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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특히 한국에서 한반도의 미래와 장기적 평화 전망에 대한 전례 없는 낙관주의를 촉발했다. 6개월 전에 광범위하게 퍼졌던 전쟁 가능성에 대한 공포는 사라졌고, 남북과 북·미 간 적대관계 청산에 대한 희망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상 첫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생각과 평정심이 필요하다.

 

세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북한과 바깥 세계 간의 더 큰 변화를 막을 수 있다. 첫째, 북한이 정의하는 비핵화와 한국·미국의 비핵화 사이에는 엄청난 의미의 차이가 있다. 둘째, 관련 국가들의 기대와 (정의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에 대한 (시간표는 말할 것도 없고) 합의된 절차나 로드맵이 없다. 셋째, 신뢰할 수 있고, 검증 가능한 핵합의의 필요조건은 정보 공개와 북한에 대한 접근, 국가 주권에 대한 양보를 포함하며 이는 북한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경제클럽’ 오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_ AP연합뉴스

 

비핵화 정의의 간격은 단순한 의미론의 문제 이상으로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주장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은 채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이해하고 있는 내용은 같다고 반복적으로 말해왔고, 그 의미를 정의하는 일은 미국과 북한에 맡겨두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이 무기 프로그램들을 종결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믿지 않는다. 북한은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 있는 핵국가로 받아들여지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북한은 모든 협상은 군축에 관한 것이지 비핵화에 관한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이 근본적인 문제를 애매하게 만들고 무시하려고 시도했다. 예를 들어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는 남북 간 의제 중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하지만 그것은 판문점선언의 끝부분에 배치됐고 거의 지나가듯이 언급됐다.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핵 문제 취급은 더 걱정스러웠다.

 

성명은 애매하고 희망적인 목표로 후퇴했다. 2005년 9·19 6자회담 공동성명이나 기존 북·미 간 핵 합의보다 훨씬 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담기지 못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는 것이 선언의 실제 내용보다 더 중요하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보다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어떤 결정적이고 명확한 언어에도 동의하는 것을 거부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상회담 선언에서 이 이슈에 대해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면, 북한의 핵무기를 소유하려는 결심과 미국이나 한국의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 사이의 양립불가능성이 드러났을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에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의지를 전달해왔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또한 미국은 앞으로 2년 반 안에 주요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시간표와 로드맵 관련 문제들이 명확해지고, 구속력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북한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몇 주와 몇 개월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이런 큰 목표들을 진전시켰는지, 그것들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와 약속이 충분한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위험성도 존재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와는 별개의 정치적 필요와 목표들이 있고 그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세계와의 끊임없는 적개심을 수정하지 않고도 자신의 의제들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란 점이다. 두 대통령들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이 번영하고 두 나라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은 북한에 미국의 비적대적인 의도를 확신시키기 위해 당면한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래에는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의 철수도 가능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힌트를 줬다. 지난 65년간 전쟁을 억지해 온 (한·미) 안보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조치들도 암시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 있어 전례 없는 돌파구를 찾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두 정상은 김 위원장이 핵 없는 미래를 위한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 듯하다. 하지만 두 정상이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과 같은 입장에 있다고 보증 없는 가정을 하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

 

<조너선 폴락 |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Posted by KHross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열고 6월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으며 북·미 간 실질적·구체적 비핵화와 체제안전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하면 정권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색된 비핵화 정세 속에서 나온 두 정상의 발언에 주목한다. 마침 북한도 태도를 바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남측 취재단의 방북을 허가했다. 이를 계기로 비핵화와 남북교류 시계가 다시 작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환하게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 _ 연합뉴스

 

물론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기에는 트럼프의 발언부터 모호하다.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취소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비핵화)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체제안전 보장책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CVID를 거듭 천명한 것도 거슬린다. 북한이 절대적 안보자산인 핵을 포기하겠다고 나선 상황임을 고려하면 좀 더 진지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방안을 수용할 것처럼 시사한 것은 청신호다. “일괄타결이 바람직하다”면서도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단시간에 거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기대와 달리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의 구체적 로드맵을 깊이 있게 논의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경색된 국면을 타개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동력을 되살리는 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목표였다. 회담 결과 북·미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는 있게 됐지만 성공적인 회담을 보장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향후 회담 성공을 위한 남북한, 미국의 매진이 중요한 이유다. 신뢰 기반이 취약한 남북 및 북·미관계에서는 긍정적인 자세가 대단히 중요하다. 엇갈리는 신호들 가운데 부정적인 것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긍정적인 것을 적극 살리는 실용적 태도가 필요하다. 이번에 논의되지 않았거나 미진한 대목이 있더라도 향후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다. 낙관주의가 성공을 부른다.

 

Posted by KHross

한반도 평화의 새 역사를 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아침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한다. 남북이 대결 상태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로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리면서 한반도 대결 구도의 양축인 남북 및 북·미 대결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분단과 전쟁, 적대와 대결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남북은 과거 두 번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수많은 회담을 열었지만 대결을 끝내지도, 평화를 일구지도 못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의 핵심인 미국을 제외한 채 남북만의 논의에 그쳐 한계가 뚜렷한 탓이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회담을 둘러싼 외적 환경은 긍정적이다. 남북은 김 위원장의 올 신년사를 기점으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한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회담을 성사시켰다. 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려는 수요가 큰 것이다. 북측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전격 결정했다. 회담 전망을 밝게 하는 소식이었다. 남측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호응했고, 북측도 같은 조처로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측의 선도적 조치를 환영한 것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이 북측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지역으로 내려오는 것은 남북 해빙의 출발을 상징한다. 북핵 문제의 원인 제공자인 김 위원장이 잇단 자발적인 조처들과 함께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쪽행을 하는 것은 그만큼 회담이 불러올 화해가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반드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는 벼랑 끝 담판 성격이 강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북한의 핵개발과 위협으로 조성된 긴장 고조의 최정점에서 시작된 대화의 성과가 미진할 경우 북핵 해결의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용기와 결단으로 회담을 성사시킨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결실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는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3가지다. 세 가지 의제는 서로 맞물려 있어 어느 하나만 개선되는 방식으로는 진척을 볼 수 없다. 서로 촉진하는 선순환의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또한 북·미 현안이기도 해 남북 간 논의만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특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비핵화의 경우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이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의 수준을 적정하게 조절할 필요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문 대통령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체제보장과 군사적 위협 해소를 조건으로 비핵화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비핵화 합의 수준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논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최소한 비핵화에 대한 북측의 진전된 입장이 도출될 수 있어야 한다. 두 정상이 한반도 평화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각오로 창의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핵폐기 방법 및 시한 등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을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비핵화에 맞춰 진전시켜가야 한다. 핵이 사라졌다고 해도 북·미 사이에 적대적 관계가 해소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비핵화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핵제조 기술과 인력, 경험이 있으므로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핵 재보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등 일부 사안이 국제문제화돼 남북만의 논의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그러나 남북 간 독자 합의가 가능한 영역이 없는 것도 아니다. 비무장지대 내 남북 초소 철거나 무기 철수 등이 대표적인 사안이다. 남북관계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우선 논의할 필요가 있다. 고령의 이산가족들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와 군사 분야 등 각급 남북회담 재개 및 정례화에 합의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차기 남북정상회담의 경우 반드시 개최 일정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판문점은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곳이다.

 

이곳에서 정전체제를 마감하는 논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상징 이상의 의미가 크다. 남북정상회담이 70년 대결의 시대를 넘어 평화의 시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