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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을 조작하는 행위를 ‘더티 플로트(dirty float)’라고 한다. 반면 환율 변동을 외환시장 흐름에 맡겨두고 방임하는 것은 ‘클린 플로트(clean float)’라고 일컫는다. 환율 조작은 ‘더티’, 방임은 ‘클린’이라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외환시장에서 자국의 교역조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행위는 ‘반칙’으로 간주된다. 미국은 각 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심판을 자처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매년 4월과 10월에 내놓는‘환율보고서’를 통해 환율조작국을 지정한다.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은 대미 무역흑자 200억달러 이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3% 이상, GDP 대비 2% 이상 달러 매수 개입 등 세 가지이다. 세 가지 요건 중 두 개를 충족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모두를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법적인 근거는 외환시장의 슈퍼 301조로 불리는 ‘교역촉진법(일명 BHC법)’이다. 법안을 발의한 베니·해치·카퍼 등 세 명의 상원의원 이름을 딴 교역촉진법은 환율조작국에 대해 미국 기업 투자 제한, 조달시장 진입 금지 등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 주말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우려했던 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한 것이다. 중국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미국발 환율 불안’의 한 고비를 넘기게 됐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 성향과 미·중 관계의 변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국 정부가 환율보고서를 발표하기 직전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양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합의하는 등 특이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지속되고,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 미국은 오는 10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관찰대상국인 한국도 덩달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환율은 외교이고, 외환시장은 총칼 없는 전쟁터”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외환시장의 승패는 공정한 룰이 아닌 심판 마음먹기에 달렸다.

 

박구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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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