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호 | 한국외대 교수·국제학부



꿈의 사전적 의미는 수면시 느끼는 일련의 영상, 소리, 감정을 말한다. 꿈에는 종류가 많다. 자고나서 기분 좋은 꿈이 있는가 하면 왠지 등골이 오싹하고 식은땀 나는 꿈도 있다. 연인과의 데이트는 달콤하나, 누군가에게 쫓겨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때는 정말 최악이다. 한편 꿈의 다른 의미는 희망이나 목표를 말한다. 꿈이 현실로 나타나면 ‘예지몽’이고, 아니라면 ‘일장춘몽’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중국의 꿈(中國夢), 세 글자가 뜨거운 화두다.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3월17일 막을 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연설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역설했다. ‘중국몽’을 9차례, ‘인민’을 44차례 언급했다.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 중국 인민의 꿈이라 했다. 중국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중국몽은 5가지로 해몽한다. 


첫째, 국가적 통합. 중국의 꿈과 13억 중국 인민 개개인의 꿈은 다르지 않다. 인민 모두가 지혜와 역량을 모아 꿈을 실현하는 사회를 만든다. 한족과 소수민족, 연안과 내륙, 빈부 계층을 하나로 묶어낸다.


둘째, 인민의 행복. 인민의 복을 짓는 것(爲人民造福)이 중국몽이다. 국가가 강해야만 인민이 부유할 수 있고, 민생이 안정적이어야만 국가가 강해질 수 있다. 공평한 소득분배와 전 인민의 행복경제를 실천한다.


셋째, 국가의 현대화. 중국몽은 1978년 개혁개방의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몽 실현의 제1단계로 2020년까지 중산층 사회를, 제2단계로 2049년까지 부강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한다. 


넷째, 강력한 군대. 경제력에 기초해 현대화 군을 육성한다. 지난해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실전 배치했다. 수년이 걸릴 것 같던 항모 함재기의 이착륙에도 성공했다. 중국은 미사일, 사이버 전력 등 군사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면서 군사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섯째, 초강대국화. 지난 30여년간 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G2(미·중 양강) 시대를 열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설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엔 질적으로도 미국을 넘어 또 다른 G2(중·미) 시대를 열고자 한다.


중국은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한 드림팀을 구성했다. 이번 전인대에서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주축으로 하는 5세대 지도부가 공식 출범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중국몽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넘친다. 시진핑은 중국 인민은 위대하며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방식으로 중국몽을 실현하자고 한다. 


12기 전인대의 시진핑과 리커창 (경향DB)


중국의 기적을 단번에 이룰 기세다. 지도자들이 인민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의지도 느껴진다. 이성적 의지와 감성적 호소 모두 그럴듯하다. 그리고 이전 지도자들과는 달리 시 주석의 출발은 신선하다. 지난해 말 고위층의 호화 연회와 낭비 금지를 강조했다. 실제 그 자신도 소형 버스를 타고, 군 식당에서 식판으로 식사했다. 


그럼에도 중국몽은 일장춘몽에 그칠 수 있다. 제2의 대약진운동과 같은 경제적 실정을 한다면, 문화대혁명처럼 정치적 혼란이 재발한다면, 외부와 전쟁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중국몽은 악몽이 될 것이다. 주변 국가들에도 패권주의적 중국몽은 역시 악몽이다. 시진핑은 중국몽이 비단 중국만의 꿈이 아니며 세계의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몽의 이면은 민족주의적 정서와 닿아 있다.


꿈이 없는 민족과 국가에 미래란 없다. 중국이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역사적 굴욕에서 벗어나려 분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제사회와의 평화적 공존과 공동의 번영에 기초해야 한다. 특히 중국몽 속에 북한의 미래가 어떻게 자리하는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한·중 양국의 꿈이 동상이몽이라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숙제다. 그나저나 한국에 백년을 내다보는 꿈이 있기는 한 것일까. 있다면 한국몽(韓國夢)은 무엇인가.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