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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菅直人) 전 일본 총리가 그제 국회에서 ‘탈핵 강연회’를 가졌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총리로서 사고 수습을 총지휘한 경험에서 우러나온 간 전 총리의 주장과 호소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그는 사고 대처 과정에서 원전 관계자의 안전불감증과 무책임함을 목도했고 주민 피난 명령을 내렸으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기까지 했다. 원전은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으며 재생에너지야말로 지방경제를 활성화할 핵심적인 방법이라는 그의 주장은 그래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그가 고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고 원전 250㎞ 이내 5000만명이 피난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일본 전체 인구의 40%가 피난 대상이 되고 도쿄를 포함한 전 국토의 3분의 1이 기능을 상실하는 것은 상상을 불허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원전 사고는 언젠가 반드시 일어나며, 사고 발생 가능성을 생각하기보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얼마나 될지를 면밀히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가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얻은 교훈이다. 한국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국민 대부분이 나라 밖으로 피난을 떠나야 한다. 이런 위험을 감당하고서라도 원전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을 갈 것인지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가 선택의 기로에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간 나오토 전 일본총리가 19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표를 예방, 모두발언하고 있다. _ 연합뉴스


대안으로 간 전 총리가 선택한 것은 재생에너지다. 그는 재임 시절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도입했다. 현재 태양광 7000만㎾ 설비 신청이 들어왔고, 이 계획이 실행되면 원전 15기 상당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시행하던 FIT를 이명박 정부가 폐지한 국내 상황과 정반대다. 그는 “원전은 이미 낡은 기술이며 21세기가 끝날 때는 모든 에너지가 재생에너지로 충당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 하나 간 전 총리가 강조한 것은 민주주의다. 그는 “원전 문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 선택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원자력 결정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은 원전 재가동 심사를 할 때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도록 규제를 바꿨다. 지난 2월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밀어붙인 국내 상황과 대비된다. 간 전 총리의 탈핵 강연은 누구보다 원전 확대정책을 버리지 못하는 정부에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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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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