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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뉴욕의 클린턴재단 앞에서는 성난 아이티인들의 항의 시위가 있었다. 클린턴재단이 왜 아이티인들의 분노의 대상이 되었을까? 2010년 1월 아이티는 7.0의 강진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힐러리는 국무장관, 남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파견한 특사 자격으로 각기 아이티를 방문해 지원과 재건을 약속했다.

 

그러나 말처럼 안 된 것이 문제다. 요지는 이렇다. 아이티를 위한 지원금 1달러당 실질적으로 아이티 국민들을 위한 지원에 쓰인 것은 1센트 미만이다.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이른바 ‘대박 사업’에 조달됐다. 그 사업을 딴 사람들은 돈방석에 앉았다. 그런데 그 계약을 따낸 자들은 진작부터 클린턴재단에 그리고 힐러리와 남편에게 돈으로 기름칠을 잔뜩 한 자들만이 수혜를 입을 수 있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재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를 만드는 계약엔 클린턴재단의 충실한 기부자인 워런 버핏이 소유한 클레이턴 홈스가 최저가로 응찰해 낙찰됐다. 클린턴재단의 또 다른 기부자 오소리오가 회장인 이노비다란 회사도 주택을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1000만달러의 정부융자를 받는다. 그 보답으로 오소리오는 클린턴 부부의 지인들을 이사진으로 앉힌다. 정부융자를 받으려면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수년이 걸리는데 이노비다는 단 2주 만에 융자를 따낸다.

 

해외 기업도 마찬가지다. 브라질의 OAS도 도로건설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았는데, 건설비는 부풀려졌고 하라는 도로 건설은 안 하고 아이티 전 대통령 프레발의 사유지에 건물만 지었다. 프레발은 클린턴의 오랜 친구이고, OAS는 클린턴재단의 기부자다. 압권은 디지셀이다.

 

디지셀은 아일랜드인 오브라이언의 기업이다. 클린턴 부부는 국민세금 수백만달러까지 그에게 대주며 아이티의 무선전화사업권을 따준다. 힐러리의 문고리 권력으로 알려진 셰릴 밀스 국무장관 비서실장이 정부지원금으로 무선전화기를 아이티 국민들에게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 이 사업은 운을 뗐다. 오브라이언은 클린턴재단에 2010~11년 사이 500만달러의 기부금을 냈을 뿐만 아니라 빌 클린턴이 아일랜드에서 행한 세 차례의 강연료 60만달러도 충당했다. 이 강연이 있었을 때는, 디지셀이 힐러리가 장관으로 있는 국무부로부터 아이티의 무선전화사업권 허가를 따내느냐 마느냐 하는 민감한 시기였다. 클린턴재단의 오랜 기부자인 한국 기업 ‘세아’도 아이티에서 사업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친·인척이 빠질 수는 없는 법. 교도관 출신인 힐러리의 동생은 아이티에서 50년 금광채굴권을 따냈다. <힐러리의 미국>의 저자 드소자는 아이티재건 사업권은 “클린턴 집안의 돈궤를 채우는 대가로 주어진 것”이라고 요약한다.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재직 시 직접 만났거나 통화한 민간인 154명 중 85명이 클린턴재단에 총 1억56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 마디로 클린턴재단은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있는 동안 은밀히 돈을 받고 대신 각종 민원 해결과 특혜 수여의 창구역할을 한 것이다. 이는 비선을 통한 명백한 패거리 정치와 타락한 정경유착의 전형이다. 이에 보스턴글로브는 “클린턴재단은 모금활동과 정치적 활동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클린턴재단이라는 비선조직을 통한 힐러리의 국정 농단과 사익추구는 최근 TV조선과 한겨레신문이 단독 보도한 미르·K스포츠재단과 비선실세 최순실을 떠올리게 한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권력형 비리라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고, 청와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찍어 누를 태세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여제(女帝)가 수상한 재단 문제로 곤경에 처했다. 힐러리는 이 때문에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박근혜 대통령은 레임덕 가속화라는 비상등이 켜졌다. 그러나 어쩌면 곤경은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단 법과 정의가 살아 있다면 말이다.

 

김광기 | 경북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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