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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부산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지난달 9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귀국시킨 지 한 달이 되었다. 1~2주 만에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사의 귀임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년이든, 반년이든 상관없다. 소녀상 철거 때까지 안 보낸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이 주일대사 소환으로 대응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일관계가 어디까지 악화될 것인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한·일관계의 역사에 비춰볼 때 주한 일본대사의 한 달 공백은 이례적이다.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으로 양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무토 마사토시 대사가 본국으로 소환됐지만 12일 만에 복귀했다. 2005년 독도 영유권 주장 때 다카노 도시유키 대사도 상징적인 항의 표시 후 곧 돌아왔다. 소녀상 문제 하나로 통화 스와프 협상과 고위급 경제회담 등을 취소한 데 이어 한 달 넘게 대사를 소환하는 것은 관례를 무시한 지나친 조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일본 정부는 최근 ‘위안부 소녀상’이라는 명칭 대신 ‘위안부상’이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통보했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상처의 치유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면 써서는 안될 용어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이번 갈등은 한국이 자초한 점이 있다.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섣불리 합의해 빌미를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문을 빌미로 삼아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일본의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 특히 일본 총리가 공세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더욱 실망스럽다. 아베가 러시아와 북방 4개 도서 반환 협상 실패로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강수를 둔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다.

 

앞으로도 양국 간 갈등 요소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시마네현이 22일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열고, 문부과학성이 이르면 3월 중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교과서 지침을 내놓는다. 양국 모두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하겠지만 일본의 태도가 중요하다. 가해자가 큰소리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지속하는 한 양국 간 틈은 벌어질 수밖에 없다. 탄핵 정국에 따른 한국의 혼란상을 이용하자는 얄팍한 발상을 하는 한 관계 개선의 길은 험난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아베의 비상식적인 외교적 도발에 의연하고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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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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