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어코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공습에 나섰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9월10일 연설에서 예고된 것이었다. 오바마는 당시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IS를 약화시키고 격퇴하기 위해 이라크는 물론 시리아 내 IS 공습도 감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연설 12일 만에 전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시리아 내 IS 공습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오바마의 공약과 배치되는 행동이다. 그는 이라크 전쟁 종결을 핵심적인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2011년 종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기 말에 공습을 확대함으로써 새롭고도 장기적인 중동 전쟁을 유산으로 남기게 될 공산이 커졌다.

미국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법적으로 무력행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 있거나, 임박한 위협에 대한 자위권의 행사이거나, 해당국의 요청이 있을 때 허용된다. 그러나 미국의 시리아 내 IS 공습은 이 가운데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미국 국내법적으로도 의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공습이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된 것과 더불어, 그 대상이 IS 근거지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북부 라카와 IS의 교통로인 이라크-시리아 접경 지역, 그리고 IS가 장악한 이라크 북부 지역뿐만 아니라 ‘호라산 그룹’의 근거지인 알레포에까지 폭탄과 미사일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시리아 내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이 제기된 25일 미국 뉴욕의 그랜드센트럴 지하철역에서 소총을 든 경찰이 행인들 틈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이날 뉴욕 경찰은 시내 지하철역의 대테러 경계를 강화했다. _ AP연합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두 가지다. 하나는 호라산 그룹이 알카에다 대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더욱 중요한 것으로 이들이 미국 본토와 유럽을 겨냥해 대규모의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과장된 것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더구나 호라산 그룹은 미국이 격퇴 대상으로 삼은 IS와 갈등관계에 있다.

민간인 피해도 우려된다. 주된 공습 대상인 라카는 약 30만명이 살고 있는 2000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도시다. 미국이 아무리 첨단 무기를 동원해 ‘스마트 전쟁’을 수행하더라도 ‘부수적 피해’로 일컬어지는 민간인 피해는 피하기 어렵다. 이는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에도 중동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IS 격퇴라는 목표를 전쟁으로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이다. 60년 넘게 이어져온 중동 전쟁과 미국 주도의 여러 전쟁이 보여준 것은 전쟁이야말로 극단주의 세력이 자라나는 데 더 없이 좋은 자양분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다를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 IS는 미국 주도의 공습에 맞서 ‘민간인 참수’와 같은 극단적인 테러 행위를 강화하고 있고 조직 내부의 결속과 새로운 조직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에 맞서 IS와 알카에다가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시리아 내 IS 공습 강행으로 서방세계에 의해 축출 1순위로 거론되었고 IS와 전쟁을 벌여온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 기반이 강화되는 결과를 낳을 공산도 커졌다. 안 그래도 해결하기 힘든 이란 핵문제의 전망도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만약 올해 내에 이란 핵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스라엘은 또다시 선제공격론을 꺼내들 것이다.

안타깝게도 오바마는 부시의 실패에서 배운 바가 없는 것 같다. 오바마는 ‘필요에 의한 전쟁’과 ‘선택에 의한 전쟁’을 구분하면서 부시가 후자를 택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해쳤다고 일갈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선택에 의한, 즉 불필요하고도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전쟁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 결과 중동 및 세계질서의 앞날은 더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9·11 테러 이후 13년을 헤매다 다시 9·11 때의 정세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심히 걱정되는 까닭이다.


정욱식 | 평화네트워크 대표

Posted by KH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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