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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튀니지 국민들이 23년간의 장기집권의 종식을 이끌어냈습니다. 거리 시위의 힘이었습니다. 스물여섯살의 청년은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못구해, 과일 노점을 꾸렸는데 그마저 단속당하자 분신자살을 했습니다. 튀지니 청년의 분신자살은 튀니지 혁명의 도화선이 됐고, 주변국들에게도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튀니지 혁명은 왜, 어떻게 일어났으며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튀니지인과 알제리인들은 배가 고프다.…그것(튀니지 혁명)은 굶주림의 혁명(hunger revolution)이었다.”


 
1. 튀니지 혁명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23년 장기집권에 종지부를 찍은 튀니지인들의 저항은 팍팍한 삶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됐습니다. 요르단 언론인인 알리 다흐마시는 미국 시사주간 타임에 튀니지의 최근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서구에서 볼 때 튀니지는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비교적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적고(모리타니, 말리 등은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가 세력을 확장하는 곳이죠) 자연경관이 수려해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안정된 국가였습니다.
 
그래서 한달간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는 동안에도 ‘튀니지 혁명’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안정’은 지배층의 이야기였습니다. 다흐마시는 “이번 시위는 뿌리깊은 절망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는데요. 장기집권과 부정부패, 고물가, 고실업률 등 여러 문제가 겹친 가운데 혁명의 기폭제가 된 것은 서민의 생계에는 무관심한 지배층에 대한 분노였다는 것입니다.


                                                       찢겨나간 벤 알리 전 대통령의 포스터




2. 반정부 시위가 확산된 계기는요?

지난달17일 분신자살한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당시 26세)는 대학 졸업 후 일자리가 없던 상황에서 과일 노점을 단속당하자 자살을 택했습니다. 그는 이번달 4일 결국 세상을 떠났구요. 그의 죽음이 인터넷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 젊은층 사이로 퍼져나갔습니다.(그래서 이번 혁명을 '소셜 미디어 혁명'이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더불어 위키리크스과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는 대통령 일가의 사치스런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위키리크스 문건의 내용은 '튀니리크스'라는 민주화 활동가들이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부아지지를 문병하고, 다양한 물가조정책 및 복지혜택을 약속했지만 결국 국민의 퇴진 요구에 밀려 14일 가족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습니다.



3. 벤 알리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었나요?
1987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을 시작, 튀니지의 두번째 대통령(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 이후)이었습니다. 벤 알리 가족과 친인척은 재산 축적을 늘리고 호화스런 생활을 해왔습니다. 국민들은 9%대의 실업률에 시달리고 높은 물가에 고통을 겪고 있는데 말이죠.

위키 문건에 따르면 대통령의 사위는 집에 고대 유물과 애완용 호랑이도 두고 있었다고 하네요. 대통령의 부인은 사우디로 망명하면서 중앙은행에 보관해 둔 670억원 상당의 금괴 1.5을 인출해 빼돌렸다고 프랑스 일간 르 몽드가 보도했습니다.



4. 주변국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요?

이번 혁명이 주변 국가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튀니지의‘굶주림의 혁명’은 가장 먼저 알제리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지난 5일부터 반정부 시위가 계속된 알제리에선 지난 15일 ‘일자리’와 ‘집’을 요구하며 분신자살을 기도했던 모센 부테피프가 이틀 만에 숨지자 튀니지처럼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습니다.

12.8%라는 높은 물가상승률에 시달리는 이집트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대한 반발 여론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수단에서는 지난 5일 정부가 긴축정책을 발표한 뒤 설탕값이 일주일 만에 15%나 오르고 빵과 휘발유 가격도 급등하자 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요. 요르단에선 16일 의회 앞에서 1000여명이 물가상승과 시장주의적 개혁에 항의하고 권위주의적 통치의 종식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예멘 대학생 1000여명도 이날 독재자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였습니다.





5. 다른 아랍국에도 튀니지 혁명과 같이 철권 정권이 붕괴로 이어질까요?
일부 주변국들은 시위가 확산될까 선심성 물가조정책을 내놓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16일 공공근로자들의 난방용 기름 보조금을 매달 72% 인상하기로 했으며 요르단은 연료와 설탕, 쌀 등의 물가를 낮추기 위한 2억2500만달러(약 2500억원) 규모의 비상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각기 통치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튀니지 혁명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것으로 보는 전망은 적습니다. 이집트는 워낙 보안군이 강해서 무력 진압이 가능하고요. 이란에서는 2009년 대선 당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지만 결국 무력으로 진압됐습니다.




6. 하지만 이번 튀니지 혁명은 아랍 사회에 주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중동 전문가 라미스 안도니는 16일 알자지라 기고를 통해 “튀니지 혁명은 모든 지도자들에게 ‘대중의 분노의 목소리를 더이상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튀니지 혁명을 지켜본 다른 국가들의 국민들이 자극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알제리에서 가장 심각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분신자살 시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7. 분신자살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튀니지 혁명’에 불을 지폈던 부아지지의 분신자살을 모방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특히 알제리의 경우 17일 1건을 비롯해 지금까지 7건의 분신자살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튀니지와 마찬가지로 장기집권 정권 아래에서 높은 실업률, 비싼 식량가, 표현의 자유 억압 등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쌓여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분신자살’이 반정부 시위를 확산하는 촉매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국제문제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중동 지역 운영편집장인 블레이크 하운셸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아랍권에 끔직한 분신자살이 하나의 유행이 되고 있다”고 적었구요. 이집트 칼럼니스트 살라마 아흐메드 살라마는 “튀니지 혁명이 알제리뿐만 아니라 이집트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집트에서의 분신자살은 정부의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랍 사회에서 저항의 방법으로 분신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이집트에선 여성들이 남편의 폭력에 저항할 때 최후에 선택하는 것이 분신자살이었구요. AP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최근의 튀니지 주변국에서의 분신자살 시도는 이들 사회의 억압돼 있는 현실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집트나 알제리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 왔지만 강력한 정부군에 진압당하는 게 현실이고,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집트 인권활동가 호삼 바흐가트는 “분신자살이 지속적인 현상이 될지에 대해 아직 말하기 이르다”며 “분신자살이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그것은 비극이다”라고 말했습니다.

8. 현재 튀니지 상황은요?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가 과도정부 인선안을 발표했습니다. 야당 인사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국방, 내무, 외무 장관 등 요직에는 벤 알리 집권 당시 여당 인사들이 그대로 유임됐습니다. 때문에 국민들은 여전히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완전한 퇴각을 요구하면서 말이죠. 과도정부가 6개월 내에 대선과 총선을 치르겠다며 민주화 계획도 밝혔는데요. 혼란이 가라앉지 않은 튀니지, 그 미래를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는 일단 사회적 혼란 사태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는데, 아랍권이나 미국 등 서방이 튀니지 사태를 어떻게 대응할지도 봐야할 것 같네요. 대테러리즘을 위해서는 튀니지가 중요한 국가이기도 하고, 아랍권에서도 민주화의 요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할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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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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