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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3:26:23 [기고]일본은 불필요한 갈등 만들지 말라
  2. 2013.03.04 일본 원전 현재와 미래

근현대사 한·일관계는 억압과 갈등으로 점철돼 있다. 하지만 한 국가의 장래를 좌우하는 외교·안보 사안에 관해서는 감정적 대응보다 실리적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비행’ 사안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이 아니라 불행한 과거로 회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본은 지난해 12월20일 동해상에서 조난당한 북한 어선에 대한 인도적 구조 활동을 벌이던 우리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 중 하나인 추적레이더(STIR)를 조사(照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 해군은 해당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인도적 구조 활동을 수행하던 광개토대왕함 상공으로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안 자체는 명확하다.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조난 선박을 구조하고 있었기에 미식별 표적에 대응하기 위한 전투배치 상태가 아니었고 따라서 일본 초계기가 위협을 느낄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백번 양보해 일본 초계기 조종사 등이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 위협을 인지했다 해도 조금만 현장 상황을 파악했더라면 우리 함정이 온전히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고 자신들에게 위협행동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자국 해상초계기의 저공 위협비행에 대해 민간 항공기에 적용하는 ‘국제민간항공안전협약’을 들먹이며 150m 거리를 유지했으니 문제 없다고 답변하는 건 자기합리화를 위한 견강부회일 뿐이다. 타국 군용 항공기가 군함에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군사적 위협이며 그렇기 때문에 적정 접근거리에 대한 국제적 기준 자체가 없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난 12월27일 양국은 실무자급 화상회의를 통해 사실관계와 기술적 분석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관련 실무협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은 총리를 필두로 관방장관과 방위상까지 총출동하여 공세를 펼칠까? 이번 사안이 일본의 안보에 심대한 사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침소봉대하는 데에는 특별한 배경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정부의 ‘위안부 재단 해산’ 등으로 쌓여온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일본 우익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 고이즈미 정권은 2001년 12월 ‘북한 공작선 추정 괴선박 사건’을 빌미로 20년 이상 끌어온 ‘유사법제’ 입법화를 추진한 사례가 있다. 당시 일본은 이 사건이 일본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위중한 사건인 양 대대적인 보도를 하여 여론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결국 유사법제는 2003년 6월 참의원을 최종 통과하여 시행되었다. 이로써 패전 58년 만에 그리고 일본 정부가 1977년 ‘연구’라는 이름으로 검토에 착수한 이후 4반세기 만에 ‘전시(戰時)’ 대비 국가체제 정비를 목적으로 한 법률이 효력을 갖게 되었다. 또한 일본은 그 후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빌미로 군사 대국화와 우경화를 추진해왔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괴선박 사건 그리고 핵과 미사일은 ‘울고 싶은 일본의 뺨을 때려준 격’이었다. 따라서 이번 초계기 사안에 대한 아베 정권의 대응 배경 역시 지금까지 일본이 일관되게 취해온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임한규 | 국방개혁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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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후쿠시마 원전엔 아직도 치명적 방사성물질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방사성물질 대량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 현재도 시간당 최대 1000만㏃(베크렐)의 방사성물질(세슘 기준)이 새어나오고 있다. ㏃은 방사성물질 측정단위로, 식품의 경우 세슘 허용치는 ㎏당 370㏃이다. 사고로 노심용해(멜트다운)된 핵연료봉은 현재 안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무너져내린 건물 더미에 부착된 방사성물질이 끊임없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 직원들이 지난 1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4호기 앞에 모여 있다. 도쿄전력은 3·11 동일본 대지진 2주년을 앞두고 이날 언론에 원전을 공개했다. 후쿠시마 _ AFP 연합뉴스



▲ 연료봉 회수는 고사하고 오염물질 처리도 힘겨워

연내 원전 재가동 방침도 안전기준 강화로 불투명


도쿄전력은 2050년까지 후쿠시마 원전 폐쇄를 목표로 건물 잔해처리를 서두르고 있다. 4호기에선 오는 11월부터 저장수조에 있는 폐연료봉 회수가 진행된다. 


또 내년부터 2021년까지 원자로 격납용기 보수를 마친 뒤 2021년부터 녹아버린 핵연료봉의 회수와 건물 해체에 나선다.


하지만 노심용해된 연료봉 회수작업은 방사선량이 치명적이어서 현재로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1호기 격납용기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1㏜(시버트)로 노출되면 즉사할 수 있다. 1~3호 건물의 방사선량도 시간당 20~100m㏜(밀리시버트)나 돼 로봇이나 원격조종 크레인을 동원해야 한다. 1~3호기 원자로 내부에는 노심용해된 핵연료봉이 1496개, 1~4호기 저장수조에는 3106개의 폐연료봉이 있다. 1~3호기 원자로의 온도는 17~31도, 4호기 폐연료봉 저장수조는 20도 전후(3월1일 현재)로 안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루 수백t씩 불어나는 방사성물질 오염수도 골칫거리다. 1~4호기 주변의 오염수는 36만5000t(2월26일 현재)으로, 25m 크기 수영장 480개 분량에 달한다. 도쿄전력은 2015년까지 70만t 분량의 물탱크를 추가 설치하는 한편 내륙 쪽의 지하수가 원전부지로 유입되지 않도록 우물을 파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안전점검을 거쳐 원전들을 재가동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연내 재가동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선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마련한 새 안전기준을 충족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데다, 활성단층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새 안전기준은 비상시에 대비해 원자로 중앙제어실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제2제어실을 마련하고, 원자로 냉각을 위해 방수포를 설치하도록 했다.


비등수형은 격납용기의 압력을 낮출 수 있도록 필터형 배기구(벤트)를 갖춰야 한다. 원전을 지을 수 없는 활성단층의 판단기준은 12만~13만년에서 40만년으로 강화했다. 이런 기준을 연내에 충족할 수 있는 원전은 50기 가운데 5기 안팎에 불과하며,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원자로 폐쇄를 선택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오는 18일까지 각 자치단체들은 원전사고 시 주민 대피를 비롯한 방재계획을 작성해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규제위는 방재계획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자치단체에 있는 원전 재가동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재가동 신청을 하더라도 규제위의 안전심사가 연내 마무리되기 어려운 데다, 현재 가동 중인 간사이전력 오이 3, 4호기가 9월 정기검사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하반기에 재차 ‘원전제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3일 보도했다. 결국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의지에도 일본의 원전정책은 서서히 ‘감(減)원전’ 쪽으로 나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도쿄 | 서의동 특파원 phil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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