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세계경제가 폭풍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어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달러는 너무 강하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다”는 트럼프의 발언으로 출렁였다. 트럼프 당선 직후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로 주가와 달러화 가치가 올랐지만 취임일이 다가오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 약세가 진행되는 등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중 통화전쟁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이다.

 

트럼프가 취임도 하기 전에 달러화의 방향성까지 언급한 것은 중국 견제가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그동안 “중국은 환율조작을 통해 막대한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며 비판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이 중국과 경쟁하는 미국 수출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트럼프는 이와 별도로 ‘미국에서 제품을 팔고 싶으면 미국에서 생산하라’며 자동차업체들을 압박, 줄줄이 백기투항을 받아내는 등 미국 우선주의를 강행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런 움직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호주의는 스스로를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과 같다”(다보스포럼 기조연설)며 강대강 대응 방침을 내놨다. 중국은 미국 국채 매도를 비롯해 중국 내 미국 기업 규제 등 통화전쟁과 보호주의에 맞설 여러 카드를 갖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경우 후폭풍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 이는 수출주도의 경제구조, 그것도 중국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는 사안이다. 지난해 초 미·중 통화전쟁 조짐으로 위안화 절하가 잇따르자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일어났던 것은 기억에도 새롭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발표만으로 중국의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미·중 갈등이 겹치면 한국 경제는 어려운 처지가 될 것이다. 미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시장금리 상승이 현실화하면서 경제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는 고령화, 생산성 정체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3%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유일호 부총리가 어제 트럼프의 발언에 “어떤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반응한 것은 실망스럽다. 국가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다. 불확실성에 대비한 위기관리에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 미국이 통상·환율 문제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을 바로잡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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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스모그에 시야가 가려 길을 찾기 어렵더라도 절대 차에서 내려 길을 묻지 마세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당신의 차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차가 보이지 않는다고 신고할 수도 없을 거예요. 왜냐면 교통경찰이 당신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죠.”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 ‘교통경찰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유행하고 있는 글이다. 지난 16일부터 중국 전체 면적의 9분의 1이 최악의 스모그에 시달리는 상황을 빗댄 ‘웃픈(웃기면서 슬픈)’ 글이다. 한 운전자가 교통방송 진행자에게 “스모그 때문에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아 6번이나 신호를 위반했는데 어떻게 하냐”고 하소연하자, 진행자가 “스모그 때문에 번호판도 안 보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위로했다는 글도 널리 퍼져 있다. 베이징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자조 섞인 유머글을 통해 지옥 같은 스모그 안에 살고 있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듯하다.

 

스모그 적색경보가 발령된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이 19일 자욱한 스모그에 덮여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베이징을 비롯한 동북부 지역이 4일째 최악의 스모그로 신음하고 있다. 16일 허난성 저우커우(周口)시의 고속도로에서 스모그로 가시거리가 짧아져 24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항공기 연착도 이어져 톈진은 18일 오전 10시까지 항공기 35편이 연착 또는 운항 취소됐다. 스모그 때문에 가시거리가 현저히 줄어들자 고속도로 50곳의 일부 구간은 잠정 폐쇄됐다. 베이징 등 중국 23개 도시에 스모그 최고등급인 적색경보가 내려지면서 차량 홀짝제 운행에 들어갔고 초·중등학교와 유치원은 휴교 또는 탄력 수업에 돌입했다.

 

19일 북경신보(北京晨報) 보도에 따르면 적색경보가 내려진 첫날인 16일 음식 배달 앱 ‘으어러머’에는 중관춘, 우다코우, 궈마오, 둥지먼, 왕징 등 사무실 밀집 지역의 배달 주문이 폭주했다.

 

날씨가 좋아 대기질지수가 우수였던 14일과 비교하면 16일에는 주문이 27%나 더 몰렸고, 특히 저녁 골든타임에는 39%나 증가했다. 직장인들이나 가족들이 외식 대신 배달음식을 선택하는 등 ‘비자발적 자택연금’ 중이다.

 

외식도 꺼리게 되는 이런 스모그 날씨에도 꼭 나와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도 있다. “이런 스모그 날씨에 만나는 친구야말로 진짜 친구”라는 말로 우정을 강조한다. 스스로 마음을 굳세게 다지며 쉬지 않고 노력한다는 뜻의 ‘자강불식(自强不息)’은 중국어 발음이 같은 자강불흡(自强不吸)으로 바꾸었다. 마음을 굳게 먹고 최대한 호흡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당국의 어떤 조치로도 해결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스모그 속에서 살아야 하는 베이징 사람들의 체념을 보여주는 듯하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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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또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압수한 미국의 ‘수중 드론’에 대해 “중국에 훔친 드론을 그냥 가지라고 하라”고 비아냥댔다. 중국으로부터 드론을 돌려받은 것으로 문제를 덮으려 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한 뒤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왜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중국 압박이다. 중국도 뒤질세라 대만 상공에 전폭기를 띄우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우려스러운 것은 트럼프와 중국 간 갈등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경제적 상호 의존을 고려해 중국과 잘 지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지만 최근엔 반대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겨온 ‘하나의 중국’ 정책이나 남중국해 해양권을 건드리면 양국은 전면적인 갈등관계로 치달을 수 있다. 트럼프 취임 후 적응기가 지나면 다시 협력할 수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미·중 갈등이 잦아들 것으로 낙관하기가 어렵다.

 

(출처: 경향신문DB)


미·중이 대립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곳이 한반도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풀 수 있는데도 미국을 돕지 않는다”고 말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북핵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높여줌으로써 북·중이 밀착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을 더욱 곤경에 빠뜨릴 것이다. 북한은 트럼프가 자신들과 대화에 나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안보라인이 강경파인 점을 고려하면 기대가 충족되기는 어렵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대선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외교안보 상황은 미증유의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부가 사드 배치 강행만 외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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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나 경쟁자와 불가피하게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있다. 어제는 적이었지만 오늘은 친구로 지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원한 친구는 아니고 언제든 다시 적이 될 수 있다. 소위 ‘프레너미(Frenemy)’이다. 친구라는 뜻의 ‘프렌드(Friend)’와 적을 의미하는 ‘에너미(Enemy)’를 합쳐 만든 말이다. 철천지원수인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배에 타서 풍랑을 만난 오월동주(吳越同舟) 상황, 한 남성을 차지하기 위해 격렬하게 다투다가 어느새 함께 웃고 수다를 떠는 여성, 대기업에 맞서기 위해 경쟁 관계인 중소기업끼리 구축한 연합 전선 등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전 세계를 상대로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도 필요에 따라서는 보조를 맞추는 미국과 중국도 대표적인 프레너미 관계이다. 2012년 2월 당시 중국 국가부주석인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하자 미 언론은 “프레너미가 왔다”고 표현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프레너미’로 분석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40년 지기지만 국정농단 사건의 죗값을 덜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겨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원수지간이 됐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뒤편 왼쪽에서 두번째)가 선거본부장을 맡았던 켈리언 콘웨이(뒤편 왼쪽) 등과 함께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칼럼니스트,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욕 _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엊그제 뉴욕타임스를 방문해 이 신문을 ‘세계의 보석’이라고 극찬했다. 함께 만난 20여명의 기자에게는 “내가 잘못하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 기쁘게 들을 것”이라고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대선 동안 힐러리 클린턴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반면 트럼프에 대해서는 여성 편력과 세금 탈루 의혹 등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도 대선 기간 뉴욕타임스를 망해가는 신문사라고 부르는 등 적대감을 표출했다.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가 뉴욕타임스를 프레너미로 삼으려 한다며 우호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위정자라면 언론의 선의 있는 비판은 수용해야 한다. 민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프레너미와 어감이 다르지만 한국에서는 정치인 등 취재원과 언론의 이상적인 관계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가까워 유착이 생겨도 안되고, 너무 떨어져 소통이 불가능해도 안된다는 의미다.

 

오창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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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에 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2008년 대지진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을텐데... 다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재난이로군요. 


중국 신화통신이 20일 전한 항공사진입니다. 쓰촨(四川)성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의 한 마을이 이렇게 무너졌습니다. 처참합니다. 




구호요원이 야안시 룽먼 마을의 한 집 앞에 서 있습니다. 남아있는 벽 윗부분에 붙어 있는 그림이 선명해서 오히려 더 서글프네요. 사진은 로이터통신 것이고, 야후뉴스 포토에서 퍼왔습니다. 



어느 무너진 집에 시계가 덩그머니 걸려 있네요. 


지진이 무서운 것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겠지요. 국제부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다루기 힘든 것이 지진 기사이기도 합니다. 지진이 일어나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서 실시간으로 리히터 규모를 표시해 알려줍니다. 하지만 이 '규모'만으로는 어느 정도 피해가 날 지를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진앙이 지표면에서 얼마나 아래에 있는지(지표면에서 가까울수록 땅 위의 피해는 더 커지겠지요), 인구 밀집지역에서 얼마나 먼 지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진이 일어나면 피해를 '당장' 알 수도 없습니다. 집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묻히고, 그 끔찍한 현장에 구호인력이 접근해 구조작업을 벌이기 시작해야 어느 정도나 참담한 결과를 낳았는지 알 수 있거든요. 2년 전의 3.11 동일본 대지진 때에도 지진 발생 첫날까지 희생자는 겨우 '몇 명' 규모로밖에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는 지진 자체보다도 뒤이은 쓰나미 때문에 피해가 커졌지요.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야후뉴스에 뜬 사진인데 출처가 써 있지 않네요;; 뤄슈창이라는 여성이 무너진 집 앞에 앉아 울고 있습니다. 



역시 야안시 룽먼 마을입니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 무너진 집에서 가재도구를 수습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맨 왼쪽의 여성은 아이를 안고 있군요. 안타까워라... / REUTERS



룽먼의 무너진 건물들 사이에서 군인들이 수습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Xinhua



20일 룽먼의 한 집앞에 주민들이 앉아있습니다. 

저렇게 무너진 집을 쳐다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REUTERS



루샨의 도로변에 있는 무너진 집. / REUTERS



룽먼 주민들이 무너진 집 앞에 모여 있습니다. 

이럴 때 '망연자실'이라는 표현을 쓰는 거겠지요. / REUTERS



룽먼 주민들이 지진으로 다친 사람들을 업고 어딘가로 갑니다. / REUTERS



루샨의 인민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부상자. /Xinhua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이란 지진을 다룬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제목이죠.

이 사진을 보니 그 영화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야안현의 고등학생들이 22일 임시 거주지인 톈촨중등학교의 천막촌에서 올 여름에 있을 대학 입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Xinhua



22일 쓰촨성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현지시간) 현재 사망자는 188명, 실종자는 25명입니다. 부상자는 중상자 968명을 포함, 1만1천470명이라고 합니다. 


오늘로 강진 발생 사흘째입니다. 지진 발생 후 72시간이 지나면 매몰자의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3일 오전 8시2분이면 '구조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72시간이 됩니다. 당국은 구호 활동에 전력을 하고 있지만 재난지역으로 진입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오관철 베이징 특파원은 "당국은 현장으로 가는 '생명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합니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비까지 올 예정이라는데... 아무쪼록 더 큰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국제부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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