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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체제 붕괴 이후 일찌감치 세계화의 도래를 내다본 인물은 토머스 프리드먼이다. 그는 대표작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냉전 때는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폭탄의 무게가 중요했지만 세계화 체제에서는 혁신의 속도가 가장 중요한 척도라고 했다. 책에 렉서스는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의 상징으로, 올리브나무는 세계화 체제에서 나를 지탱하고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장치로 등장했다.

 

세계화의 반대편에 서 있는 대표 인물로는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꼽힌다. 다만 그는 반세계화론자이기보다는 세계화의 거버넌스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보는 학자이다. 그는 <세계화와 그 불만>에서 국제통화기금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출하기는커녕, 월가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이익 보호에 더 열중했다고 지적했다. 규제 없는 금융시장 자유화는 위험하다고 강조한 것도 스티글리츠이다. 

 

영국에서 브렉시트 운동을 이끈 나이젤 파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오른쪽)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만나 웃고 있다. 나이젤 파라지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후 100일 동안 우선 추진할 과제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폐기,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과 함께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도드-프랭크법 폐기도 넣었다고 한다. 이 법은 파생상품 거래 투명성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보호무역을 확산시키고 정글자본주의도 부활시키는 좌충우돌 해법이다. 인수위원회 명단에는 두 아들과 딸·사위, 기업 로비스트 등도 포함시켰다. 불확실성을 상징하는 그다운 행동이라는 점에서 ‘트럼프답다’고 해야 할까. 

 

일자리 감소는 이주민 탓이 아니라 세계화되고 기계화된 경제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프리드먼은 세계화로 승자독식시대가 열리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 지거나 남에게 뒤떨어진 이들이 반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상은 프리드먼의 예측대로 흘렀다. 트럼프는 해법으로 미국 우선의 각자도생을 선택했다. 하지만 각자도생은 기득권과 강자에게 유리한 구도이다. 프리드먼이 올리브나무를 강조한 것은 경쟁사회에서 약자의 터전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 불확실성이 당연시되는 시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균형이 절실해진 것은 삶이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방증일 터다.

 

박용채 논설위원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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