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협상에 대해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한 지난 11일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국내 보수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초점이 ‘완전한 비핵화’에서 미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로 옮아가는 징조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협상 성과에 급급해 미국에 대한 실질적 위협인 ICBM 생산 중단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재개를 교환하는 ‘스몰딜’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억측도 나온다. 게다가 주일미군이 홈페이지에 북한을 중국, 러시아와 함께 동북아에서 핵보유를 선언한 국가라고 언급한 영상을 공개하자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뜻을 비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면서 김정은 정권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보수세력은 걱정한다. 아무리 우려라지만 도가 지나치다. 

 

중동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도하 _ AP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지극히 온당하다. 어떤 대외 협상도 궁극적으로는 자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목표 아닌가. 폼페이오는 이 발언 뒤에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해야 한다. 핵심명제는 전혀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의 ‘미국민 안전’ 발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앞뒤 맥락을 잘 살펴봐야 한다. 이는 미국 언론이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를 풀 가능성을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것이다. 최종적인 비핵화로 이르는 도중에 북한과의 ‘주고받기’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며 이 과정의 어떠한 거래도 미국인 안전에는 영향이 없을 것임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폼페이오의 발언은 한반도 비핵화가 신뢰구축과 병행해야 하는 과정임을 트럼프 행정부가 비로소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에 이미 담겨 있다. 공동성명에는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를 증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선 신뢰구축-후 핵신고’의 비핵화 로드맵에도 접근한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 해제는 없다”던 트럼프 행정부의 비현실적 대북정책이 뒤늦게나마 현실감각을 찾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불필요한 기우에 사로잡힐 것 없이 곧 시작될 북·미 고위급회담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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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북·미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의 주동적, 선제적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 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 (북·미관계가)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경제발전 기조를 분명히 한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환영한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그해 북한의 국정 방향과 외교의 기조를 밝히는 절대 지침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신년사에서 확고한 비핵화 의지와 함께 북·미관계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천명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고 밝혔다. 핵무기의 시험, 생산, 사용, 전파 등 ‘핵 4불 원칙’까지 언급하면서 북한 내부를 향해 비핵화를 통해 경제개발에 치중하겠다는 국정 방침을 제시한 것이다. 미국이 대북 압박을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 핵 문제를 풀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집무실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남측에 대해서도 조건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을 상당히 덜어낸 만큼 남북경협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사실상의 불가침 선언’으로 평가하면서 평화체제 전환을 본격 추진하자고 밝힌 것도 같은 흐름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접견실의 낮은 소파에 앉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30여분에 걸쳐 차분하게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측근들과 함께 입장하는 등 종전과 다른 파격적인 모습으로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려 한 것이다.

 

문제는 북·미 양측이 어떻게 교착 상태에 있는 협상의 물꼬를 트고, 올 상반기 중으로 비핵화 조치의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느냐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만큼 미국이 응답할 차례이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만 할 게 아니라 적극 협상에 나서야 한다. 최근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견제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조야는 국내 정치와 무관하게 초당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한국의 역할도 여전히 긴요하다. 북한이 경제개발에 나서려면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가 전제 조건이다.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언급한 것은 한국이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해 제재를 풀라고 촉구한 것이다. 철도·도로 연결 사업과 남북 간 군사긴장 완화 조치를 착실히 추진해 나가면서 대북 제재 해제와 북·미대화 뒷받침 등 할 일이 많다. 북·미 고위급 협상과 2차 북·미 정상회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등 일련의 과정이 올 상반기 중에 순조롭게 이행되지 않으면 북핵 문제는 풀기 어렵다. 모처럼 맞은 기회를 남·북·미 모두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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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 간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가운데 기싸움이 심상치 않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샅바싸움의 성격이 짙어 보이지만 양쪽이 내놓는 발언들의 수위를 보면 우려스럽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일 미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계속 거부한다면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아니라 개인 의견이라는 전제를 단 데다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기 위한 맥락으로 보이지만, 미국 정부 현직 고위 인사의 발언으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거친 언사는 협상 상대를 불필요하게 자극할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환송하는 모습을 7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10일 “미국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으로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면서 현상유지를 선호한다면 구태여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핵·경제 병진 노선의 부활을 언급한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장의 최근 논평을 거론하면서 “개인 판단으로 써낼 수 있는 구절이 아니다”라며 “경종이 울렸다”고 했다. 미국의 제재완화를 촉구한 발언치고는 수위가 높다. ‘핵·경제 병진 노선’ 부활은 핵을 완성했기 때문에 폐기하겠다던 내·외부 약속을 되돌리겠다는 모순적 발언일 뿐 아니라 북·미대화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내용인 만큼 기싸움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이런 양측의 기싸움은 북·미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도 비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끝난 뒤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협상 교착이 장기화되더라도 손해볼 게 없다는 태도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북한에 대해 전례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해 나갈 것”이라고 한술 더 떴다.

 

큰 흐름에서 본다면 북·미 협상구도는 유지되고 있고, 이런 발언들도 ‘협상용’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양측 간 기싸움이 거듭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면 협상 결렬이나 교착 장기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구나 국가 간 외교에서 선을 넘는 언사들은 언제든 협상을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8개월간의 북·미 협상 과정에서도 이미 경험했던 일이다. 올 상반기 양측이 쌓아올린 신뢰를 흔드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북·미 양측은 더 이상의 기싸움을 멈추고 조속히 대화로 복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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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평양을 방문,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종전선언 문제를 협의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후 오찬을 하면서 “오늘은 양국의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매우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이번 방북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아직 할 일이 많지만 오늘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말했다. 이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며 “양측은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핵화 논의가 구체화되고 2차 정상회담을 둘러싼 양측 간 협의가 진전된 것을 주목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7일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여 만이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북·미가 이번 폼페이오의 방북을 통해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의 조응 문제를 어떻게 논의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짧은 방북 일정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 두 사람의 발언 등을 종합하면 비핵화 조치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만은 분명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 내에 협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큰 틀에서 의견을 모은 것은 물론 북한 핵 폐기 조치가 미국 정부의 참관을 거론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를 고집하면서 종전선언에 부정적이었던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를 언급한 것은 중대한 진전이다. 북·미 양측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조치와 종전선언을 주고받는 빅딜에 합의했거나 조만간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미국 측이 한국의 중재 역할에 각별히 사의를 표한 것도 방북 결과가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폼페이오는 이날 “한국이 비핵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곧장 여기로 왔다”며 이 점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의를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는 북한의 입장을 이끌어낸 것이 논의 진전의 결정적 전기가 되었다는 의미다. 이번에 북·미가 공감한 비핵화 방향이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제시한 핵신고 유예 방안을 담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미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2차 정상회담은 북·미가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의 맞교환을 마무리함으로써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완성하는 행사다. 향후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에 대한 협의를 실무협상단을 통해 하기로 결정까지 했다니 큰 난관은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까지는 긴 여정이 남아 있다. 당장 북한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대화 모멘텀을 이어간다면 해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금강산관광 중단을 내용으로 하는 5·24조치 등 일부 제재 적용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추가 협의를 순조롭게 마무리함으로써 연내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단계로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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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제대로 타결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또한 회담이 열리더라도 성과가 나올지 불확실한 탓이다. 게다가 회담 성과가 좋더라도 추후 제대로 이행될지 안심할 수 없다.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 근거도 있다. 70년간 분단된 남북이 그 시간 동안 서로 대립하고 갈등을 겪었기 때문이다.

 

합리적 의심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신중한 행동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결정적 실수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협상의 실패 이유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거나 손해가 적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약속 위반에 대해 국제기구는 제재를 강화했다. 상호 감내할 만한 수준의 이러한 흐름이 장기간 반복, 순환됐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의 핵보유 위협이 국제사회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로 북한의 경제 취약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협상 성공의 시급한 여건이 형성됐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 백악관 영빈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가운데)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 _ 연합뉴스

 

상호 윈윈(win-win)의 내용이라면 국제사회와 북한이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상호 혜택의 폭이 클수록 성공 가능성도 커진다. 완전한 비핵화는 표면상 북한에 불리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북한이 핵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혜택을 누리고 경제 성장의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국제사회의 핵 불안이 감소한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유리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성공으로 미국 내외에서 얻게 될 긍정적 평가는 외면하기 어려운 막대한 보너스다. 그래서 북·미 모두에 충분히 매력적인 협상이다.

 

역사의 진보는 걱정과 협상의 조화로 이루어졌다. 상대를 의심만 하면 다음 협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어떤 의심도 완전히 해소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걱정하지 말 것을 요구해서도 안된다. 걱정 없는 협상은 흔히 실수와 실패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것은 충분히 우려하면서 협상하는 것이다. 그럴 때 협상에서 실수와 실패를 줄이고 신뢰와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공감했다. 협상의 관건은 방법이다. 선 폐기, 후 제제해제 또는 폐기와 제재해제의 동시 진행 등이 논의된다. 갈등의 여지가 있다. 이유는 신뢰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 모두 서로를 믿기 어렵다. 걱정만 하면 현 상태가 지속된다. 걱정하지 않고 협상하면 실패의 역사가 반복된다. 그렇다면 걱정과 협상의 병행이 요구된다. 걱정한 내용을 협상에 반영하는 것. 걱정한 내용을 국제기구나 주변국이 보증하는 것. 사고에 대한 걱정을 해결하는 보험 시스템, 계약의 불안감을 줄여주는 담보 시스템의 활용 등.

 

물론 양측 다 속을 것을 걱정해서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주저한다. 일상생활의 경험에서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신용사회다. 약속 위반자와 사기꾼은 적발되고, 비난받고, 처벌받는다. 그 피해가 이익보다 크므로 약속을 지키려 한다. 국제사회도 예외가 아니다. 약속 이행으로 큰 도움을 얻는다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와 주변국의 역할이 크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가져오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여 북한의 핵보유 필요성이 없도록 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진로 | 영산대 교수·정치평론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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