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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준 숙제를 마쳐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시 주석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때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박 대통령이 답을 유보한 바 있다. 의결권을 더 많이 행사할 수 있는 창립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가입해야 한다. 80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은행에 가입하면 중국 자본의 국내 유치는 물론 아시아 지역 개발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도 확대할 수 있다. 경제적 실익이라는 관점에서 가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이 은행을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에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동맹국의 참가를 반대하는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답을 미루고 있다.

이 문제는 안보 현안과 달리 실익 여부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다.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 협상 때 그랬던 것처럼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익의 관점에서 양보없이 실리를 추구해왔다. 이 사실이 말해주는 것은 경제적 이익의 관점에서 정해놓은 미국의 입장이 한국의 판단을 좌우할 척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영국이 경제적 실리를 따져 참가를 결정했고, 역시 동맹인 호주와 프랑스·룩셈부르크도 가입에 긍정적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계속 미국 눈치를 보겠다면 그건 정말 심각한 일이다. 그런 태도 자체가 주권국가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부의 불분명한 태도로 인해 요즘 정부가 아시아인프라은행 가입과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망(THAAD·사드) 한국 배치를 연계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자 회동을 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모디 총리는 중국이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설립되면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_ AP연합


만일 아시아인프라은행 가입을 거부하고 사드 배치를 결정하거나, 은행에 가입하되 대신 사드 배치로 미국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최악의 거래로 기록될 것이다. 그런 결정은 미·중 틈새에서 스스로 입지를 좁힌 외교 대실패로 남을 것이다. 정부는 미·중 사이의 틈새에 낀 존재가 아닌, 양자 사이에서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당당한 주권국가로 나서야 한다. 마침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각각 방한, 정부와 양국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당하게 정부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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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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