아나(14)는 고교 신입생으로 학교 농구부 경기에 처음 출전할 예정이었다. 저스틴 실링(17) 역시 졸업반으로 내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으며, 방과 후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미국 미시간주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 학교 재학생 이선 크럼블리(15)가 일으킨 총기난사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4명의 청소년이다. 미국 언론들은 비명횡사한 젊은이들의 인생을 몇 문장씩 짤막하게 소개하는 데 그쳤지만, 어처구니없는 총기난사 사건은 4개의 우주를 또다시 .. 2021.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