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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공화국 수도 브라자빌 거리에서는 현지 어린이들이 외국인을 만나면 “니 하오, 니 하오”(안녕하세요)를 외친다. 동양인이든 서양인이든 구분하지 않고 중국식 인사말로 반가움을 표시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와 스위스 기자들이 아프리카 15개국을 현지 답사해 쓴 <차이나프리카>란 책에 나오는 얘기다.


50대 후반의 한 중국인은 수단에서 13㏊(약 4만평)의 대규모 채소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10만㏊(약 3억평)의 농장을 임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3년마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에서는 아프리카의 주요국 정상들이 줄을 서서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다.


얼마 전 끝난 시진핑(習近平·60) 주석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중국의 아프리카 침탈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중국이 소수의 엘리트 지배층과 결탁해 자신들의 국익만 챙기고 있으며, 독재·부패 정권에 대한 원조 공세가 국제사회의 규범을 파괴하고 있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반면 중국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주장하며 독재자들의 인권 탄압, 부패를 문제삼지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이 벌이는 프로젝트들의 노동환경도 열악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토마스 야이 보니 베냉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경향DB)


한편으로는 중국의 집요한 아프리카 공략에 놀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15세기 명나라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의 원정대가 아프리카까지 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과 아프리카의 인연은 꽤 길다. 중국 지도자들은 오래전부터 해외진출, 해외투자를 뜻하는 ‘쩌우추취’(走出去)를 외치며 자국민들에게 아프리카에 가서 기회를 잡으라고 외쳤다. 이런 중국은 인도주의적 지원보다 사회간접자본과 정보통신 등 기본 분야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면서 서방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프리카에 접근했다.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니콜라 사르코지는 한 때 “프랑스는 경제적인 면에서 아프리카가 필요 없다”고 말한 적도 있다. ‘프랑사프리카’로 불릴 만큼 아프리카에 대한 프랑스의 영향력이 컸지만 지금은 ‘차이나프리카’란 말이 대체하고 있다. 미국이나 국제기구들 역시 빈곤국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우리도 이명박 정부 시절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관심을 기울이던 때가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자원외교를 한다며 전 세계를 누볐다. 그는 2011년 9월 주중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차 베이징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자원외교 성과는 5~10년 후에 나오는 것이다. 힘들었으나 보람도 있었다. 자원 확보는 죽기살기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가 글로벌 경쟁무대로 변모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자원외교란 말이 들려온 지 꽤 된 것 같다. 우리 실정에 맞는 특성화된 아프리카 전략이 마련돼 있는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중국이야말로 죽기살기로 자원외교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프리카 경제의 대중 종속 논란은 북한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유엔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면서도 북한과 연결되는 교통기간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키로 하는 등 경협은 경협대로 진행하고 있다. 신식민주의, 신중상주의란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프리카와 경협을 확대해 온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여 왔다. 서방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이 중국은 아프리카를 파고들어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남북 경협이 끊긴 사이 중국은 북한을 야금야금 잠식해 왔다. 무섭도록 실리적인 중국을 어떻게 다룰지 국제사회의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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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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