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 사무총장 등 세계 각국 지도자의 반대에도 파리 기후변화협정 무력화를 기정사실화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는 전 지구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임에 틀림없다. 또한 전 세계 국가들이 참여해 만든 국제협약을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무시하는 폭력적인 행태나 다름없는 일이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트럼프의 이런 태도는 어떤 변명으로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기후변화가 초래할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전 지구적 합의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이날부터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는 대선 전후로 파리협정을 부정한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주장할 만큼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를 불신했다. 이런 개인적 인식 외에 국익을 앞세우는 미국 우선주의에 근거해 협정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도 기후협정을 부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미 정부도 인정한 것이다. 미 국방부는 기후변화를 ‘위협 증폭기’라고 했고, 국가정보위원회는 “향후 20년 동안 정치·경제·사회·안보에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협정 탈퇴는 지도력 실추나 외교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어 미국 안에서도 논란이 됐다. 아무리 국익이 중요하다해도 동맹국이나 파트너와 협력해야 미국 우선주의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협정을 탈퇴하면 미국 입장에서도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트럼프가 모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중국에 이어 세계 온실가스 배출 2위인 미국이 발을 뺀다면 후유증은 심각할 것이다. 무엇보다 파리협정은 유명무실해진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협정을 준수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게 하고, 나아가 ‘탈퇴 도미노’를 자극할 수도 있다. 다행히 중국과 유럽연합이 미국의 탈퇴와 상관없이 파리협정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2일 발표하기로 했다. 이 약속이라도 성실히 이행하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으는 일이 절실하다.

 

세계는 이제 미국 없이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청정에너지를 개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만 언젠가 다시 미국을 협정에 복귀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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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를 골자로 한 오바마의 청정전력계획을 무산시키고 국유지 내 석탄 채굴을 허용해준 것이다. 또한 석유 및 석탄산업의 메탄가스 배출량의 기준도 완화했다. 이로써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32%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8% 높인다는 오바마 전임 행정부의 ‘청정전력계획’은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 2대 탄소배출국인 중국과 미국까지 참여해서 천신만고 끝에 마련한 2015년 12월의 파리 기후변화협약 자체가 어그러질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환경청 청사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규제한 전임 정부의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광산 노동자들이 둘러서서 박수를 치고 있다. 워싱턴 _ AP연합뉴스

 

트럼프의 서명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미국 내 석탄산업을 되살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미국 우선주의의 발상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것은 사양산업 생명만 연장해주는 근시안적인 정책이다. 미국의 첨단 에너지 분야에서 생긴 신규 일자리(220만개)는 화석연료 고용인력(110만명)의 두 배에 이른다는 통계가 잘 말해준다.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경제성장을 막는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미국은 2015년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9.5% 줄이면서도 10% 이상의 경제성장 효과를 거뒀다. 또 지난해 9월의 여론조사에서 미국민의 71%는 미국 정부가 지구온난화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응답했다. 트럼프의 반환경 행보가 미국 내 여론의 흐름까지 거스르는 정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트럼프가 화석연료 억만장자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기후변화의 심상치 않은 흐름을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100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현재보다 4도 이상 높아진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한’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인류의 삶을 지켜줄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평균기온 상승폭이 이미 1.5도에 근접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당장 화석연료를 폐기하고 고강도 국제합의를 실행해야 겨우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기고한 글의 제목은 ‘청정에너지 개발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상의 그 어떤 나라도 기후변화를 피해갈 수는 없다”는 오바마의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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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의 토머스제퍼슨 기념관이 물에 잠겼습니다.

왜 저런 일이 벌어졌느냐고요?
정말로 저렇게 된 건 아닙니다. 해수면이 지금보다 25피트(약 7.6m) 올라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을 해보고 만든 합성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만든' 니컬레이 램은 StorageFront.com 에 사진들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I want people to look at these images and understand that the places they value most may very well be lost to future generations if climate change isn't a bigger priority on our minds."


기후변화로 남북극과 그린란드 얼음들이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이렇게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거죠.

물론 해수면이 7.6m나 올라간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재앙입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세기 안에 바닷물 높이가 22m나 올라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만, 해수면이 몇 m가 아니라 30cm만 높아져도 지구 곳곳에 큰일이 벌어집니다. 

이미 지금도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저위도 지방의 저지대 주민들은 주로 선진국들이 만들어낸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도 워싱턴. 저~ 멀리 이집트에서부터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보이네요. 



자유의 여신상과 맨해튼 섬도 일부 물에 잠기고요.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마이애미의 사우스비치는 이렇게 됩니다.



마이애미 바닷가에 있는 '오션 드라이브'의 화려한 건물들 역시 물에 잠깁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보스턴 하버라고 하는군요.

이 곳은 워낙 지대가 낮아, 미국 내에서 해수면 상승에 대한 우려를 얘기할 때 항상 먼저 꼽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보스턴이 자랑하는 백 베이(Back Bay)의 역사지구는 이렇게 되고요.



하버드 대학의 유서 깊은 건물도 수영장으로 변합니다.



물론, 이런 사진들만으로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모두 알 수는 없겠지요.

바닷물이 나라를 집어삼켜 사상 유례없는 '자발적 쇄국'의 길을 걷고 있는 투발루 같은 태평양 섬나라 사람들의 고통을 우리가 털끝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몇 해 전 수몰 위기에 몰린 인도양의 몰디브는 '바닷 속 회의'를 해가며 지구인들에게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남의 일이라고 하기엔, 우리도 이 모든 일에 책임을 보태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난을 만드는 것은 우리, 언젠가 피해를 입을 것도 우리...

하지만 이미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고 있는 사이, 지구상 가장 취약하고 가장 가난한 이들이 우리보다 먼저 우리가 저지른 짓의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자유의 여신상이 가라앉는 것 따위는 '하찮은 피해'겠지요.


국제부 구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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