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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본 왕세자는 55세 생일을 맞아 지난 20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패전 70주년을 맞은 일본이 전쟁의 비참함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기억이 흐려지려고 하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비참한 경험이나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선 전쟁으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고통과 큰 슬픔을 겪은 것을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분명히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인식은 최근 아사히신문이 여론 조사한 결과와 대체로 일치한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패전 70주년에 발표할 아베 신조 총리의 담화에 무라야마·고이즈미 담화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과 같은 표현을 넣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베 총리 역시 지난주 일본 국회에 출석해 전후 70년 과거사를 평가하는 아베 담화를 “무라야마·고이즈미 담화를 전제로 작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의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비, 아이코 공주 (출처 : 경향DB)


그러나 아베 총리는 과거 두 담화의 핵심 표현인 사죄, 통절한 반성을 계승할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이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핵심 표현이 삭제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오는 4월 말, 혹은 5월 초 미국을 방문할 때 의회 연설을 할지, 연설한다면 어떤 내용이 될지 주목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동안 미 의회는 과거사 문제 때문에 일본 총리의 의회 연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일본 총리가 54년 만에 연설을 한다면 과거사 사과는 불가피한 것이며 그 내용은 당연히 의례적인 것이어서는 안된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패전한 지 70주년을 맞는 시점이라는 역사성에 합당해야 하는 것은 물론 주변국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아베 총리가 철저한 반성 표현 없이 미 의회 연설대에 서게 된다면 그건 미 의회 지도자들이 아베 총리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미국이 동북아의 평화, 한·일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아베 총리의 과거사 인식이 후퇴하지 않도록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미국의 그런 노력은 일본 시민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고 주변국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면서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정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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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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