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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9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통상압력을 전방위로 행사하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양측이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상호 호혜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개정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발표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재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의 ‘협정 전면개정’ 요구에 한국은 “FTA의 효과 분석을 먼저 하자”고 맞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FTA 파기’라는 ‘미치광이 전략’에 놀라 서둘러 협상테이블을 마련하고 미국의 요구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동차, 철강, 농산물, 서비스 분야 등에서 개정요구에 직면하게 됐다. 이들의 요구가 관철되면 해당 분야의 일자리 감소는 물론 농업에서 생계마저도 위협받을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런데 재협상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지난 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미국 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삼성·LG전자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청원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과 LG전자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세계 각국이 한국을 상대로 한 수입규제 24건 가운데 미국이 8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은 단골메뉴인 철강제품에 이어 최근에는 화학제품까지 한국 제품 규제를 늘리고 있다.

 

최근 미국이 한·미간 통상 문제와 관련해 보인 일련의 행태는 ‘미국 제일주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본질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FTA 폐기 서한’까지 작성한 것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에 우방은 정치적인 이해가 일치할 때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관계인 것 같다. 미국이 FTA 같은 양국의 이해가 엇갈리는 민감한 사안에 온정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 자체가 순진한 발상이었던 것이다.

 

이제 곧 양국에서 FTA 개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한국 정부는 “여러 가지 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자신감을 보이다가 허를 찔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미국은 협상이 의도대로 진척되지 않을 때마다 ‘협정폐기 카드’를 들이댈 것이다. 이리저리 끌려다녀서는 국익을 지킬 수 없다. 동시다발적인 통상압력 문제에 대한 대응을 통상교섭본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짜야 한다. FTA가 미국에 적지 않은 혜택을 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를 근거로 협상하되 미국의 무리한 요구로 협정폐기만도 못할 최후의 상황을 상정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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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ross