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 이후 아시아에서 패권 경쟁을 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북은 대화 없는 대치를 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제재를 주도하고 북한은 미국을 적대국으로 간주하며 갈등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문제로 거리를 두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은 동아시아 전체로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동북아의 중층적 갈등 구조는 외교적 대립에 그치지 않는다. 북방한계선(NLL),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처럼 언제라도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게 오늘의 동북아 현실이다.

그러나 외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난 동북아 국가들은 70년이 흐른 지금도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적대시하고 있다. 이런 갈등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동북아 국가들이 중무장한 채 서로를 겨누고 있다는 사실을 잠깐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14일 공개한 ‘2014년 세계 군비지출 및 무기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미국은 군비 지출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것도 2위 중국, 3위 러시아보다 5.3~10.5배 많았다. 일본은 8위, 한국은 10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59위이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1위이다. 이렇게 군비 지출 1·2·3·8·10위의 국가가 동북아 국가이거나 동북아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국가이다.

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한반도 (출처 : 경향DB)


2011년 세계 무기거래는 10년 전에 비해 95% 늘었다. 2001~2011년 거래된 무기의 77%는 미국산이었다. 2위는 러시아가 차지했다. 무기수입은 일본이 세계 1위, 한국이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비를 쓰고, 무기를 외국에 가장 많이 팔고, 무기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나라가 모두 동북아 국가이거나 이해 당사국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이렇게 대량살상 무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수입하고 배치하는 동북아의 우울한 풍경을 2차 대전 종전 70년에 목격하는 일처럼 안타까운 일은 없다. 이제라도 한반도 주변에 드리운 이 무기의 그늘을 거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군비통제, 군축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한반도 평화가 절실한 한국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Posted by KHr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